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한국일보 공동기획] ② 외국서 ‘짝퉁 재생에너지’ 비판받기도

2011.05.30 | 재생에너지

[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외국서 ‘짝퉁 재생에너지’ 비판받기도
국제기구와 분류법부터 달라
‘폐기물에너지’도 포함시켜
‘에너지 절약 뒷전’ 정책도 문제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2.5%냐, 0.7%냐.’


두 숫자는 모두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생산량이 전체 에너지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전자는 2009년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집계한 것이고, 후자는 같은 해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에 준한 결과다.


두 숫자가 큰 차를 보이는 건 국제기구와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분류법이 다르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신ㆍ재생에너지는 재생에너지(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풍력, 소수력,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와 신에너지(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를 포함한다. 반면 IEA의 재생가능에너지에는 산업폐기물과 재생 불가능한 도시폐기물, 연료전지 등이 속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과 미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변수는 폐기물이다. 폐기물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의 75%(2009년 기준)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에너지원. 그러나 국제사회는 대개 재생 가능한 도시폐기물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국제기구와 국내 통계는 큰 차가 날 수 밖에 없다. 국가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외국에서 사례발표를 할 때 ‘그게 무슨 재생에너지냐’는 비판을 받아 창피할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정부도 이런 혼란을 알고, 2009년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원)에 신재생에너지 분류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에경원 부경진 박사는 ▦현행에서 재생불가 폐기물과 연료전지 등 일부 에너지원을 빼는 안 ▦신에너지를 제외하는 안 ▦재생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신에너지 청정에너지로 나누는 안 등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3안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관계 법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은 돼야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수반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데만 급급한 것도 문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999년 11만8,902MWh(시간당 사용한 전력량, 1MW는 1,000kW)에서 2009년 461만 7,886MWh로 10년 새 40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총 발전량도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0.05%에서 1.07%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다.


녹색연합 이유진 녹색에너지디자인 팀장은 “전력소비를 조장하는 왜곡된 전력요금체계 개편과 빌딩 및 주택의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소비를 줄이는 정책을 펼쳤다면 전력소비량이 이렇게 늘어나진 않았을 것”이라며 “에너지 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수요관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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