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세계 습지의 날을 맞이하여

2015.02.02 | 4대강

세계 습지의 날 맞이 성명

내륙습지 63%, 연안습지 75%, 논습지 30% 등 습지의 심각한 감소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습지 감소에 대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 수립하라

 

습지는 우리 생존의 토대이다. 습지는 우리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쌀과 수산물 같은 식량자원과 우리가 마시는 물을 공급한다. 또한 지구의 콩팥으로서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방지하며 이산화탄소를 저장하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제공하는 등 우리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국제사회는 매년 2월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지정하여 그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2008년 국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 람사르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Ramsar COP10)와 생물다양성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CBD COP12)를 개최하였다. 이를 계기로 습지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 증진이 있었으며, 정부도 총회 개최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에 의해 습지보전법의 제정과 습지기본계획의 수립과 시행,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2013)과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의 수립과 시행 등 일부 긍정적 조치가 취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습지 감소와 훼손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작성한 1,2차 습지보전기본계획서에 따르면 ‘2006년 762,650ha 이던 전국의 습지는 2012년 435,216.5ha로 전체 습지의 무려 43%가 감소하였다

-2006년 507,630ha 이던 전국의 내륙습지는 4대강사업 등의 영향으로 2012년 187,276.5ha(1,916개소)로 무려 63%가 감소하였고,

– 연안습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정부는 2차습지보전기본계획서 등을 통해 248,940ha의 연안습지가 남아 있다고 밝혔으나, 2010년 발간된 대한민국 황해(YSBR)의 조류 다양성 보전을 위한 새와생명의터 청사진 2010은 겨우 106,000ha 만 남아있어 예로부터 내려온 연안습지(추정 면적 46만ha)의 75%가 상실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 또한 1988년 1,358,000ha이던 논습지 면적은 2013년 964,000ha로 지난 27년간 약 30%, 39만4천ha가 감소하였다.

여기에 더해 연안습지의 추가 매립과 4대강사업(내성천 영주댐 건설 사업), 4대강 주변의 개발사업과 4대강사업에 이은 지천정비사업 등으로 전국의 습지가 걷잡을 수 없이 사라져가고 있음에도, 정부는 정확한 실태 파악은 물론 습지 보전 활동의 핵심인 습지 감소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습지의 상실은 우리 생존 토대와 발전 가능성을 훼손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더 이상의 습지 상실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불가능하게 한다. 생존을 위한 최소 토대는 지켜지지 않으면 안된다. 더 이상의 습지 훼손을 막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다. 이에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다음과 같이 우리 정부와 사회에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우리 정부는

습지 감소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습지감소에 대한 근본대책 수립을 수립하며, 생물다양성협약의 아이치 목표를 충실히 반영한 보호구역의 면적 확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한다.

 

우리 기업은

이윤 추구에 빠져 우리의 생존 토대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사업에의 참여를 중단하고 윤리경영,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공존공영하는 지속가능사회 건설에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학계와 전문가 그룹은

스스로 학자적 양심을 저버리고 개발 사업의 면죄부를 남발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참된 학자와 전문가의 책무를 다해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향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한다.

 

시민사회단체는

눈앞에 펼쳐지는 현상에 대한 대응만으로는 온 국토에서 자행되는 습지 파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음을 철저히 인식하고, 이런 무분별한 개발 사업이 이루어지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우선 규명하고, 이에 바탕하여 그 원인을 치유하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며, 아울러 서로의 힘을 더하여 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네트워크 활동에 함께 하여 주기를 요청한다.

 

2015년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문의: 박중록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운영위원장 010-8906-6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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