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예산 전문가 에자와마사오 방한 기자 간담회

2015.02.16 | 가리왕산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예산 전문가에게 듣는다 – 에자와 마사오(江沢 正雄) 방한 기자 간담회:

투명한 정보공개와 다양한 의견에 대한 수렴만이 나가노의 전철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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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예산전문가 에자와 마사오(江沢 正雄)씨가 지난 11일 방한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3년 앞둔 지금, 몸소 동계올림픽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과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한국 사회에 내기 위해서였다. 녹색연합은 나가노에서 활동하는 에자와 마사오씨를 초청해 ‘나가노의 사례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의 행사는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진행되었다.

 에자와 마사오(江沢 正雄)씨는 현재 일본 나가노에서 ‘올림픽 필요없는 사람들 네트’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올림픽 유치활동 교부금 반환소송 대판 원고단’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기자간담회 시작에 앞서 에자와씨는 일본정부의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활동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조차 온전히 해결하지 않은 채 올림픽을 계기로 국민통합을 꾀하려는 일본 중앙정부의 이중성을 꼬집었다.

 에자와씨는 “일본 나가노현은 1998년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환경훼손과 재정문제로 아직까지도 골머리를 앓고 있고, 환경보전연구소를 세워 지금까지 복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올림픽 유치과정과 준비과정에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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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자와씨는 기자간담회에서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문제점으로 1) 단 2주간의 축제로 인해 나가노의 자연생태계가 파괴되었다는 점, 2) 막대한 올림픽 관련 비용지출로 인해 나가노현과 나가노시의 재정이 파탄되었다는 점, 3) 거짓과 환상으로 포장되었고 일본시민을 기만한 스포츠제전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가 지적한 문제점들은 지금도 나가노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약속하고 계획했던 생태계 복원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이즈나 고원의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장에는 ‘녹화‘라고 칭하며 외래종의 클로버의 씨앗을 뿌려놓은 상태이며 이마저도 표토가 유실되어 거의 소멸된 상태이다. 눈이 녹으면 흉물스러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고 올림픽 이전의 모습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하쿠바 마을의 나비서식지는 점프시설물의 설치로 인해 나비의 먹이가 되는 식물의 군락지가 파괴됨으로 인해 사실상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하쿠바 중학교 스키부 학생들을 동원하여 먹이식물을 주변으로 이식하고 이를 자연보호 캠페인으로 보도되기고 했다.

 나가노현의 재정은 나가노올림픽 경제효과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나가노 올림픽 유치당시에 1조 5천억엔의 투자로 2조 3천억엔의 경제효과 있을 것이라는 경제연구소의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나가노현의 부채는 유치당시 4천억엔에서 현재 1조 4천억엔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나가노현의 시민들은 1가구당 260만엔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재정이 나아질 전망은 앞으로도 불투명하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 새롭게 건설된 경기장의 활용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루지, 봅슬레이 경기장은 올림픽 후에 놀이시설(썰매장)로 변경될 사후 활용계획안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었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계획은 무산되었다. 애초에 봅슬레이경기장은 봅슬레이경기 외에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시설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루지, 봅슬레이 선수가 100명 남짓 등록되어 있어 경기유치도 거의 없는 상황이고, 시설유지만도 연간 3억엔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여 많은 일본인들이 매국노라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반대해왔다. 일본정부는 모든 일본이 올림픽을 열망하고 있는 것처럼 대대적인 캠페인을 강행했고, 결국 상업주의와 스포츠 마피아만을 위한 올림픽이 시민들에게 빚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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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자와씨는 “돈은 갚아 나가면 된다. 하지만 자연도 갚아나갈 수 있는가?”라며 되물었고, 단기간의 경기를 위해 귀중한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가노에서도 국립공원 안의 산을 깎아 경기장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었으나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리왕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준비과정이 나가노의 당시 상황보다 심각하다는 녹색연합 활동가의 말에 다소 놀라는 기색이었다.

 에자와씨의 그 당시 활동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전철을 밟지 않을 방법으로 충분해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교훈 삼아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재정이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자와씨의 방한은 아름다운재단의 '2015 변화의 시나리오'로 진행한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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