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들의 첫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집회열려

2016.07.06 | 설악산

“멈춰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악권 주민들 뿔났다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설악권 주민들의 첫 집회가열렸다. 곧  접수를 앞두고 있는 환경영향평가 본안접수 취소를 촉구하는 취지였ㄷ.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설악권 주민들의 첫 집회가열렸다. 곧 접수를 앞두고 있는 환경영향평가 본안접수 취소를 촉구하는 취지였다.

 

장맛비가 며칠째 내리던 지난 5일 오후 2시, 연신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양양군청 앞에 모인 사람들이 있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설악권 주민들이 첫 반대집회를 연 것이다. 환경성과 경제성이 없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문제를 알리고, 지역주민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설악권주민대책위는 작년 8월부터 속초, 고성, 양양 등 설악권 곳곳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 설악권 주민들을 주축으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강원행동, 강원시민사회연대, 정의당강원도장, 노동당강원도당 등의 회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는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 김안나 국장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김 국장은 “우리 설악권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다음 주에 접수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자리에 모였다. 엉터리 사업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접수를 양양군은 취소해야 한다” 라고 주민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뒤이어 설악권주민대책위의 장석근 대표는 “나는 이곳 양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잘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우리를 위한 사업이 아니고, 정치적인 사안이다”라며 케이블카 사업의 숨은 내막을 꼬집었다. 그는 발언 말미에 60년대 미국 흑인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부른 노래인 ‘ I have a dream’를 부르며 “우리는 승리할 겁니다” 라고 주민들과 함께 외쳤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의 박그림 대표는 “설악산의 아름다움이 있어 우리가 여기에 있다. 설악산이 여태껏 우리를 지켜줬기 때문에, 지금 위기에 처한 설악산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 국내에 4%밖에 안 되는 국립공원 중에 으뜸인 설악산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저항하고 막아내자”라고 외쳤다.

양양주민 김동일씨는 “우리는 동원되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여기 이 자리에 왔다”라고 이야기하며 발언을 시작했다.”우리는 기억할 것이 많다. 경인 운하는 양양군이 쓸 돈 2조 4천억 원을 들여 만들어졌지만, 지금 뱃길이 아닌 자전거 길이 되었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찬가지이다. 그 내막을 알게 되면 찬성할 이유가 없다. 그 옛날 을사늑약을 통해서 몇몇의 친일인사가 나라를 팔았고, 그 뒷감당은 그 후 모든 백성들이 했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찬가지이다. 몇몇의 잘못된 결정으로 양양군민들이 그 뒷감당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라며 양양군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촉구했다.

 

▲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회원들. 작년 8월 이후 부터 설악산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을 지역곳곳에서 진행해 오고 있다.

▲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회원들. 작년 8월 이후 부터 설악산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을 지역곳곳에서 진행해 오고 있다.

 

뒤이어 정당, 산악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 각계의 발언이 이어졌다. 집회는 양양주민 2명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 성명서 낭독 후에 양양 시내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 후 다시 양양군청으로 돌아와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양양주민들의 의견서’ 전달을 위해 군수면담을 신청했으나, 양양군수는 일정상 바쁘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대신 박상민 부군수에게 직접 의견서가 전달되었고 면담이 진행되었다. “환경영향평가접수 전에 군수님이 만나주실거죠?”라는 한 양양주민의 질문에 박 부군수는 “더 이상 요구하면 나는 입을 닫겠다. 웃는 얼굴로 이야기할 수가 없다”라며 면담을 빠르게 종료시켰다. 주민들은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통과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다음 주 중으로 영향평가서 본안이 접수될 예정이다. 환경갈등조정협의회를 개최하라는 국회의 요구가 무시되고, 조건부 허가 당시 전제조건이었던 7가지 부대조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초안이 접수되는 등 평가과정에서 많은 우려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문화재현상변경심의를 곧 앞두고 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자인 양양군은 지역 내 다양한 여론은 무시한 채 케이블카 사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 작년 케이블카 국비예산이 삭감된 상황에서 올해 케이블카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군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파렴치한 주민행정을 일삼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을 위해 “군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는 양양군 일선 공무원의 발언에서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 주민집회 종료 후에 케이블카에 반대하는 양양주민들의 의견서가 양양군청에 전달되었다. 양양군수와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군수는 응하지 않았다.

▲ 주민집회 종료 후에 케이블카에 반대하는 양양주민들의 의견서가 양양군청에 전달되었다. 양양군수와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군수는 응하지 않았다.

 

 

다음은 금일 집회 참가자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에 대한 설악권 주민들의 성명

이번 주, 오색케이블카사업자 양양군이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원주지방환경청에 접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불거진 위법행위와 경제성 조작논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드러났듯이 본안 보고서 역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것이 자명하다.

특히 양양군이 문화재위원회 심의접수까지 염두 할 경우, 찬반갈등이 격화되어 불필요한 대립으로 치닫게 될 것도 불을 보듯 명확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양군은 사회적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양군은 아직 사업관련 행정협의 및 심의절차가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사업비 명목으로 군비 70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대부분 저소득층 주민들의 보건복지와 농업, 안전 등에 사용할 예산을 케이블카사업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 경제상황에서 주민들은 더욱 옥죄는 상황에 처해있다. 지역경제발전이라는 허울은 사업추진을 위한 전략적인 거짓말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는 주민들을 기만하는 작태이다.

우리 설악권 주민들은 현재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오색케이블카사업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오색케이블카사업은 계속된 사회적 논란과 갈등을 일으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고, 양양군이 군비탕진으로 파산될 수 있음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최문순 도지사에게 경고한다.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배후에서 조정 하고 선동하는 행태를 중단하라. 더 이상의 행정개입은 사퇴의 지름길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오늘 우리는 양양군수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그리고 오늘 모든 요구사항에 답하라.

하나.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사업 관련, 군비사용 70억 원에 대한 정보내역을 공개하라! 하나.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 본안 접수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 하나.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사업 관련, 문화재위원회 심의 접수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 하나.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사업 관련, 모든 행정을 중단하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갈등조정과 상생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라!

 

2016년 7월 5일

케이블카를반대하는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

본 소식은 오마이뉴스에 함께 게시되었습니다.

기사 전문보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2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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