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한국일보 공동기획] ④ 1년간 토론거쳐 시설… 백열등 교체 등 주민들이 에너지 절약 앞장

2011.05.31 | 재생에너지

[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그린빌리지’ 성공사례 전북 중금마을 가보니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중금마을 제공

전북 임실군 중금마을 주민들은 2010년 그린빌리지를 신청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다. 2009년에도 시도했지만 주민 반응이 시원치 않아 보류됐다. 중금마을 주민 김정흠(45)씨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왜 우리 마을에 필요한지, 환경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다 고려해 1년간 주민들끼리 토론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말했다.


마을에 들여올 에너지원도 주민들이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동네 특성상 풍력은 처음부터 탈락, 운영비가 많이 나오는 지열과 보조난방이 따로 필요해 비효율적인 태양열이 제외되고 결국 태양광이 낙점됐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자립마을을 제대로 이루려면 중금마을처럼 주민들 주도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금마을 주민들은 사실상 모두가 ‘에너지 박사’들이다. 그린빌리지 신청 이전부터 주민들 스스로 에너지 절약과 교육을 한 덕이다.


중금마을 한가운데에는 농약병 폐비닐 등 종류만 12개에 달하는 분리수거함이 설치돼 있다. 2008년 주민들 스스로 ‘쓰레기 없는 마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직접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본 효과는 컸다. 시큰둥하던 일부 주민도 빈병 폐지 등으로 나온 수익금이 마을 공동경비로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다.



분리수거의 성공에 힘입은 주민들은 에너지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한 시민단체로부터 전문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 교육과 조언도 받았다. 그 결과 집 안의 백열등을 고효율 전구로 바꾸고 멀티 탭 콘센트를 설치하고 절수형 샤워꼭지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살필 수 있었다. 에너지 효율개선을 위해 집수리도 했다.


2009년 집수리 혜택을 받은 이순자(80)씨는 “문풍지 창문과 현관문을 단열제품으로 교체하고 흙벽을 헐고 스티로폼과 합판을 덧댄 것만으로도 집이 몰라보게 따뜻해졌다”고 만족해했다.


녹색연합 이유진 녹색에너지 디자인팀장은 “저탄소 녹색마을에 지원하는 예산이 300억원이 넘는데, 시설 설치에 앞서 에너지 교육 프로그램이나 집수리 사업 등에 먼저 예산을 투입해 에너지 자립마을의 ‘자립 토대’를 닦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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