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어, 금강!

2017.12.08 | 4대강

지난 11월 28일, 정부의 2차 수문개방 이후 금강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유구천을 찾았다.
상류인 세종보에는 두껍게 쌓인 펄 층이 드러났다. 고인 물에서 숨 죽이며 버틴 강바닥의 모습은 처참하다. 그럼에도 깊은 숨을 몰아쉬고 한 숨 돌리는 금강의 얼굴을 다시 보니 반갑다.

세종보 개방 보름 이후의 모습이다. 짧은 시간에 넓은 면적의 강바닥이 드러났다. 이는 그만큼 펄 층이 두껍게 쌓여 강의 깊이가 낮아졌다는 의미이다.

두껍게 쌓인 펄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다.

 

모니터링 당시 3개의 수문 중 가운데 수문만 개방되어있었다. 수문을 장기적으로 한 곳만 개방할 경우 개방된 물길로만 골이 패이고 장기간 퇴적되어 있던 펄의 일부만 빠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공주보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이다. 수위가 내려가자 수문 앞에는 공주보의 지반인 콘크리트와 모래가 쓸려 나와 있다. 공주보는 암반이 아닌 모래 위에 건설됐다. 현재 주민들이 도로로 이용하는 공주보는 무엇보다 안전진단이 시급하다.

개방된 공주보 수문 앞에는 밀려나온 콘크리트 지반이 드러나 있다.

백제보에도 일부 모래톱 자리가 드러났다. 그곳에는 과거 수려하게 강을 지키던 버드나무가 백골이 되어서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뼈만 남은 버드나무들이 모습을 보였다. 과거 버드나무 군락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니터링 당일 백제보는 가동보를 한 곳 개방 했고, 세종과 공주보는 고정보 한 곳을 개방했다. 금강의 수문의 형태는 고정보와 가동보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개방되는 방식에 따라 가동보는 아랫부분에서 물이 빠지는 형태이고, 고정보는 윗부분부터 물이 빠지는 형태이다. 그러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고정보와 가동보를 완전 개방하여 고르게 물을 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주보와 백제보 사이에는 유구천이 있다. 유구천이 금강과 만나는 지점에는 많은 변화, 그 이상의 희망이 보였다. 그곳은 예상보다 많은 모래톱 자리가 드러나 있었고, 다시 살아난 물길에서 쉼 없이 맑은 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일부에는 펄이 깎이고 그 밑에 있던 모래와 자갈이 들어났다. 무엇보다 금강의 주인인 야생동물들과 금모래, 금빛 물살의 흔적을 만나 반가웠다.

금강의 물이 빠지면서 살아난 유구천의 물길

 

유구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수구

 

유구천 일부에는 펄이 깎이고 그 밑에 있던 모래와 자갈을 볼 수 있다.

 

새조개를 먹으러 온 새의 발자국

 

금강 생태계가 보 수문을 연 것만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희망적이다.
그 이유 하나 만으로도 4대강의 물길을 완전히 여는 것의 의미는 충분하다.
단 하나의 발견으로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자연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이치 그대로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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