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2010.12.23 | 4대강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너무 각박한지라, 자기일이 아니면 무시하고 사는 것이 보통이다. 항상 여기저기서 환경문제가 시끄럽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큰 경각심을 새기고 살아가지는 않았다. 정의감에 불타는 성격도 아니고, 나 역시 살기 피곤한지라, 내 일이 아니고서는 세상일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나 같은 사람도 현 정부의 정책은 관심을 끌게 만든다. 내 상식선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관심하고 게으른 것으로 유명한 내가 신문의 사회면을 보면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 보통일은 아닌 듯싶다. 현 정부에서 행하는 일들이 많고 많은 문제가있지만,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잘 알려진 정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4대강 정책이 아닌가 싶다. 물론 수박 겉핥기식으로 아는 사람들은 그저 약소한 동․식물 환경파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피해들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더불어 이 환경파괴는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내가 손 쓸 방법이 없어, 이 현실에 더욱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찰나에 오빠의 소개로 ‘리버4이드 모텔’이라는 이번행사를 알게 되었다. 4대강에 대한 내밀한 대화와 함께 누구나 전시를 기획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는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내 작품 몇 점을 전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작품들을  준비하게 되었다. 마침 한 학기동안 작업하고 있던 그림들의 주제가 잘 맞아 떨어져서 다행이었다. 미대학부생인 나는 요즘 과제 전을 준비하고 있어서 일정이 팍팍했지만, 왠지 모를 책임감이 나의 행동력을 부추겼다. 행사당일 조금 늦어서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준비를 하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전시를 하는 카페 안의 분위기가 아늑해서 벽에 걸린 내 그림도 더 멋져 보여 기분이 좋았다. 그 곳에 온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도 기대되었다. 그 곳에는 나 말고도 많은 작가들의 작품과 영상들이 있었다. 작품들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들 이었다. 서로의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는 시간들이 나에겐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사람들이 싸가지고 온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행사는 어느 순간 시작되었다. 허겁지겁 행사장에 도착한 나는 배가 너무 고파있던 상태라 음식들을 거의 흡입하는 수준이었다. 배가 부르니 더욱 그 행사장이 편안해지고,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아무래도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대화는 즐거웠다. 빔(vim) 안 영상 속에 나오고 있는 수리부엉이는 매우 귀여웠고, 우리는 그 부엉이를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부엉이 말고도 영상속의 풍경들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그걸 보며 나는 좀 슬퍼졌다.
  
밤늦게까지 진행된 행사는 이틀 동안 계속되었다. 나는 학교 과제로 인해 하루 밖에 참석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조금이라도 4대강 사업에 대해 귀를 기울인 것 같은 내 자신이 뿌듯했다. 앞으로도 일어나는 이 일들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고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 신주리 (리버4이드모텔 전시 참여작가)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