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구미보 균열의혹, 다른 보와 비교하니 의심할 수밖에 없네

2010.07.12 | 4대강

지난 주말동안 한국NGO습지네트워크와 일본 람사르 네트워크에서 낙동강을 답사했습니다. 저도 남한강을 벗어나 낙동강에 가보려고 합류했습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구미보였습니다. 구미보는 지난 7월 3일 한겨례 등의 언론보도를 통해 균열의혹이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김진애 의원이 현장 감리단으로부터 받은 감리일지에 ‘권양대 상부슬래브 균열조사, 권양대 구조검토 의뢰, 한맥기술에 의뢰’ 라고 적혀있었지요. 그런 탓에 균열이 있어 조사를 의뢰한 것이 아니냐며 언론보도가 나갔습니다.

해당 감리단장은 일지 내용은 일상적인 안전점검이었을 뿐 문제가 발견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시공사 포스코 건설의 현장소장은 한겨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거대한 수문이 권양대에 의지한 채 공사가 끝날 때까지 10개월 정도 열린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쇠밧줄에 가해지는 피로도를 줄이려고 보조 지지대를 설치한 것’이라며 이야기 했습니다. 권양대의 시공에는 문제가 없으며 또한 보조 지지대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말로 열린상태를 계속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보조지지대를 설치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다른 보에도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말이 되는 것이죠. 공사가 제대로 끝날 때까지 수문을 열어두는 것은 구미보 뿐만 아니라 다른 보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다른 보에는 보조 지지대가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특히 구조가 비슷한 낙단보의 경우에는 보조 지지대 없이 그 상태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분명히 구미보와 낙단보는 차이가 있습니다. 두 곳 중 한 곳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낙단보가 보조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게 잘못이던지 구미보가 약해서 보조지지대를 설치했다는 의심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건설업체에 따라서 대응방법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여러 건설업체 중 구미보만이 보조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 왼쪽 사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구미보 사진입니다. 빨강 동그라미 안이 보조 지지대 입니다. 수문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아래쪽, 권양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 위쪽입니다. 오른쪽은 낙단보입니다.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이곳에는 수문을 지지하는 것도 없고, 권양대를 지지하는 것도 없습니다.





▲ 구미보를 조금 떨어져서 본 모습입니다. 두 개의 수문 양쪽에 모두 보조지지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권양대를 지지하는 것은 중앙에 있는 것 뿐입니다. 나름 다행인 듯, 그런데 ‘열린상태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에 쇠밧줄이 피로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보조지지대를 설치한다’…는 공사관계자의 말과는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그런 이유라면 세 권양대 모두에 보조지지대를 설치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 이곳은 낙단보입니다. 구미보처럼 수문은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비슷해보입니다. 그러나 구미보에서 볼 수 있었던 보조지지대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일대에 쌓여있는 공사장비는 매우 위험해 보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은 곳이 제방 위입니다. 그러니까 이 자재들은 강바로 옆에 있어서 큰 비가 왔을 때에는 쓸려내려갈 위험이 있습니다. 낙단보는 구미보 바로 위(상류)에 있는 보로 철근같은 것들이 쓸려내려가 보조지지대를 쳐 넘길 경우 구미보의 ‘쇠밧줄 피로도’를 급격히 높일 수도 있습니다.





▲ 낙단보 옆 사면입니다. 이곳은 절토 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처리할 수 없었던 듯) 붕괴의 위험이 있습니다. 잘 다져진 도로도 큰 비에는 무너지기도 하는데 이런 절토면이야 충분히 예상가능합니다.





▲ 낙단보 공사장 바로 옆 경고문입니다. 먹는 물이기 때문에 세차, 산업폐기물 투기 등등의 행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완파’하는 4대강 사업 공사는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부실공사로 인해 많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너졌던 마포의 와우아파트, 그리고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 돌이키고 싶지않은 사건입니다. 그 공사들은 기준보다 적게 철근을 쓰거나 무리하게 공기를 앞당겨 지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개발을 최고로 여기던 정부에서 만든 인재였죠. 지금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보다 공부도 많이 했고, 뼈아픈 경험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4대강 사업만큼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4시간동안 쉬지않고 작업을 하는 공구가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보가 무리한 추진때문에 만에 하나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누구의 책임이란 말입니까. 그로인해 피해를 받는 일대 주민들이나 노동자분들은 어떡하는 겁니까. 만약 감리단 측이나 시공사 측에서 해명한대로 당연한 절차라고 한다면 다른 보에는 왜 없는지 이유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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