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전북교, 교각이 사라졌다.

2013.07.31 | 4대강

남한강의 전북교 교각이 붕괴됐다.

2013년 7월22일, 경기도 여주군과 양평군 경계에 위치한 용담천의 전북교 교각 하나가 빗물에 부러져 유실되었다.

역행침식으로 붕괴, 훼손되었던 2010년의 연양천 신진교, 2011년의 한천 용머리교 등을 떠오르게 하는 사건이다.

역행침식이란 준설로 인해 강 본류와 지류에 단차가 발생하면서, 지류의 물살이 빨라지게되고 그로인해 교량이나 제방, 강바닥에 침식이 일어난 것을 말한다.

7월27일, 현장을 찾았다.

주민들에 의하면, 4대강사업 과정에서 용담천과 남한강의 합수부에 있던 모래사장을 준설해서 둔치에 제방과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4대강 사업 이후 전북교 강바닥과 둔치가 침식되어 지속해서 낮아졌다고 말한다.

함께 현장을 조사한 박창근 교수는 “4대강사업으로 인한 역행침식이 전북교 교각 붕괴의 원인이다”라고 진단했다.

 

SONY DSC

(2013-07-27)

SONY DSC

(2011-06-22, 여주환경운동연합)

위의 사진은 2013년 전북교의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2011년 당시의 모습이다.

오른편 교각 하나가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교각 하단의 콘크리트 보호공이 물 속에 박혀 있다.

2011년 사진을 보면 교각 주변 강바닥에 침식을 막기 위해 돌무더기로 보호공을 설치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2013년 교각 아래에는 이런 보호공이 모두 쓸려가고 없다.

 

SONY DSC

긴 장대를 교각 아래에 넣어 보면 강바닥이 패인 것을 알 수 있었다.

 

SONY DSC

다리 아래에서 보면 교각이 사라진 자리를 확인할 수있다.

 

SONY DSC

교각이 붕괴되자, 다리 상판마저 휘어 버렸다.

주민들이 이 사실을 일찍 발견하고 차량 통행을 제지했기에,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SONY DSC

위성사진 등을 통해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SONY DSC

현재 전북교 차량통행을 막고 주민들은 우회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용담천 앞 남한강 본류에 준설은 없었다며, 역행침식이 아닌 집중호우로 인한 단순한 수해라고 말한다.

하천기본계획 상에 본류의 대규모 준설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증언을 토대로 할 때 합수부의 모래톱을 퍼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북교는 2006년 홍수 때 교량 위로 물이 넘칠 정도의 불어난 물에도 무사했던 다리다. 당시에 비하면 이번 비는 그다지 큰 비가 아니었다고 주민들이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북교 교각 붕괴 또한 4대강사업으로 인한 역행침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4대강사업의 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대강을 살리기는 커녕 전 국토를 파헤친 운하사업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

운하 사기극의 주역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하루 속히 강을 되살릴 복원을 논의해야 한다.

 

글: 황인철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