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

2005.07.18 | 백두대간

2005. 6.15. 오전 평양 4.25 문화회관에 모인 남북해외 대표단과 6천여 평양시민들은 ‘615공동선언 발표 5돌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진행하였다.

남측 백낙청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6.15 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민족화해와 단합의 길을 쉼없이 달려오며 남북민간의 자주교류를 가장 왕성하게 발전시켜 왔다’.
북측 안경호 위원장은 ‘백두대간이 강토를 하나로 잇고 있듯이, 6.15 공동선언이 갈라진 우리 민족을 하나로 이었다’며 6.15의 의미와 성과를 밝혔다.
비로소 6개월여 준비한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준비위원회>의 민족통일대축전이 진행되었다.
이날이 있기까지 남북해외간, 남남간 의견차이를 넘어 6.15 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까지 간단치 않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려울 때마다 남북이 가져야 할 대원칙은 6.15 공동선언은 어떠한 난관과 시련이 있더라도 이행되어야 하며, 매 시기 실천과제는 남북이 이해심을 가지고 충분하게 토론하고 합의한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 원칙을 가지고 문제를 풀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었다.

전날 남측의 민간대표단은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하여 평양의 맑고 부드러운 바람과 함께 마중 나온 북측대표단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비행기로 40여분 거리로 만나 서로 안으니 ‘우리는 하나’가 되는데 60여년 분단의 세월이 참으로 길었구나 싶다.
오후에 참관한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재능 껏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어린이와 학생들 그리고 공연을 보며 남북의 어린이들이 배고프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가운데 남북통일의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뜨거워진다.
그러려면 남북이 대결하고 있는 군사무장과 군비를 줄여 아이들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보장하는 것으로 돌리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힘써 노력해야 한다.

개막식을 위해 김일성 경기장으로 향하는 민족통일대행진길에 비가 내린다. 남북이 합의하지 않은 대행진 구호문제로 40여분 행사가 지연되었지만 이미 평양시민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천리마동상에서 김일성 경기장까지 1km이상 거리를 가득 메워 우리를 환영하였다. 개막식 행사가 진행된 김일성경기장에는 알록달록 한복이랑 곱게 차려입은 10만여 명에 가까운 평양시민들과 경축야회팀들이 가득하다. 개막식을 알리며 한반도 단일기가 게양되고 개막식에 이어 화려한 경축야회가 펼쳐진다. 지난주에 집행부가 사전준비답사를 할 때 보았던 깜찍하게 연습하던 어린이들이 안 보인다 싶어 아쉬웠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비가 와서 어린애들 감기가 염려되어 출연하지 않았다 하여 위안이 되었다.

남측의 300여 민간대표단은 각 부문과 지역을 대표하여 참여하였기에 부문끼리 만나는 상봉모임에 대한 기대가 컸고 나름의 준비도 해 왔다.
특히 이번 6.15공동위원회 남측준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이전에 6.15 공동선언 실천과 통일운동에 기여해 온 민화협, 종단, 통일연대 중심에서 새롭게 시민진영이 주요한 주체로 참여가면서 4자 연대가 되었기에 시민단체의 참여와 기대는 남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시민부문 상봉모임은 기대에 빗나가면서 모두가 아쉬워하고 불만이 토로되었다. 시민부문상봉모임에 함께 한 학술, 체육, 보건의료, 환경, 평화, 문화예술, 언론 등은 각각 부문모임을 할 만큼 중요한 교류협력의 영역이고 그동안 남북이 진행해 온 것도 있어 모두가 한 자리에서 1시간여 의례의 인사를 하고 헤어지자니 못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시민단체를 대표한 운영대표로서 민변의 이석태 변호사를 비롯하여 문화연대, 민언련, 참여연대, 녹색연합, 환경연합, 환경정의, 한국YMCA전국연맹, 평화네트워크가 시민진영간 협의를 통해 평양길에 올랐다.
북측은 6.15 공동선언의 기본정신인 ‘우리민족끼리’를 모든 부문이 잘 인식할 것을 강조하였고 시민에 망라된 부문모임을 위해 특별히 준비를 하지 않았다.
환경단체도 북측 조선자연보호연맹 부위원장이자 북측 환경위원회 위원장인 안병소 선생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대신했다. 언젠가 북측의 인사가 ‘교류 물꼬가 한꺼번에 터지면 홍수가 난다’던 말이 떠오르며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나 남북간 민간교류협력을 다방면으로 그리고 실사구시로 높이기 위한 실천을 결코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을 갖는다.

6.16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남북 동석 연회에서 부문간 못 나눈 대화와 술잔을 나누며 남북을 하나의 생태계로 잇는 한반도 산줄기인 백두대간 공동보고서 편찬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보자고 의견을 나누니 남북환경교류의 대강을 잡는 듯 하다.

이제 곧 8.15 광복 60주년을 맞아 6.15 공동위원회는 서울에서 공동행사를 개최한다. 6.15 평양 공동행사를 위해 북이 남측 대표단에게 보여준 정성과 환영을 서울에서 남측이 보여줄 차례이다.
그동안 시민운동을 해 온 진정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선언하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실천의 장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 6.15 공동선언 5주년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참가기 – 시민의신문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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