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아시아를꿈꾸며③] 자연속으로 흡수된 에코센터

2006.09.15 | 백두대간

2년여 넘게 아무르표범 보호를 위해 힘썼던 표범만원계에서 환경재단의 ‘그린아시아’ 프로그램을 통해 6박7일간 러시아에 다녀왔습니다. 밀렵방지팀을 비롯한 현지 활동가들도 만나고,  케드로바야파드 자연보호구에 들어가서 표범 발자국, 똥 등을 발견했습니다. 표범이 살고 있는 그 땅을 밞으며 백두대간도 잘 지켜내어 표범이 돌아오기를 꿈꾸었습니다. 이 꿈을 함께 나누고 싶어 연재글을 올립니다.

기간 : 2006년 8월 8일(화)~8월 14일(화) 6박7일
정리: 김동현 (녹색연합 회원, 표범만원계 계주)

<연재순서>
① 이땅의 마지막 한국표범을 찾아서
② 러시아 NGO를 만나다 – 피닉스재단, WWF러시아
③ 자연 속으로 흡수된 에코센터
④ 꿈에 그리던 케드로바야파트
⑤  밀렵방지팀과 호랑이와 표범의 자취를 찾아서
⑥ 호랑이와 표범의 자취를 찾아서

녹색아시아를 위한 만원계  www.greenkorea.org/greenasia/
– 우리 땅만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기를 꿈꾸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다달이 1만원씩의 곗돈을 모아 아시아 곳곳의 환경운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함께하실 분은 아래 계좌로 후원해주세요.
후원계좌: 국민은행 055201-04-014598 예금주: 김동현

자연속으로 흡수된 에코센터

흐린 하늘 위로 칼새가 많이 보인다. 오늘은 드디어 블라디보스톡을 떠나서 표범의 땅인 자연으로 간다. 달리는 길은 자루비노와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는 도로인데 현재도 공사 중이다. 도로가 나면 빠르고 편하게 달릴 수는 있지만 그때부터 관광객과 개발업자, 밀렵꾼 등에 의하여 벌목과 산불, 밀렵으로 동물서식지의 단절을 가져와 겨우 보호받고 있는 동물들의 삶은 더욱 더 위협을 받을 것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주변의 검게 그을린 산들이 보였다. 물어보니 산불 때문이었다. 너무 많은 지역이 산불로 훼손되어 있었다. 달리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2시간 30쯤을 달리던 차가 멈춰 섰다. 표범지역에 들어온걸 알리는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아! 여기가 표범의 땅이구나! 그 신성한 땅! 표범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찬 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케드로바야파트 앞에 있는 에코센터에 숙소를 정했다. 에코센터는 WWF에서 만든 곳으로 학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태교육센터이다. 센터 입구 쪽에 현수막을 보고 또 한 번 탄성을 지르면서 들어섰다. 센터는 통나무로 지은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며 산을 끼고 있어 시원했다. 센터 소장님 빅토르와 인사를 나누고 짐을 풀었다.  

늦은 점심식사를 한 다음  센터 앞에 있는 생태교육장인 앞산에 올라갔다. 나무로 만들어 놓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나무로 만든 전망대 같은 곳이 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최소한의 것만 만들어 놓은 그 시설들이 소박해서 좋았다.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곳 마을 주민들은 가난하고 별다른 생계 수단을 찾지 못해 밀렵이나 불법채집과 벌목 등을 해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해 산에 불을 지른다고도 한다. 중국 사람들이 불법으로 넘어와 계곡물에 독극물을 풀어서 개구리나 도롱뇽, 뱀 등을 잡아가고 불법 채집을 하고 간다고 한다.

빅토르 소장의 안내에 따라 산을 오르면서 보이는 나무와 주변식생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지역이 생태적으로 한반도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사실에서 표범과 호랑이와 다른 동물들이 백두대간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산 정상쯤 올라가서 빅토르 소장이 가르키는 곳을 보니 께드로바야파트가 보인다.

내려오는 길에 빅토르 소장이 생태 교육 프로그램중에 하나를 보여 주겠다고 한다. 눈을 가린 후 손을 잡고 어디론가 한참을 돌아서 가더니만 나무 앞에 서서 그 나무를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 보란다. 그런 다음 다시 데리고 빙 둘러 와서는 눈을 뜨고 좀 전에 만져본 나무를 찾는 게임이다. 그러고 나니 그 나무가 특별하고 소중하게 보였다. 생태교육이란 이런 게 아닐까. 자연그대로 자연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하는 교육이 아닐까. 우리 같으면 나무를 잘라내고 흉물스러운 전망대를 짓고 온갖 시설들을 콘크리트로 만들고 시끌벅적하게 했을 생태 교육을 생각하니 우리의 현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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