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강산개조가 아닌, MB의 정신개조가 먼저다

2010.12.28 | 4대강

강산개조가 아닌, MB의 정신개조가 먼저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12월 27일, 국토해양부 내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4대강사업이 되면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고, 그러한 꿈에 도전하는 긍지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4대강사업을 절대 진리로 찬양하면서 또 다시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4대강사업은 “녹색성장 틀 내에서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공사가 완료되면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4대강사업에 대한 MB식 ‘곡학아세’가 대단하다. 기본적인 상식이 부족하고 역사의식도 없다. 4대강사업을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과 비교하는 것은 흥사단조차 비판했던 내용이다. 흥사단에 따르면 강산개조론은 개발 사업을 찬미하는 것이 아닌 자연보존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산이 황폐해지면 그 민족도 허약해진다는 요지다. 불통(不通) 정부의 강압적 4대강사업을 ‘강산개조론’에 빗대 미화하다니, 스스로 얼마나 많은 비판의 목소리에 귀 막고 있는지 한번 돌아보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올 한해, 4대강사업은 숱한 문제점을 남겼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정진해야할 종교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하천변 농지를 일괄 정비했고, 팔당의 사례에서 보듯 유기농업의 근간을 흔들었다. 공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자체의 4대강 사업권은 강제 박탈하고, 내년도 4대강예산은 날치기 통과시켰다. 상임위에 상정되지도 않은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도 직권으로 처리했다. 밤낮없는 공사로 공사장 인부들이 목숨을 잃고 군 보트가 공사현장에서 전복돼 군인 4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많은 국민들이 의사 수렴 없이 강행되는 4대강사업을 걱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MB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쉼 없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국정운영은 무엇보다도 사회의 보편적 인식에 따르는 것이 상식이다. MB가 추진하면 ‘선’이고 반대하면 ‘악’이라는 논리는 대체 어디에 근거한 생각인가. 4대강사업을 미화하기보다 한 치의 양보도, 상식도, 공정함도 없는 스스로의 판단을 되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공사 완공 후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4대강사업,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10년 12월 28일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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