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4대강사업,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대책없다

2010.03.22 | 4대강

4대강사업,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대책없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었지만, 이에 따른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는 지난 1월 19일, 국립생물자원관,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보낸 공문에서 “준설, 보 설치 공사로 인한 서식처 훼손 등 4대강 사업으로 생물종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종 보존 및 개체수 증식․복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그 동안 환경부가 4대강 사업으로 멸종위기 어류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힌 것과는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며, 4대강 사업이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대책도 없이 추진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4대강 전역에는 보와 제방, 인공습지 건설을 위한 대대적인 준설과 습지파괴가 벌어지고 있다. 즉 4대강 사업은 멸종위기 어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위험을 낳을 것이다.

첫째, 봄철 산란기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대책이 없다. 겨울 한철이 지나면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등 멸종위기 어류를 포함해 각종 민물고기들은 산란기에 접어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 준설 등 4대강 사업으로 4대강 본류는 흙탕물에 뒤집히고 있다. 4대강사업추진본부는 오탁방지막으로 흙탕물의 70%는 저감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전문가들은 30% 미만으로 예측하고 있다. 환경부 역시 흙탕물이 멸종위기 어류를 포함해 산란기 민물고기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이 강행되는 것이다.

둘째, 하천생태계에서 호소생태계로 천이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자료가 없다. 4대강 사업은 16개의 보가 설치되는 사업이다. 남한강의 경우 10km 간격으로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가 건설되고 있다. 기존, 물의 흐름이 있던 하천생태계는 호수와 같이 잔잔한 호소생태계로 바뀔 것이고, 생태계 역시 극심한 천이 과정을 겪을 것이다. 결국 4대강 사업은 하천생태계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멸종위기 어류와 각종 민물고기, 갑각류, 곤충류, 양서파충류들을 멸종의 길로 몰아갈 것이다. 현재 시급한 것은 환경부의 말처럼 멸종위기 어류들의 증식과 복원이 아니라 우선 하천생태계의 변화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셋째, 현재 시급한 것은 멸종위기 어류들의 증식과 복원이 아닌 하천생태계의 변화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공문에서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단순히 멸종위기 어류들을 끌어 모아 증식, 방류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다. 또 “멸종위기 어류의 생태적 특성에 맞는 서식처 조성 및 어도 등 이동 통로 설계 기술 개발”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호소생태계로 천이되는 과정에서 민물고기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고 이를 4대강 공사에 반영해, 필요하다면 공사를 중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넷째, 환경부는 대체서식지 운운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다. 환경부는 각종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 의견서를 통해 위기에 처한 생물상을 위한 대체서식지를 권유하고 있다. 시화호 형도습지의 멸종위기야생동물, 군남홍수조절지 두루미, 한강하구 김포지역 재두루미, 강원 홍천 골프장의 하늘다람쥐 등 거의 모든 국책사업과 개발사업에 대체서식지를 마련하면 멸종위기야생동물에 대한 영향이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시행한 “인위적으로 조성된 생태계의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2008~2010)” 1차 결과 발표에서 인공생태계 조성 전후 유치대상 생물종의 서식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대체서식지의 효과는 검증되지도 않았고 대체서식지 조성에 대한 과학적인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다.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 바위늪구비의 멸종위기 식물인 단양쑥부쟁이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환경영향평가 상에 존재하는 저감대책 조차 기본적으로 실시하지 않는 졸속 공사, 4대강 사업 때문이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작년 국감 때 “그래도 지구는 돈다”며 4대강 사업 찬양 일변도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환경부는 환경부다워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성공적 추진”보다 멸종위기 생물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필요하다면 환경부가 나서서 4대강 사업을 막아야 한다. 환경부의 존재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2010 년  3 월 22 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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