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가리왕산 논란과 새로운 대안

2011.12.26 | 가리왕산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가리왕산 논란과 새로운 대안
영월 상동면에 표고차 800m 산지 나와
전문조사 없이 부실한 강원도의 활강경기장 선정 도마 위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확정되면서 활강 경기(Alpine) 예정지인 가리왕산이 논란이 되었다. 조선시대부터 국가보호림으로 지켜져 온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활강 슬로프가 건설된다면 산림생태계가 파괴될 위험이 높다.

강원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동계올림픽 활강 경기장 국제규정(표고차 800미터 이상)을 준수하는 곳은 가리왕산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 경기장 예정지 조사 시 전문가가 아닌 담당 공무원이 조사했다. 조사 범위도 영동고속도로 주변에 그쳤다. 강원도는 종종 FIS(국제스키연맹)의 보고서를 인용하였는데, 그 보고서도 일부만 공개해 가리왕산 외에 대안이 없는 것처럼 여론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조사결과 강원도에 표고차를 충족시키는 곳이 또 있었고, 국제 동계올림픽 규격에 맞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던 무주리조트 활강 슬로프는 FIS 설계전문가가 직접 보완 지침까지 내려준 사실도 있었다.

졸속으로 경기장 부지 선정
강원도는 표고차 800미터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산은 가리왕산뿐이라며 대안은 없다고 계속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객관적인 전문기관의 조사를 통한 결과가 아니라 비전문가인 강원도 동계올림픽지원단 공무원들이 도상 분석과 일부 현장 답사를 통해 결론일 뿐이다. 객관적인 조사기관의 의견이 아니다.

담당공무원들은 조사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설명을 내놓았다. 처음에는 전국을 조사했다고 하고 나중엔 영동고속도로 한 시간 이내에 위치한 발왕산 계방산 등 7개의 산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결국 다른 지역은 제대로 조사되지 않은 것이다.

가리왕산 이외 강원도 내 표고차 800미터 충족 영월 상동의 1450미터 봉우리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과 정선군 고한면 경계에 위치한 정상 높이가 해발 1,450미터인 봉우리가 있다. 정선 고한과 영월 상동 경계인 만항재-백운산 사이의 주 능선에 자리 잡은 봉우리다. 이 봉우리 아래쪽인 영월군 상동면 구례리 마을은 해발 630미터가 된다. 표고차가 820미터 확보되는 것이다. 정상에서 마을까지 거리도 3킬로미터 가량 거리가 나온다. 그래서 활강 코스가 가능한 곳이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나 백두대간보호구역 등 법적 보호구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더불어 이 지역은 과거 산업화 시대 국내 최대의 광산 지역으로 현재 대부분 폐광 되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복구와 복원 노력이 절실한 곳이다. 스키장을 만들 경우 훼손이 아니라 폐광지역 복원 관리가 이뤄질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더욱이 1,450미터 봉우리 바로 옆에는 현재 국제규격의 스키장과 종합휴양시설인 콘도와 호텔, 컨벤션 센터가 마련된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위치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과 여건이 완벽에 가까운 곳이다. 활강경기장만 건설하고 하이원리조트에서 곤돌라 시설만 연결하면 신규 투자 없이 올림픽의 활강경기를 충분하게 소화할 수 있다. 환경성과 경제성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다.
  
FIS(국제스키연맹) 전문가 의견도 강원도 입맛에 맞춰 발표
강원도는 2001년 국제스키연맹 알파인경기 위원장인 버나드 루시의 보고서(2001.9.26)를 인용하며 “전라북도 무주지역(덕유산)은 올림픽 경기의 기준에 적합한 활강 코스개발이 지형적으로 불가능한 반면에, 강원도의 중봉지역은 활강코스개발에 지형적으로 매우 적절하다는 것”이라고 편파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버나드 루시는 무주지역이 지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적절한 코스가 없다.” “in Muju area no suitable terrain could up to now be found for a downhill course” 고 작성했으나 강원도는 ‘무주는 불가능하다’고 의도적인 오역을 한 것이다. 버나드 루시는 무주에 보낸 보고서에서 덕유산 활강 코스를 위해 설천봉 상단과 하단에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으며 구체적인 보완 지침까지 보고서에 작성하였다.

강원도는 이처럼 대안이 여러 곳에 있음에도 합리적인 조사와 해법을 모색하기는커녕 자신들의 부실한 가리왕산 결정을 고집하고 있다. 관련기관,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함께 모여 대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충분히 있다. 전문적인 조사와 분석이 아닌 강원도 일부 공무원들이 임의적으로 조사한 결과가 가리왕산 논란을 낳은 것이다.

영월 상동 1,450미터 봉우리와 무주 리조트 등의 사례처럼 향후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산도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표고차 800미터가 넘는 지역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가리왕산은 환경과 경제에 부담이 너무 크다. 다른 대안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적인 조사와 분석도 없이 국가유전자원보호림인 가리왕산을 훼손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행정의 표본이다.

강원도는 가리왕산만 고집하지 말고 전국적인 후보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하여 평창동계올림픽 활강 슬로프 예정지를 선정해야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미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가리왕산 논란에 대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접근하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환경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 관련 자료는 녹색연합 웹하드 > 내리기전용 > 동계올림픽활강경기장대안관련 폴더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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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5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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