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하천생태복원 1- 사람보다 동·식물이 많이 찾는 하천이 생태하천이다!

2010.07.21 | 4대강

시민의 눈높이로 본 서울시하천생태복원 사업 첫 번째 이야기

녹색연합은 서울시민들과 함께 시민의 눈높이로 서울시환경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여 정책제언을 하기 위해 서울시환경정책 시민평가단을 구성하였습니다. 첫 번째 모니터링은 서울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시에 있는 20개 하천을 대상으로 총사업비 3938억원을 들여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과연 하천생태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직접 가서 보았습니다.

서울에 59개의 하천이 있어요~


▲ 전체 59개의 하천중에서 20개 하천이 하천생태복원 대상지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59개나 되는 하천이 있다는 사실 아셨습니까?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보면 한강이외에 하천을 보기가 쉽지 않죠. 특히나 서울의 많은 하천들은 도시가 발달하면서 하천을 덮고 나서 그 위에 도로나 빌딩을 지어버렸죠. 청계천 복원을 한 이후로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하천을 복원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2010년 13개의 하천이 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하천을 다시 자연적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생태계를 고려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천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건설토목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스러웠습니다.


▲ 모니터링하기 전에 지도를 보고 논의하는 시민모니터링단

시민모니터링단은 20개의 하천중에서 성내천, 반포천, 홍제천(공사완료), 성북천,당현천, 도림천(공사중), 방학천, 여의천, 망월천(공사예정) 총 9개의 하천을 찾아갔습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본 서울시 하천생태복원의 문제점을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하천생태복원에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어보인다는 것이죠~

일단 전부 다 제거하고 나서 시작하자?
비록 도심하천이라도 각각의 하천 특성에 맞게 생태계가 형성되어 식물이 자라고 조류등이 찾기도 했다. 그런데 하천복원공사의 모든 구간은 포크레인과 불도저등 중장비가 들어가 기존의 식생과 생태계를 대부분 완전 제거해버리고 있었다. 도림천과 같은 경우에는 복원사업이전부터 지역주민과 학생들과 함께 하천생태계조사와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복원공사로 하천생태계가 완전 제거되어버려 기존 조사자료의 연결성이 사라져 버렸다. 생태복원이라면 기존의 모든 식생과 생태계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생태계에 대한 고려와 함께 복원공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에 그 곳에 살거나 찾아왔던 기존 식생과 동식물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걸까?


▲ 포크레인이 들어가서 바닥부터 제방까지 완전히 제거된 성북천의 모습

풀과 나무는 아무렇게 아무데나 심으면 잘 자라나?
기존 식생을 모두 제거하고 진행된 인공식재는 각 하천과 생태계의 특성에 맞게 심어졌다기 보다는 갯버들과 같이 하천에서 잘자라는 식생을 단순하게 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빛이 들어오지 않는 음지에 나무를 심거나 홍수가 일어나면 빠른 유속에 의해 쓸려나갈 수 있는 위험한 구간에 심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나 저수로 호안공에는 홍수 시에 흙이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직포를 아래에 깔아놓았다. 이는 애써 심어놓은 식물의 뿌리가 부직포를 뚫지 못해 제대로 자라는데 방해가 되거나 심지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생태복원이야? 토목사업이야?
생태복원 사업은 기존에 치수나 이수를 위해서 설치한 콘크리트 인공구조물 제거하고 자연하천에 가깝게 공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니터링 결과 9개의 대상하천에서 대부분 과도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석축 호안 등을 설치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석축과 석축 사이를 흙이 아닌 시멘트로 채워넣은 경우도 있었다. 과도한 징검다리와 낙차공과 같은 횡방향의 인공구조물은 물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아 수질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어류의 이동에 대한 고려도 없이 설치되어있었다. 하천 안쪽에 설치된 목조조경데크와 같은 인공구조물은 비가 많이 올 때 물의 흐름을 막아 주변에 홍수위험까지 높이고 있었다.


▲ 빠른 유속으로 인해 석축 사이를 시멘트로 막은 제방

▲ 하천복원 공사지역 내에 설치된 분수대

사람보다 동식물이 더 많이 찾는 하천
하천을 그대로 두거나 최대한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계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 번 파괴된 하천은 원래대로 복원되지 않을뿐더러 복원하는데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하천을 덮는데 드는 비용과 복원하는데 드는 비용은 다 국민세금이고 이러나 저러나 그 비용은 건설회사 주머니로 들어가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복원공사라는 이름하에 또 다른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생태복원사업이라 할 수 없다. 서울시는 기존의 복원사업이 이루어진 곳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곳에 대해서 모니터링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인 하천에 대한 계획을 재검토하고 수정.보완해야 한다. 물론 도시에 사는 시민들도 편안하게 하천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하겠지만 하천생태복원사업은 시민들이 더 많이 찾는 것이 아니라 동.식물들이 더욱 많이 찾는 하천을 만드는 것이지 않을까?

※ 다음 번에는 말라가는 도심하천에 대한 원인과 해결점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서울시 생태하천복원사업 시민모니터링 결과보고서는 자료실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글 : 최위환 (녹색연합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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