2차 녹색시민강좌 ①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반도 대운하

2008.04.22 | 백두대간

지난 4월 3일부터 2차 녹색시민강좌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반도 대운하 - 물길이 우리에게 말을 걸다>가 혜화동 녹색교육센터 교육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차 녹색시민강좌는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한반도 대운하의 사회적, 생태적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마련하였습니다.

수많은 단체와 언론에서 대운하와 관련된 정보들이 넘쳐나고 반대여론이 70%를 넘어선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지는 않으셨지만 평소 궁금했던 점을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으로 교육장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2차 녹색시민강좌의 첫 강의는 서재철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국장님이 조령터널 계획의 허구성에 말씀해 주셨습니다.

서울의 한강과 부산의 낙동강을 연결시키기 위해 백두대간을 뚫어 배를 지나가게 한다는 폭 20m, 높이 25m의 조령터널 구간은 불안정한 석회암 지대이며 과거 탄광지대로 그 붕괴 위험이 매우 큽니다. 또한 조령터널로 배가 지나가게 된다면 배 스크류의 지속적인 진동으로 인한 터널 안 지진발생의 위험이 있습니다.

조령터널은 일반적으로 터널공사에 적용되는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 공법이 아닌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이는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박힌 원통형 불도저로 터널을 파내는 공법으로 세계최고의 터널공법으로 꼽히고 있으며, 서울지하철 5호선의 한강해저터널 구간에 적용되었습니다. TMB 공법은 NATM 공법에 비해 3배 속도는 빠르지만 비용도 3배가 들며, 현재 세계 최고의 TMB 공법 기술을 보유한 일본 가와사키사의 불도저 직경이 11m에 불과하여 폭 20m, 높이 25m로 계획되는 조령터널 공사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4월 10일, 2강 시간에는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님께서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통한 경부운하의 허구성을 속시원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홍종호 교수님께서는 찬성론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1. 경부운하는 물류운하가 될 수 있는가?
2. 운하를 통해 산업파급효과 및 지역개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3. 경부운하가 일자리 창출의 해답이 될 수 있는가?
4. 골재 판매로 사업비를 8조원 이상 확보할 수 있는가?
5. 경부운하를 통해 대기질과 환경이 개선되는가?
6. 경부운하는 관광운하가 될 수 있는가?
7. 경부운하 건설에 국민세금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가?
8. 경부운하 건설로 철거, 재건설하는 교량은 몇 개나 되나?
9. 유지관리비는 왜 누락시켰는가?
10. 공사비는 14조 1천억원이면 충분한가?
11. 정말로 비용 대비 편익이 2.3배인가?
12. 경인운하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찬성론자들의 경부운하의 경제적 타당성 주장은 적용 방법론이나 이용자료 및 근거에 있어 많은 오류와 비용과소 및 편익과다 추정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운송수단으로서의 경부운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우리나라의 경제 및 지리적 여건에 맞지 않는 과거회귀형 토목사업일 뿐입니다. 현재로서는 운하계획 백지화가 가장 바람직하여 분야별 전문가들이 포함된 객관적 검증기구를 구성해 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운하논쟁으로 인한 국력소모와 국론분열이 우려되기에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4월 17일 3강 시간에는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님과 함께 경제성 없는 운하건설로 인한 수질오염, 하천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습지파괴 등의 실제 모습을 미국 운하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강은 기울기가 심하고 하상계수(하천의 최소유량과 최대유량 차)와 계절에 따른 강수량 편중이 극심합니다. 특히 한강과 낙동강은 연결지천(각 703개, 785개)이 많아 홍수와 가뭄 등에 대한 통합관리가 필수이며 지천의 급류형성과 토사유출은 선박운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나라의 강은 운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경부운하는 수많은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함으로써 흐르는 강을 정체된 호소로 만들어 부영양화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극심한 수질오염이 진행 중인 낙동강은 최근 페놀과 포르말린 유입사고까지 발생하여 국민의 먹는 물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경부운하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기름까지 퍼붓는 일 아니겠습니까? 수중보를 철거하여 물을 흐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결과에서 명백히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경부운하 건설로 수중보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부가 수질오염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수질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준설작업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준설은 수질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하 건설시 선박운행을 위한 수심 확보를 위해 강바닥을 굴착하는데 이는 하상 평형을 파괴하여 유사교란과 유황변화를 가져와 하천 구조물을 파괴시키게 됩니다. 이로 인한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는 지하수 고갈로 이어져 농업에 영향을 미치고 지반 침하로 기반시설을 붕괴시킬 위험을 초래합니다. 또한 하상변동과 지천의 토사유입을 막기 위해 수제 건설과 상시적인 준설 작업은 강을 직강화시켜 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수몰 및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경부운하 건설시 취수원을 이전하고 강변여과수와 같은 방법으로 취수방법을 전환하겠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먹는 물 공급대체는 불가능하며 10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운하에서의 선박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입니다.

2005년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카타리나의 피해를 증가시킨 원인은 운하입니다. 운하는 폭풍해일이 급습했을 때 바닷물을 육지로 실어나르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뉴올리언즈의 MRGO 운하와 GIWW 운하로 인한 유속증가와 깔때기 효과는 6~7배의 바닷물을 육지로 유입하여 부실한 제방을 붕괴시킴으로써 그 피해를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운하는 허리케인의 이동통로를 변경시켰다는 것이 마시리키 교수의 연구결과 밝혔습니다. 이러한 재앙은 태풍경로인 낙동강 하구에서도 발생이 예상되겠지요.

한국의 운하건설에 대해 외국 학자들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활동하고 종교계와 전국 교수모임에서도 운하반대 운동을 전개하면서 운하반대에 대한 범국민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내에 운하계획을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운하가 삶의 비전’이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여전히 운하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2차 녹색시민강좌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반도 대운하>는 2번의 강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주 목요일(4월 24일)은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의 <해외운하를 가다 - 독일, 네덜란드, 미국 등의 사례>, 다음주 목요일(5월 1일)은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축복을 재앙으로 바꿀 것인가 - 운하의 진실>을 진행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생생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혜화동 녹색교육센터로 오시면 됩니다. 녹색시민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문의 : 녹색연합 녹색교육센터 이신혜 02-6497-4856 greenedu@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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