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백두대간 파괴하는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 전면 수정하라!

2012.08.20 | 백두대간

백두대간 파괴하는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 전면 수정하라!

국토의 허리 백두대간이 잘려나가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작 3주간의 올림픽을 위해서는 수천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도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백두대간을 보존하는 데는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사기간 단축을 이유로 우리나라 생태축인 백두대간을 파괴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원주-강릉 복선전철 일부구간 백두대간 망가뜨린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서 반박·해명자료를 내놨다. 원주 – 강릉 철도는 대관령·백두대간을 통과하므로 백두대간의 일부 훼손이 불가피하며,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경사갱을 백두대간 보호구역 바깥으로 뺀다면 오히려 환경훼손이 2.8~4.9배 많아진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2010년 당시 기술제안에 참여한 설계사업자들의 기술제안서를 입수한 결과, 해당 설계사는 사업 설계 초기부터 경사갱 출입구를 백두대간 보호구역 안쪽에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설계사가 갱사갱 건설 없이 공기를 단축해 백두대간을 훼손하지 않는 공법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른 대안으로, 도로가 개설돼 어느 정도 환경훼손이 진행된 백두대간 보호구역 안 지방도 456호선 인근으로 경사갱 출입구를 옮기고 터널 내부에서 경사갱을 뚫으면, 진입로 건설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경사갱 출입구 주변지역을 분진·소음·진동으로부터 온전히 보호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최근 제시되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처음부터 공사기간 단축에만 신경 썼을 뿐 백두대간을 보호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주장하는 공사기간 부족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조망권 개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대관령 터널의 발주를 지연하는가 하면, 정책적으로 복선이 결정된 노선에 대한 단선 검토 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미숙한 기술적·정책적 판단과 독단적인 경영으로 인해 6개월만 허비한 셈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부족한 공사기간을 메꾸기 위해 약 3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경사갱 1개소를 더 건설하는 것으로 당초 계획을 변경했다. 이는 국가예산의 낭비이자, 환경훼손의 심화로 마땅히 문책 받아야 할 사항이다.

녹색연합과 백두대간보전회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벌이는 백두대간 파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원주–강릉 복선전철 사업계획의 전면 수정을 통해 백두대간 훼손을 없애는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감사원의 감사 청구,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라도 국가 예산 낭비와 국토 환경 훼손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다.

※  우리의 요구

1. 철도시설공단은 6개월간 발주 지연으로 인한 예산낭비 책임을 지고 대관령터널 백두대간 훼손방지 대안을 수용하라.

2. 철도시설공단은 환경부, 산림청과 함께 원주-강릉 복선전철 전구간에 대하여 백두대간을 훼손하지 않는 대안을 마련하라.

3. 환경부와 산림청은 국책사업으로 인해 더 이상 백두대간이 훼손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

2012년 8월 20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신현호 (sh2bc@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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