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막혀있는 물길을 열어 주는 것만이 망가진 4대강을 살리는 길

2017.02.22 | 4대강

 

– 미봉책에 불과한 정부의 4대강 대책

–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환경단체 주장을 인정한 격

 

2월 20일, 언론은 올 해 정부가 ‘댐·보·저수지 최적연계운영방안 공동연구용역‘을 시범 적용하여 녹조 문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내년쯤 4대강 보 1~2개를 해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뒤이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공동 해명자료를 통해 방류 계획은 있지만, 일부 보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보 해체에 대한 언론보도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해명자료는 지금까지 환경단체가 지속해왔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4대강 녹조 예방을 위해 ‘댐·보·저수지 최적연계운영방안 공동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녹조 등의 피해가 결국 유량과 유속에 의한 영향이라는 것을 자인한 것이다. 결국 4대강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종국엔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정부가 뒷받침한 꼴이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정부는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2조 원 넘게 들여 저류지(친환경 여과시설)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4대강사업으로 멀쩡히 있던 자연 저류지를 다 없애더니 이젠 오염된 강 옆에 인공 저류지인 물웅덩이를 만들어 수질 정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수자원공사는 총 570억 원을 들여 녹조를 집중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4대강 사업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수자원공사의 계획은 그야말로 기가 찬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녹조를 비롯한 4대강사업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그 실효성을 떠나 여러 방안들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방안들의 핵심은 유속과 유량 그리고 저류지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결국 16개의 보로 물길을 막고, 자연저류지 등 자연하천 원형을 망가뜨린 4대강사업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수질개선, 홍수와 가뭄 방지를 위해 강물을 막아 놓고 관리하겠다던 4대강 사업이다. 하지만 그 관리의 결과는 수질악화, 상수원오염, 물고기 대량폐사, 인근 농어민 피해, 천문학적인 사후관리 비용 등 문젯거리들만 양산했다. 막혔던 강이 다시 흘러야만 해결되는 문제다. 이제 보니 정부도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알면 실행하면 된다.

 

2017년 2월 22일

녹 색 연 합

문의: 이용희 (정책팀 070-7438-8532)

정규석 (정책팀장 070-7438-8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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