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MB 환경정책 2년, 녹색철학의 ‘국격’이 없다

2010.02.24 | 4대강

statement_20100224.hwp

MB 환경정책 2년, 녹색철학의 ‘국격’이 없다

MB 정부 집권,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녹색연합은 2년 동안 MB식 녹색의 성장․기업주의 국격(國格)이 국민들을 어떻게 외면하며, 불통(不通)하는지 철저히 경험했다. 녹색산업은 있지만, 녹색철학의 국격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는 기후변화의 선도적 대응이라는 명목으로 4대강 개발사업에 ‘올인’하였다. 생태계 파괴 현장은 녹색성장의 박람회 장소로 선전되었다. 한마디로 MB 2년 동안, 푸르른 생명의 나무는 죽고 MB식 녹색성장의 이미지는 살아남았다.

녹색연합은 MB 정부 2년의 환경 실정(失政)을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하나, MB 정부에게 녹색철학의 국격은 없다. 다시 말하면, ‘최고경영자’가 바라보는 산업사회의 성장은 있지만, 인류와 자연의 공생을 통찰하는 ‘생태지혜’가 없다는 것이다. 녹색산업을 육성해 세계를 호령할 ‘녹색호랑이’의 국격은 있지만, 녹색철학의 중심을 세워 개발주의, 성장주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생각의 전환은 없다. 녹색성장은 있지만, 생명살림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는데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둘, MB식 녹색성장은 철저하게 성장․기업주의에 근거한다. MB식 녹색성장은 경제지상주의, 성장 위주의 정책이 ‘녹색’의 합당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2년 동안 발표된 녹색뉴딜 핵심사업, 녹색성장 기본과제, 4대강 개발사업은 ‘토건국가를 향한 녹슨 삽질’이란 비판을 받았다.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겠다는 ‘얼리 무버(early mover)’, ‘그린리더’의 정신은 산업계를 지원하는데 한정되었다. 녹색성장기본법은 산업계의 의무조항을 축소하며,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하였다. 한국의 환경성적표는 163개국 중 94위의 낙제점을 받았다.

셋, MB 정부는 4대강 개발사업에 목숨을 걸었다. 경기 여주의 남한강 바위늪구비의 세계 유일의 멸종위기종 단양쑥부쟁이 서식처가 파헤쳐지고, 금강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국토해양부의 홍수예보체계는 올해 홍수기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예측이 있다. 보 설치에 따른 모형실험도 거치지 않고 4대강 마스터플랜이 강행되었다. 최근 국토연구원 조차 4대강 개발사업이 난개발과 하천오염의 우려가 높다고 발표했다. 토건산업의 선봉장이었던 일본은 이번 달, 수질오염과 주민피해를 막기 위해 야쓰시로시 아라세댐의 수력발전용댐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의 핵심이라 자랑하는 4대강 개발사업은 세계사의 흐름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넷, 환경부는 환경보존의 책무를 잃어버렸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4대강사업의 당위성을 후대의 누군가 증명할 것이라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다. 환경부는 자체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사업의 타당성을 옹호하고, 환경문제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환경부 30년의 성과는 홍보하지만, 4대강 공사현장의 난개발과 환경파괴가 현실화되는 현재의 모습에는 침묵한다. ‘기업 신문고’를 개설하고,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며, 한국의 ‘녹지자연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 시점에서 환경부의 존재근거를 다시 한 번 묻는다.

향후, 녹색연합은 MB 정부 핵심과제인 녹색성장의 내용을 조목조목 분석해, MB식 녹색성장이 녹색연합이 추구하는 ‘녹색주의(greenism)’와 다름을 밝혀낼 것이다. 특히 녹색성장 예산의 본질이 ‘녹색’을 위한 예산이 아닌 ‘토건예산’, ‘홍보성․과시성 예산’, ‘기업지원예산’, ‘4대강예산’ 임을 순차적으로 알릴 것이다. 일례로 MB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국내외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상 환경부의 대기보전 예산을 대폭 삭감하였다(첨부파일 참고). 이율배반적이다.

지금 이 시각, 경기도 팔당의 유기농단지에는 국토해양부의 토지강제측량이 시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주민들이 강제 연행되었다. MB 2년, 한국사회는 농민과 서민을 투사로 만드는 비극적 현실에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2010년 2월,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희망을 대통령에게, 4대강사업에서, 세종시 수정안에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김연아의 몸짓에 ‘일희’하고 코미디계 대부인 배삼룡의 타계 소식에 ‘일비’한다. 대통령의 담화문보다 농민들의 묵묵한 쟁기질에 희망을 보고 이를 ‘아름답다’고 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 남은 이명박 대통령 3년, 국민들이 대통령을 ‘아름다웠다’라고 기억하길 바란다.

[첨부] 녹색연합이 바라본 MB정부 녹색성장 예산 분석 1.
MB정부 2년, 기후변화 대응 위한 대기보전 예산 대폭 삭감

2010 년  2 월 24 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정책실 윤상훈실장 / 011-9536-5691 dodari@greenkorea.org
  •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