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 평가토론회를 열었습니다.

2006.06.24 | 백두대간

6월 23일 강기갑의원실과 녹색연합은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을 평가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한번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산줄기로 국토의 허파이자 핵심 생태축이다. 더불어 백두대간은 조상들이 삶터를 가꾸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문화유산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해 2003년 12월에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지난해부터는 보호구역이 지정되어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백두대간을 올곧게 보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멀리 바라보며 10년의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아래 기본계획)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이 계획은 지난 해 말 산림청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본계획은 백두대간보호에 관해서 다른 법률에 의한 계획보다 우선하고, 다른 계획과 정책의 기본지침 성격을 띠는 중요한 계획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함에도 지금까지 기본계획과 관련한 어떠한 공청회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기본계획에 적절한 내용이 들어갔는지, 시행계획은 또 제대로 세워졌는지를 토론회를 통해 짚어보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사항을 제시하여 이후의 기본계획 수정과 시행계획을 세움에 있어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취지였다.

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의 발제를 통해 중요한 정책과 정책 반영의 의지라 할 수 있는 예산 평가로 기본계획의 전체 내용을 짚어 보고 담당 정부기관인 산림청, 환경부와 지역, 학계, 시민단체의 토론으로 내용을 심도 깊게 논의하였다.

발제와 토론을 통해 나온 의견을 짚어보면 이렇다.


우선, 기본계획에서 우선해야 할 가치와 목적이 뚜렷해야 함에 모두들 의견을 같이 하였다. 기본계획은 백두대간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그 목적에 충실하게 계획되어야 하고 시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기본계획에는 산림청이 정책과 예산에 예전에 시행하던 사업을 총 망라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산림청의 사업들은 대부분 산림관리와 산림경영의 목적이 두드러진다. 이는 문제가 있으므로 보전이라는 원래 목적에 적합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한 축을 이루었다.

그리고 토론회에 참여했던 모든 이들이 함께 의견을 모았던 것은 제대로 된 거버넌스의 구축이었다. 현재의 백두대간위원회는 지역주민이나 민간 측의 참여가 너무나 제한적이어서 의견을 내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또한 백두대간위원회는 1년에 1번 운영될까 말까한 구조여서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일상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실무위원회 같은 것을 두는, 보다 현실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두대간보전은 정부부처만의 몫이 아니라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과 전 국민의 몫이기에 계획과 시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의 보장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백두대간보전은 생태축 보호와 더불어 지역주민의 삶 보장이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며,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실질적인 주민참여방안과 현실에 입각한 주민지원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또한 다른 법들과 상충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부분은 명확한 입장과 관련기관과의 협의에 필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기본계획에는 소나무재선충이나 숲가꾸기 같은 사업들이 정책과 예산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재 학자,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다양하다. 백두대간처럼 생태계보전이 우선되어야 할 곳에 인위적인 소나무재선충 방재 작업이나 숲가꾸기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그런 사업에 계속해서 예산을 써야 하는지는 전문가들을 통한 많은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백두대간보호구역에는 천연보호구역, 자연생태계보전지역 등이 지정되어 있고 국립공원지역이 48%포함되어 있는 등 환경부와 산림청을 비롯하여 문화재청, 지자체까지 중첩되는 업무와 예산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직개편과 같은 큰 덩어리의 논의가 필요한 것인데 이는 민감한 사항들이다. 나무 재선충, 숲가꾸기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는 이번 토론회 이후에라도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끝으로 무엇보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계획수립 전에 이런 토론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각계의 많고 좋은 의견들을 수렴하여 결정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토론회를 통해 1차 기본계획에 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었다가는 나중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토론회가 백두대간보전을 목적으로 한 정책, 그리고 효율성 있는 예산 편성을 통해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이 더욱 튼실한 내용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백두대간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 토론회를 시작으로 2차, 3차 기본계획을 만들 때에는 오래도록 푸르고 건강해야 할 백두대간보전을 위해 정부와 지역주민 그리고 시민단체가 한 마음을 모아 계획과 시행에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마당이 자주 펼쳐지기를 희망한다. 그럴 때에 푸른 백두대간과 건강한 한반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글 : 백두대간보전팀 조회은 활동가 02-747-8500 plai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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