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 상암경기장 10배 규모 산림생태계 훼손

2002.08.21 | 백두대간

백두대간은 자연생태계 핵심지역으로 한반도 자연환경의 건강성을 가름하는 지표가 된다.  최근 백두대간은 과도한 이용객 집중으로 등산로와 등산로주변 산림이 파괴되고 맨땅이 드러나고 있다.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훼손방지를 위한 등산로와 등산객 관리가 시급히 요청되고있다.
백두대간이 일반인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백두대간이 책자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폭발적인 등산객 증가가 이어졌다.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한 백두대간 종주 붐이 불면서 지리산 천왕봉부터 진부령까지 등산로가 점차 뚜렷해졌고, 1995년 이후 백두대간 구간별로 등산하는 산악인이나 일반인들의 단체산행이 유행하면서 등산로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백두대간 등산로는 산 정상부를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급경사지로 바람과 기온의 변화가 심해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어 식물들이 쉽게 죽고 맨땅이 드러난다. 백두대간은 수용능력이상의 과도한 등산객 이용으로 훼손되고 등산로가 훼손된 초기에 정비되지 않아 더 큰 산림훼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2001년 1월∼2002년 3월까지 총15개월 동안 백두대간 전구간 등산로(670km)  훼손실태 조사하였다. 백두대간 전구간 2847지점에서 등산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백두대간 이 과도한 이용으로 심각한 산림생태계 훼손에 직면해있음을 확인하였다. 백두대간 등산로의 65%가 이미 훼손되거나 훼손위기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훼손등산로 중에서 정기적으로 복구, 복원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일부 국립공원에 그치고 있다. 덕유산국립공원 육십령∼신풍령(28.3km)구간, 소백산국립공원(22.8km)등 총 98.6km뿐이다. 백두대간 전구간(670km)에서 일부 국립공원 중심으로 훼손등산로가 관리되고있으며 등산로관리비율 15%에 그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한 등산로는 훼손이 그대로 방치되어 지속적인 산림생태계 훼손과 토양유실을 발생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녹색연합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훼손면적과 토양유실량을 산출한 결과, 백두대간 전구간에서 등산로로 인해 식물이 죽고 맨땅이 드러난 면적은 540,772.4㎡로 나타났다. 이는 축구경기장 75배 넓이의 백두대간 산림생태계가 파괴된 것을 의미한다. 또한 등산로로 맨땅이 드러나고 토양이 유실된 총량이 104,636.6㎥로 이는 10톤 트럭 1만 3천대 분량인 13만 톤에 해당하는 토양이 유실된 것을 나타났다.
특히 국립공원의 경우 백두대간을 찾는 등산객뿐만 아니라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감상하기 위한 등산객이 집중되고있어 등산로가 이미 심각히 훼손된 상태이다. 백두대간에는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온 국민들이 즐겨 찾는 7개소의 국립공원이 포함되어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의 경우 한해 탐방객 수가 300만명에 이른다. 이는 하루평균 9천명의 탐방객이 지리산을 찾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리산국립공원은 다년간 과도한 탐방객의 이용활동으로 각 구간의 침식이 매우 심화되어있다. 등산로의 넓이가 최대 6m에 이르고 훼손이 심한 등산로의 경우 터널형으로 1m이상 토양이 씻겨 내려가 우수한 국립공원 산림생태계를 훼손시키고 있다.
이처럼 백두대간 산림생태계는 등산객의 과도한 이용, 무분별한 야영, 취사활동으로 관리부실로 훼손되고 맨땅이 드러나고 있다. 백두대간은 10년 전만 해도 한 사람이 걸어다니는 것조차 불편할 만큼 울창한 산림생태계를 간직해 왔으나, 199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한 등산활동으로 지금은 2∼3 사람이 함께 지나다닐 만큼 넓은 등산로가 나게되었다. 이미 훼손된 등산로가 관리 없이 방치되어 또 다른 훼손을 예고하고있다.
그러나 환경부와 산림청은 아직도 국토의 생태축인 백두대간의 등산로 이용현황, 이용패턴, 훼손실태 등 기본적인 자료와 훼손현황을 전혀 파악하고있지 못하다. 등산로에 대한 기초자료마저 부족 하다보니 등산로 훼손초기의 적절한 복구, 복원을 어렵게 하여 추가적인 등산로 훼손을 부추기고 있다. 백두대간 산림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 이때 환경부와 산림청의 과연 어떠한 노력과 대책을 마련하고있는가를 묻고싶다. 환경부와 산림청이 또다시 구태의연한 탁상행정으로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훼손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백두대간은 지리산 천왕봉부터 진부령까지 이어진 국토의 산림생태계 핵심지역이다. 보전과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를 뒷받침하는 백두대간 등산로 훼손 현황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요구된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시급히 백두대간 전구간 등산로 실태를 정밀히 조사하여 훼손등산로를 파악하고 복구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백두대간 산림생태계 훼손을 방지하고 보전하기 위한 체계적인 등산로와 등산객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02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산의 해’로 산림생태계 보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한반도 산림생태계 핵심지역인 백두대간이 과도한 이용으로 인해 훼손되고있다. 지속가능한 21세기를 위한 백두대간 산림생태계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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