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선거 이후 다시붙은 4대강 찬성 플래카드, 뭔가 수상해

2010.07.07 | 4대강

선거이후 다시 4대강 찬성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었습니다. 여주 시내는 물론이고 여강선원이 있는 신륵사 앞, 충주와 맞닿아 있는 삼합리, 강천보가 건설되고 있는 마을 등 골고루 붙어있습니다. 경기도지사 김문수가 여주군민들 대부분이 찬성한다는 말이 나온 뒤 이런 것들이 붙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역이 완전 다른 곳의 플래카드임에도 ‘열망을 꺽지 마세요’ 같은 비슷한 문장이 사용되었고, 몇몇 플래카드는 ‘세계속의 경기도’라는 마크가 붙어있습니다. 이것은 여주군이 아닌 경기도에서 지원하여 만들었다는 증거이고 해당지역 주민들은 그냥 공무원들이 하는대로 두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시말해 이 플래카드들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아닌 공무원에 의해 강압적으로 설치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플래카드들이 의심이 가는 이유는 제가 만나본 주민 중에는 4대강 사업을 플래카드에 적힌만큼 강력히 찬성의사를 보인 분이 없습니다. 적치장의 소음과 경관훼손으로 인해 강력한 불만을 얘기하시는 분이나 5대째 어업을 해왔지만 지금은 고기가 없어 잡지 못한다며 어떻게 4대강 사업을 찬성할 수 있겠냐는 분은 계셨습니다. 또, 이쪽에 와보신 분은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농민들 중에도 4대강 반대를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자신의 밭에 4대강 반대 플래카드를 붙여놓은 곳도 여러곳 있지요.

결코 이런 플래카드가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은 아닙니다
그리고 자꾸 ‘외지인’이라고 간섭마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결코 한강은 여주의 것이 아닙니다. 수도권 전체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강 일대의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 모든 사람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자연이 누구의 소유라는 인식이 그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강은 누구도 소유해서도 안되고 소유 할 수도 없기에 강 주변 일대를 국가가 대부분 매수하여 관리해온 것으로 아는데 국가가 나서서 이렇게 망치고 있으니…

이 사업은 여주에 절대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가 되지요. 여주군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 해봐야 적치장에 쌓여만 가는 준설토를 활용하는 것일텐데, 이것은 이미 환경활동가들이 고발했듯, 수변구역 내에서 폐수 배출시설인 선별기를 가동할 수 없기에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합니다.(폐수배출 시설을 수변구역 내에 둘 수도 있도록 개정한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건 결코 안되지요) 결국 여주군에서 얻을 수 있는 높은 경제적 이익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 망가진 강변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오지 않습니다. 정말 ‘망가진 모습’을 보러 올 수는 있겠지요. 그렇게 황량한 강은 서울에도 널렸으니까요. 굳이 이곳에 와서 콘크리트 제방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실제 몇일 전 만난 주민분은 저희가 외지인인 것을 알고는 ‘4대강 공사가 어떻게 되나 똑바로 좀 알고가라’고 호통을 치셨습니다. 망가진 모습을 직접 보라 했고, 저런 보에 물이 가두어 지는데 썩지않을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다 하고 플래카드의 출처에 대해 물었는데 정확하진 않지만 공사장 측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주민은 아니란 얘기였죠. 주민의 찬반의사를 물어보니 그건 반반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90%가 찬성이라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말은 어폐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플래카드가 붙은 마을을 찾아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이장님이나 아니면 농사지으시는 어르신을 찾아가는 방법이죠. 그 때 또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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