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산불 등 재난 재해 대응 프레임 전면 개편 시급하다.

2017.06.05 | 백두대간

– 기후변화로 산불 등 예측 불가능한 재난재해 시대 도래
– 이에 맞는 대응 시스템 갖춰야

수락산 일대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다. 1일 오후 9시 30분 수락산 자락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아파트 인근에 발생한 산불이다. 초속 5m의 강풍에 밤새 축구장 4배의 면적을 태우고 오늘 아침에 진화되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 한달 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수도권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2월에서 5월 사이로 연간 발생 총 건수의 78%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봄철 산불이 높은 이뉴는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이다. 따라서, 봄철 2월~5월과 가을철 건조한 시기인 11월에서 12월에 산불 방지 기간을 정하여 예방과 대응책 마련에 힘써왔다.

그러나, 지난 5월 강릉, 삼척을 비롯한 동시 3건의 대형 산불과 이번 수락한 산불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산불 양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에 대형 산불이 세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시기가 5월과 6월 초순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특히, 수락산 산불은 수도권처럼 대도시 인구밀집지역에서의 큰 산불 발생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겨울 눈 부족으로 인한 건조로 발생하는 산불은 세계적인 추세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고온 외에 폭풍과 집중 호우, 가뭄 등이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산불은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와 초미세 먼지를 발생시킨다. 이는 산불 대응 체계에 대한 그간의 프레임을 전체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임을 의미한다.

미국은 넓은 면적만큼 산불이 매우 자주 발생하는 나라다. 연간 10만 건의 산불이 발생해 한 해 평균 190만㏊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 산불 진화 비용만도 수억 달러에 이른다. 따라서, 미국은 산불을 국가 재난으로 인식하고 매우 체계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연방법과 주법 등이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인 산불 관리는 국립기관협력산불센터(National Interagency Fire Center)에서 전담한다. 또한,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에서 국가소방기준(National Fire Codes295)을 마련하여 미국 전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7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산불진화 장비를 현대화하고 FIRE SCPE를 만들어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하여 산불진화 대응의 표준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분산된 시스템에 대한 통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효율적인 산불 및 재난재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조직 개편 검토가 필요하다. 1) 산림항공을 중심으로 소방헬기, 지자체헬기, 국방수헬기 등을 집중시킬 수 있는 지휘시스템의 마련, 2) 동일한 소방 기준을 마련하여 산불 발생 시 적용, 3) 중대형 헬기의 추가적 도입과 배치 등 산불진화 장비 현대화 등 긴급한 상황에서 국가가 가용할 수 있는 헬기 등 진화 자원을 단일한 체계에서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불은 보여주는 기후변화 시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재난 발생에 대한 예고편이다. 무엇보다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의 산불 발생은 대형 인명 피해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7년 6월 2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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