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리부엉이 남한강 최초 발견

2010.05.04 | 4대강





▲ 남한강 부처울 습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새끼. 국제적 멸종위기 2급(CITES)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부처울 습지는 4대강 사업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 강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주 부처울 습지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미와 새끼 두 마리를 현장 조사 결과 발견한 것인데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의 서식지는 곧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4월 29일(목), 4대강범대위 활동가들은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계신리에 있는 부처울 습지 일대에서 수리부엉이 두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인근 모래톱에서는 수리부엉이가 먹다 남긴 먹이 흔적도 확인되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변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환경부 자연환경조사에는 물론 학계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는 최초의 발견인 것입니다.





▲ 남한강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의 펠릿(먹이의 뼈와 깃털 등을 토해낸 것)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수리부엉이는 4대강 사업으로 위협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서식이 확인된 부처울 습지 일대는 4대강 사업 구간이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 수리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다는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환경영향평가의 보안과 본안 모두에서 제외된 수리부엉이는 사실상 보호대책이 없는 것입니다.

졸속 환경영향평가로 인해 4대강사업 공사 구간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들이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4일, 멸종위기종 2급인 단양쑥부쟁이 수백개체가 훼손된데 이어, 23일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꾸구리가 공사 현장에서 죽어 있었던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야생동식물보호법은 멸종위기종을 훼손하거나 죽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4대강 사업이 부실한 환경평가로 멸종위기종까지 죽이는 불법공사인 것이 드러났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리부엉이 서식이 확인된 부처울 습지 일대에도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 십대의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모래톱을 파내고, 수많은 버드나무와 갈대들을 뿌리 채 뽑아버리고 있습니다. 남한강 중류에서 생태계적 가치가 큰 하천 습지 가운데 하나인 부처울 습지 역시, 환경평가를 축소, 왜곡하면서 마구잡이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처울 습지와 같이 생물종 다양성이 뛰어난 곳이 아니면 수리부엉이는 살아남기 힘듭니다. 조류와 작은 포유류, 양서파충류를 주로 잡아먹기 때문에, 다양하고 많은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환경이 아니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미 무분별한 개발 사업으로 생물종 다양성이 뛰어난 지역들이 많이 사라져 수리부엉이는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멸종위기종 보호 노력은 커녕 오히려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하며 멸종위기종을 사상 최대의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을 뿐입니다.





▲ 수리부엉이의 서식이 확인된 남한강 부처울 습지. 하천 준설작업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되는 갯버들과 버드나무 군락들이 훼손되고 있다.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수리부엉이는 어떠한 보존 대책도 받을 수 없다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4대강 현장에서 환경영향평가에 누락된 법적보호종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고 일부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환경부는 즉각적인 공사 중단 요청과 전면적인 환경영향평가 재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상 대부분의 멸종위기종들은 기존 서식지에 대한 보호 대책 없이 이식 혹은 공사 기간 중 피난 등으로 대안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야생동식물 특히 멸종위기종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고 이미 살아가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잃어버려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종입니다. 4대강 사업의 계획대로라면 우리는 머지 않아 어떤 멸종위기종에 대해서는 이별을 고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처울 습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갯버들 등의 식생대 제거 및 대단위 하천 준설작업의 즉각적인 중단과 함께 수리부엉이 서식지의 원형 보전이 필요하며, 졸속 환경평가에 대한 대책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보전 논의가 필요합니다. 환경부가 4대강 사업이 친환경 사업이라는 허황된 홍보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멸종위기종 보전이라는 스스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그 것이 환경부가 존재해야할 이유입니다.






  • 국 명 : 수리부엉이
  • 학 명 : Bubo bubo
  • 분 류 : 척색동물문 > 조강 > 올빼미목 > 올빼미과 > 수리부엉이속
  • 먹 이 : 꿩, 산토끼, 들쥐, 개구리, 뱀, 곤충
  • 분포지역 : 한국과 중국 동부
  • 서식장소 : 산림, 암벽, 바위산
  • 크 기 : 몸 길이 58-75cm, 날개 폭 138-200cm, 수컷 몸무게 1.5-3.2kg, 암컷 몸무게 1.75-4.2kg
  • 법적지위 : 멸종위기야생동·식물 II급, 천연기념물 제324-2호, 국제적멸종위기종 Ⅱ급(CITES)
  • 특 징 :

    우리나라의 올빼미과 조류 가운데 가장 크며, 암벽이나 절벽이 있는 산이나 숲에서 서식한다. 야행성이며 멧토끼, 들쥐 등의 포유동물과 꿩과 오리 등의 조류를 포함한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다. 2월에서 7월 사이에 번식하며 한두 개의 알을 낳는데, 평균 수명은 약 2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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