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생태관광의 지평을 열다

2011.05.11 | 백두대간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생태관광의 지평을 열다
– 자연보전, 주민 소득창출, 공정여행 모범 사례 자리잡아

5월 4일, 울진군 ‘금강소나무숲길’이 5개월간의 자연정화 기간(휴식제)을 거치고 재개장 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 녹색연합,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이 협의체를 구성, 2007년부터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7월 20일 개통되었다. ‘생태관광’을 표방하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인위적 개발을 최소화하고, 보전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득 창출을, 탐방객에게는 공정여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개장일부터 12월 10일까지, 수천 명이 탐방하며 주민민박을 이용하면서 농가는 소득을 창출하였고, 숲해설사(9명) 전원은 지역주민들로 고용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우리나라 최초로 실시한 ‘예약탐방가이드제’가 제도적으로 정착된 것이다. 더불어 금강소나무숲길을 이용한 지자체 관광 연계 프로그램, 청소년 자연생태학교, 야생동물 시민모니터링단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 활성화를 이끌어냈다.

‘생태관광’의 첫걸음 – 예악탐방가이드제
IUCN는 1996년 세계보전총회에서 생태관광에 대해 “자연과 문화자원을 즐기고 감상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훼손되지 않은 자연 지역으로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여행이나 탐방을 하면서 보전을 높이고 부정적 이용 영향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지역주민에게 경제적 사회적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관광”으로 정의하였다. 세계생태관광학회도 생태관광을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주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자연지역으로의 책임 있는 여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이러한 생태관광의 정의에 부합하는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에서는 산림유전자원 보호림, 천연기념물(제217호)이자 멸종위기종1급인 산양,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기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예약탐방가이드제’를 실시했다. 매주 화요일은 안식일로 탐방을 하지 않으며 1일 80명으로 인원제한을 하고 있다. 탐방을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후, 오전 9:00시에 전원이 출발지에 모여 인원점검을 한 후, 숲해설사가 13.5km 전 구간을 동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두천리와 소광리 일대는 우리나라 최대 소나무보호림으로 산림자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보전지역이 탐방길로 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NGO와 전문가, 주민이 일체가 되어, 합리적인 운영관리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숲을 관광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잦은 인원 출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병충해와 산불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관리 운영 방안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예약탐방가이드제’를 통한 숲길 운영은 정해진 길로 숲해설사와 동행하여 숲에는 외부 압력을 최소화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탐방객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환경을 만나고 예약 과정을 통해 숲길과 마을에 대한 정보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설문조사 결과 예약탐방에 대한 탐방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으며, 생태가치가 우수한 지역에서는 앞으로 ‘예약탐방가이드제’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도 뜻을 같이 했다.

자연생태계 보전과 주민 소득 활성화
‘금강소나무숲길’ 주변에는 특별한 휴양시설이 없다. 하루 탐방 인원 80명 중 평균 40%가 민박을 이용하고 있으며, 1구간의 출발지인 두천리 마을 농가에서 민박(1인 1박, 1만원)과 식사, 도시락을 책임지기에 충분하다. 모든 먹거리는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작물로 탐방객들은 마을의 문화와 생활상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끝지점인 소광리 마을에서는 28호 가구가 공동으로 투자해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옛 보부상들이 이용했던 소박한 주막거리를 재현하여 친환경농산물을 재료로 한 막걸리와 손두부 등을 판매한다. 모든 이용은 예약을 해야만 가능하다.

산림청이 탐방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이 바로 주민 민박이었다. 탐방객들 또한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보다는 민박과 먹을거리를 통해 주민들 삶을 체험하고, 소통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관광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마을로 환원되는 것은 주민들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개발 대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삶터를 계속 유지하며 생태 지킴이로 살아가는데 원동력이 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걷기열풍이 일며, 각종 둘레길과 트레일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길의 진정한 의미와 지역의 생태, 문화에 대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길만 조성되고 있어, 예산낭비는 물론이고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생태관광은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지역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정도에 그칠 뿐, 지역주민의 참여와 생태계 보전방안 마련은 미흡하다. 정부가 농어촌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시설물 위주의 지원은 관리운영에 대한 정책 부재로 폐허가 된 곳이 전국에 허다하다.  

이런 현실에서 ‘금강소나무숲길’은 정부가 길을 조성하고, 관리와 운영은 지역사회가 담당하도록 제도화함으로써 주민 참여형 생태관광의 모델을 제시하고, 탐방객들의 공정여행 규범까지도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례다. 녹색연합은 금강소나무숲길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의 숲길 조성에 관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생태관광’을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탐방정책이 뿌리 내릴 때, 길은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도시와 지역이 만나는 진정한 소통의 공간이 될 것이다.

탐방예약 : www.uljintrail.or.kr(사단법인 울진숲길) / 054-781-7118 / 070-7118-2999)

2011년 5월 8일
녹색연합 · 사단법인 울진숲길

  • 문의 :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 / 010-8478-3607
    녹색연합 배제선 숲길팀장 / 010-7111-2552

  •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