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강바닥의 대규모 세굴로 창녕함안보가 위험하다

2012.02.13 | 4대강

강바닥의 대규모 세굴로 창녕함안보가 위험하다

창녕함안보 가동보 직하류에 수심 27미터에 달하는 강바닥 세굴 발생
은폐와 축소로 일관하는 수자원공사의 태도 문제
보 해체를 비롯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검토해야

지난 2월 초 4대강사업으로 건설한 창녕함안보 직하류에서 대규모 강바닥 세굴이 밝혀졌다. 가동보 직하류로부터 500여 미터가 넘는 지역까지 강바닥이 파였고, 최고수심은 27미터에 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창녕함안보의 붕괴 위험성을 경고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녹색연합은 4대강의 보 전반에 대한 민관 공동의 정밀한 안전진단과 함께, 보 해체를 포함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2월 8일 인제대의 박재현 교수팀은 수심측정용 에코사운딩을 이용하여 함안보 직하류의 재퇴적과 세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결과 창녕함안보 가동보의 직하류에서 광범위한 범위에 걸친 강바닥 세굴이 발견되었다. 이에 생명의강연구단,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민주통합당4대강특위 등은 2월12일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고, 창녕함안보 하류 지점의 수심을 재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가동보로부터 90여 미터 지점부터 약 540 미터 지점까지 하상침식이 일어났고, 약 120미터 지점에서는 가장 심각한 세굴이 발생하여 수심이 약 27미터에 달하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4대강으로 인한 준설을 감안하더라도 약 20여 미터에 이르는 심각한 강바닥 세굴이 발생했음을 말한다.

4대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해양부나 수자원공사 측에서는 그동안 이러한 사실을 한번도 밝힌 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에코사운딩 측정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야, 수자원공사는 이미 2011년 8월 경부터 대규모 세굴 현상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인정하였다. 수자원공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작년 여름 홍수를 거치면서 강바닥이 깊이 침식되었고, 이 부분을 토사를 부어 메꾸는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월19일 측량 결과 세굴이 보 직하류 105미터 지점까지 더 진전된 것을 확인하고, 현재 보강공사를 준비 중에 있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사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2011년 12월 생명의강연구단의 현장조사 당시에, 창녕함안보의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창녕함안보 하류의 강바닥 세굴현상은 일체 없다고 답했었다. 그리고 2월12일에도 수자원공사 측은 위압적인 태도로 환경단체 측의 수심측정조사를 방해하고, 세굴현상에 대해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며 그 심각성을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공 측은 이미 20여 미터 깊이로 패여진 부분은 그대로 둔 채 사면 위에 섬유매트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부실 보강공사임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예상 밖의 대규모 세굴사태는 이미 설계단계에서 수리모형실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인데, 보강공사조차도 제대로 된 검토와 계획 없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4대강 보의 안정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구미보, 칠곡보의 하상보호공 유실과,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에서 실시한 강바닥 보강공사를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 부실설계로 인한 세굴현상이 보의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서 댐 규모의 구조물을 보 기준으로 설계, 시공하였기 때문에, 4대강 보의 기초가 강바닥 세굴로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는 이번 창녕함안보의 사태에 대해서 “세굴지역은 가동보 지점이므로 가동보 시설로 무게가 치우쳐 있음을 고려하면 보 붕괴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4대강사업은 강바닥에 수심이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협곡을 만들었다. 문제는 이보다 더 깊은 수렁으로 4대강사업은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낙동강 2심 재판부가 판결 내렸듯이, 4대강사업은 처음부터 불법에 기초한 사업이다. 애초부터 잘못 시작된 강죽이기 사업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사상누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선 현재 4대강사업 현장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정밀 안전진단이 민관이 공동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사태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바로잡는 것이 지름길이다. 자연스러운 강물의 흐름을 가로막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4대강 16개 보에 대해서는, 해체를 비롯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검토해야한다. 자연을 거슬렀던 인간의 오만한 개입을 거두는 것이, 더 큰 재앙을 막는 길이기 때문이다.

  

2012년 2월 13일  

녹   색   연   합

※ 문의 :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 황인철  010-3744-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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