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농성 26일차 소식 “천사들의 합창을 선물 받다”

2009.07.06 | 4대강

천막농성을 한지 26일째, 오늘은 주말이라 모두들 가족들과 나들이를 떠났는지 찾아오는 분 없이 비둘기 친구들만이 농성장으로 놀러왔습니다.

농성장은 우리가 지킨다



오늘 농성장은 환경정의 활동가들이 지켜주었습니다. 아빠 손을 잡고 농성장을 나온 귀여운 꼬마 아가씨가 아빠와 함께 서명부스를 지킵니다.

농성장 식구들은 오늘 드디어 짬을 내어 1인 시위용 피켓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자 한자 피켓 문구를 써가면서 활동가들은 4대강 정비 사업의 허구성을 국민 모두가 알고 MB도 자신의 잘못을 하루 빨리 뉘우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때! 피켓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등장했으니, 농성장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아가는 워시가 피켓을 만드는 활동가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의 조성흠 간사님이 전경들의 주특기인 전경 헤드락으로 워시를 제압하였지만, 워시는 오히려 전경 헤드락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네티즌들의 바자회 보며 감탄

점심시간이 지나자 조용하던 거리가 갑자기 시끌벅적해집니다. 조계사 옆 우정국공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 추모광고를 위한 네티즌들의 ‘훈내나는 바자회’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바자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인 오후 2시가 채 되기 전부터 개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악세사리, 옷, 네일아트 등 다양한 내용의 벼룩시장과 직접 음식을 만들어 파는 먹거리 장터도 열렸습니다. 그 중에는 익숙한 촛불소녀의 모습도 보이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서울광장의 사용 권리를 되찾기 위한 주민조례개정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우리 활동가들도 많은 분들을 맞아 피케팅과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우정국 공원이 발 디딜 틈 없이 찾아온 사람들로 빽빽하게 붐비는 것을 보니 다시금 요즘 네티즌들의 힘이 정말 대단함을 느낍니다. 마음 한구석으론 조금 부러운 마음도 듭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재미나는 행사 진행, 꽉 들어찬 사람들을 보며 우리의 활동도 재미나게 펼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봅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업인

이런저런 풍경 속에 농성장의 하루를 마감하려는 사이 한 노년의 신사분이 농성장에 찾아왔습니다. 노년의 신사 분은 MB의 개발 정책에 대해서 매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MB가 시장 시절 때 서울을 공사판으로 만들더니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공사판으로 만드느냐며 왜 자연 생태가 스스로 잘 살고 있는데 살리기라는 거짓된 말로 4대강을 죽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국민이 모두 반대를 하고 개발이 아닌 서민들의 경제와 복지에 신경써주기 바라는데 왜 자꾸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 사리사욕을 채우는 기업인처럼 구는지…” 라시며 한숨을 쉬시고 농성장을 떠나셨습니다.

MB정부는 왜 국민들이 모두 원치 않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삽질을 통해 다 헤집어 놓으려고만 할까요? 이제는 MB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천사들의 합창

저녁 6시, 방문객 없이 조용하던 농성장에 꼬마 손님들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나눔문화’의 <나누는 학교> 학생들입니다. 휴일도 없이 거리로 나가랴, 두꺼운 보고서 껴안고 씨름하랴, 조금은 피곤한 기색이던 활동가들의 얼굴이 어느새 환해집니다. 꼬마 손님들은 주말농장에서 직접 키운 야채들로 만든 감자전, 샐러드빵, 삶은 감자를 선물하고, 힘을 내라며 노래도 불러주었습니다.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이란 노랫말로 시작하는 <작은 세상>과 앵콜곡으로 <아빠, 힘내세요>를 열창했습니다. 노래를 듣는 활동가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 강력한 한방이 되어 활동가들의 에너지를 다시금 충전해주었습니다. 선물 받은 맛있는 간식이 출출했던 활동가들의 배도 든든히 채워준 건 말할 것도 없고요. 고맙습니다.

# 함께해주신 분들
나눔문화 나누는 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나눔문화 나누는 학교(간식)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