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그리고 케이블카

2015.02.16 |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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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케이블카 찬성합니다. 환경단체는 케이블카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케이블카가 들어서게 하고 그 뒤에 오는 환경문제, 쓰레기나 탐방로 관리를 맡아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어머니나 노약자, 장애인들을 위해서 케이블카는 있어야 합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문구를 배낭에 붙이고 설악산의 중청 대피소로 들어가자마자 한 중소기업 사장님이 우리를 향해 말을 던지셨다. 그 분이 일 하시는 중소기업에서는 아마 워크숍을 기획하고 설악산에 오신 듯 했다. 그 분의 대화를 시작으로 자연을 보호하는 팀과 자연을 소비하는 팀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약간의 언쟁이 있었고 20여분 동안 대화가 오갔지만, 서로 너무나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내 대화를 포기했다.

 

그렇다.

 

설악산과 케이블카, 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는 현재 또 다시 나란히 붙어있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과 소비하는 것이 평행선을 달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두고만 볼 수는 없고 대화를 끊을 수도 없기 때문에 이 둘의 관계를 잘 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산행이었다.

 

아무튼 이런 생각을 떨칠 정도로 설악산은 무지막지하게 자신의 몸매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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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골 사이로 하얀 가스를 뿜기도 했고, 그 가스는 온 동네를 다 채우며 자신의 몸매를 숨겼지만 이 또한 너무 매력적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랑스런 엄마, 아내, 애인, 딸이 어디 있을까? 왜 대지를 ‘Mother Earth’라고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를 있게 해주는 대지는 산은 자연은 가족처럼 아끼고 보전하고 물려주어야 할 삶의 구성체이다. 경제적 혹은 인간 중심적 잣대로 들이대는 삽질은 결국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 큰 상처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너무도 매력적인 산의 몸매에 매혹 당하다 먹구름이 몰려와 따귀를 한대 맞은 산행이었다.

 

 

다음은 인터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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