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용보다 보전을 위한 태백산국립공원을 바란다

2016.04.18 |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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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보다 보전을 위한 태백산국립공원을 바란다

태백산 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27년만의 일이다.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과 경북 봉화군 일대를 포함한 약 70km2의 면적이다. 환경부는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역사문화적인 차원에서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용소와 신라시대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천제단을 품고 있는 태백산은 백두대간의 정점에 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거대한 생태축인 백두대간의 중앙에 위치해 있으며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약 2,60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적 가치로도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당연하고 매우 반가운 일이다.

국립공원이 보전되기 위해서는 면적을 늘리는 것보다 제대로된 관리가 더 중요하다. 태백산 도립공원에서 탐방로가 더 늘어나는 수준으로의 국립공원 승격은 곤란하다. 현재 설악산국립공원을 포함한 백두대간 상의 7개 국립공원은 밀려드는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탐방로의 극심한 훼손 때문에 대부분의 국립공원 정상부까지 돌계단, 데크와 같은 시설물이 탐방로를 대신하고 있다. 또한, 태백산 정상인 천제단을 중심으로 남사면 전체가 공군폭격훈련장(필승사격장)으로 되어 있어 지금도 정상부터 남사면 곳곳에는 공대지 사격훈련에 사용한 20mm 이상의 탄두가 곳곳에 널부러져 있다. 국립공원으로 관리하게 되면, 공군사격훈련장의 오염물질에 대한 조사와 정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22번째 국립공원을, 백두대간은 8개의 국립공원을 맞이하고 있다. 이용과 훼손에서 보전과 지속가능한 관리의 시대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1967년 지리산국립공원 지정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국립공원 역사가 반세기에 이른다. 그 동안 국립공원이 국제적 기준에 걸맞는 관리를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최근 국민들의 아웃도어 열풍으로 급격한 탐방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국립공원은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다. 국가적 자연자원을 지키고 보전하여 미래세대에 영구히 물려주어야 할 곳이다.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이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을 제대로 가꾸고 지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6년 4월 16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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