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 에세이] 물관리일원화 시행 3개월,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2018.10.29 | 4대강

 

우리나라는 지금껏 물관리에 있어서, 수량은 국토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관리하는 것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물이 부족하던 시절 수자원 개발은 꼭 필요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댐을 만들어서 수량을 확보하고 하천을 개발해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는 일이 필수적인 시절은 아닙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질오염 문제는 우리나라 수자원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관리중심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올해 국토부에 있는 수자원과 관련된 일부 기능을 환경부로 통합하는 물관리일원화 정책을 확정하고, 한국수자원공사도 환경부로 이관했습니다.

 

오늘로써 2018년 국정감사 일정은 마감되었습니다. 이번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환경부로 이관된 한국수자원공사의 과거 사업의 적정성과 환경부 주도의 물관리일원화 시행 3개월을 평가하고, 향후 물관리일원화 정책의 집행 역량과 신뢰성을 검토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성공적인 물관리일원화 추진을 위해 공급중심의 수량관리 업무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물 순환 체계를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4대강 보는 환경성과 활용성 고려해 지속가능한 발전 대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한국수자원공사가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해온 대부분의 사업은 실익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미 4대강 사업에서 8조원의 빚을 진 상태입니다. 한현희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착공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사업은 1000억 원의 손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민간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적도 기니에서 진행하는 사업도 수익금을 상환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영주댐은 녹조와 수질오염 문제로 담수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상돈의원실 자료에서는 기능 없는 영주댐을 건설하기 위해 1조 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생태계 파괴를 비롯한 지역주민의 생활 터전과 문화재를 훼손한 정황이 밝혀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정미의원실 자료를 통해 영주댐 환경영향평가 당시 한국수자원공사가 제시한 수질개선 목표는 부실한 예측으로 수립된 것이 밝혀졌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 증가 등 수질개선 목표에 미달한 이유를 수질 측정 시기 영주댐 인근의 가축 사육이 22% 증가해 오염물질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환경보전협회 용역보고서 확인 결과 같은 시기 가축 수는 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자랑하는 수자원 관리 노하우에 대한 전문성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결과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 댐 시설의 관리능력 부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신창현의원실에서는 그 예로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한강수계 댐 시설의 용수공급능력은 0%, 홍수조절능력도 0%, 수질관리능력은 한국환경공단에 반에도 못 미치는 것을 지적 했습니다.

 

이상돈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의 과거 사업 결과를 평가하며 “수공은 대대손손 버림받은 공기업이 되었다.”고 발언하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민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현 상태를 냉정하게 인식해야합니다. 또한 기존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경부 주도에 따라 신뢰할 만한 수질수량관리 이행 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일 것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산적해 있는 기존 사업과 관련한 문제를 개선해야할 뿐만 아니라, 댐관리일원화와 국가상수도사업 등 중복되는 업무에 대해 조율과 통합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효과적인 업무분장은 정책의 성공적인 안착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됩니다. 물관리일원화 이전부터 통합에 따른 일정정도의 혼란은 예상되어왔기에 환경부는 산하기관에 대한 조직진단과 업무조정에 미리 대비했어야 합니다. 물관리일원화 시행 3개월, 정책 추진에 앞서 실행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환경부는 명확한 컨트롤타워로써 수질, 수생태, 수량 등 통합적인 수환경 정책을 이끌어야 합니다. 환경부 장관은 확고한 의지로 물관리일원화 안착을 위해 중복예산 검토와 효율적인 업무통합에 힘써야 합니다.

 

녹색연합_정책팀_ 이용희활동가(radha5@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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