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이포보, 백제보 열긴 했지만, 갈 길은 아직 멀어’

2018.11.05 | 4대강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구성만 해놓고, 보 실효성에 대한 공식 평가 활동 없어

 

지난 6월 환경부는 4대강 보 개방 모니터링 중간보고에서, 1년간 일부 보를 개방한 결과 물 흐름 회복으로 조류농도가 대폭 감소하고 생태계가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 되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세부적인 점검 사항에서는 본격적인 보 처리 계획 구성에 앞서, 국민 이해와 모니터링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8월 민관합동평가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중간보고 당시 4대강 보 중 금강, 영산강의 5개 보 처리계획을 올 연말에 공개할 예정이며, 한강, 낙동강은 추가 보 개방 모니터링을 거쳐 처리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여간 백제보, 이포보가 약 2m가량 개방된다. 짧은 기간이지만 1년 중 인근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기를 고려해 보를 개방하는 것이다.

11월 1일. 개방 중인 이포보 주변 환경의 변화상을 살피기 위해 남한강 지류인 양화천과 복하천 합수부 주변을 자체 관찰했다. 당시 수위는 26.4,EL.m로 관리수위 28,EL.m에서 약 1.6m 내린 상태였다. 관찰 결과 이포보 개방에서도 물 흐름 회복을 보여주는 여울이나 야생동물의 서식처로 활용되는 모래톱 등 생태환경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들이 일부 확인됐다.

 

-(양화천) 이포보 개방으로 지속적인 물 흐름이 유지되면서 양화천 합수부에는 여울이 형성되어 있다.

 

-(복하천) 여울로 인해 강바닥에 붙어 있던 펄이 서서히 떨어져 나가고 있다.

 

-(양화천) 보 개방으로 드러난 양화천 모래톱 위에서 도요새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복하천) 모래톱 위에서 아침 산책을 즐기는 고라니 뒤로는 4대강 공사 당시 쌓아둔 준설토가 보인다.

 

– (복하천) 저서생물인 조개류의 활동도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 했다.

 

보 개방으로 일어나는 주변 환경의 변화는 이후 4대강 보 처리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번 보 개방에서는 그 실효성을 평가하고 보 처리 근거를 마련해야 할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환경부가 올해 보 평가와 처리 계획에서 밝힌바와 같이, 실효성 있는 보 평가를 위해서는 이포보, 백제보가 추가 개방된 현재 시점에 국민 이해와 모니터링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6월 발표한 4대강 모니터링 중간보고에서도 모니터링 결과의 객관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 조직의 전문성을 앞세워 모니터링의 진행 과정과 데이터 기준 등이 국민에게 공유되지 않고 결과만을 발표한 점에서 나온 우려다. 이후 환경부에서는 민관거버넌스를 표방하며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을 구성 했다. 하지만 보 평가 기준은 별도의 연구 용역으로 마련 중이며, 정작 보 평가를 진행해야 할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에는 보 평가 기준에 대한 내용은 공유되지 않고 있다.

애초 공언한 계획(올 해 말까지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계획 확정)대로라면 관련 평가가 이미 시작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공식 일정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원활한 4대강 재자연화 추진을 위해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공식 활동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4대강 보 평가를 위해 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에 둔 구체적인 보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보 평가 지표와 실행방안이 필요하다. 더 이상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공식 활동을 미룰 이유는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환경부의 의도적인 태업을 의심할 것이다.

 

녹색연합_정책팀_ 이용희활동가(radha5@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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