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지역에너지학교] 보일러를 아무리 때도? 춥습니까?

2012.02.20 | 재생에너지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 보일러를 아무리 때도? 춥습니까?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가 강원도 원주시에서 열렸다.


통영 이어 강원도 원주에서 제2회 지역에너지 학교
전국 20개 단체 50여명 참석, 주택에너지 효율화 논의
서울 은평구 ‘두꺼비하우징’ 주택 에너지 ‘누출’ 시연도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가 지난해 통영 연대도에 이어 강원도 원주에서 열렸다.
 
지역에너지네트워크와 원주주택에너지효율화사업단이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주)노나메기, (사)녹색연합,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하는 이번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는 ‘주택에너지 효율화 길찾기’란 주제로 강원도 원주에서 16~18일 2박3일로 개최됐다.강원도와 원주시, 한국에너지재단에서 후원을 맡았다.
 
첫째날에는 종전 주택에너지 효율화사업이 전기장판,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 물품 지급 중심에서 창호와 단열 시공 등 에너지효율화 사업으로 전환된 상황을 실제 사례와 시연을 통해 살펴봤다.


저소득층 겨울 난방 지원? 전기장판 하나로 끝? 


(주)두꺼비하우징 김미정 부장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에너지 효율화사업 확대 시급”
 
“전기장판 하나 나눠 드리는 게 오늘날 행정에서 저소득층 겨울 난방 지원이 전부예요.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을 확대하는 게 시급합니다.”
 
서울 은평구 (주)두꺼비하우징 김미정 부장은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 사례 발표를 통해 “종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소득층 난방 지원 정책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며 “창호 및 단열 개선을 통한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은평구의 경우 (주)두꺼비하우징을 통해 취약계층 10가구 등 총 13가구의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실시, 저소득층 가구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미정 부장이 소개한 신모씨 집의 사례를 보면 시멘트 블록을 쌓아 지은 전형적인 주택으로, 창문은 홀창이어서 겨울이면 방안에 있어도 손이 시릴 정도로 우풍이 심했다.
 
이에 따라 (주)두꺼비하우징은 해당 주택의 (새는) 에너지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단열 대책을 수립, 개선책을 내놨다. 이 주택에는 내부와 외부에 각각 단열재를 시공하고, 창문을 이중창으로 바꿨다. 그리고 창문 틈새와 벽이 만나는 곳(우풍이 들어오는 곳)을 기밀테이프로 부착해 단열성과 기밀성을 높였다.
 
김미정 부장은 “신모씨의 주택은 대표적인 저소득층 주택으로 이처럼 우풍이 심한 집은 1시간당 20~25회의 차가운 외부 공기가 들어와 순환되기 때문에 실제론 사람이 방안에 있을 뿐 바깥에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열재 시공과 2중 창문, 기밀 테이프 부착 등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통해 1시간당 환기회수를 9회로 대폭 줄었다. 이 정도는 우풍이 거의 없는 집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신모씨는 이제 난방 효율이 높은 집에서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두꺼비하우징과 서울 은평구는 한국에너지재단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과 함께 일하는 재단 ‘주택 에너지 효율화 예비사회적기업 지원사업’ 등 예산을 확보해 저소득층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첫날(16일) 저녁에는 주택에너지 '누출' 지단 시연회가 진행됐다.


한편 서울시는 2월 17일 고효율 보일러 등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하거나 교체할 경우 필요비용의 최대 80%까지, 가구당 최대 500만원 한도에서 저리 융자하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반주택도 단열창호, 고효율 보일러, 고효율 LED 조명 등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할 경우 연리 2.5% 분할상환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저소득층 등 담보 여력이 없는 주택 소유자는 무담보로 신용보증을 받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발전소?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주)노나메기 변재수 사업단장


“아무리 저소득층이라도 원주에선 겨울을 나기 위해 3드럼의 기름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하면 석유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또 하나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혹은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를 보는 셈이 됩니다.”
 
원주의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이끌어온 (주)노나메기 변재수 사업단장은 “그동안 집을 지으면서 단열성이나 기밀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특히 노소득층 주택의 경우 슬래트 지붕 바로 아래에 합판이나 벽지 정도만 설치하고 단열재를 아예 시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저소득층 주택의 현실을 소개했다.
 
이어 “이런 저소득층 주택에는 아무리 기름 보일러를 때도 방 전체가 따뜻해지지 않는다. 방이 추우니 보일러를 돌리고, 그래서 기름을 더 쓴다. 기름값을 부담하지 못한 저소득층은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난다. 당장 전기료는 싸지만, 실제 전기를 만들기 위한 비용은 기름보일러보다 더 비싸다. 그 악순환을 이젠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노나메기는 한국에너지재단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과 한국가스공사 ‘온누리사업’, 그리고 강원도와 원주시에서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 예산’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이 많은 원주에서는 주택 외부에 ‘샤시’ 시공을 하는 외부단열 방법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가 576kwh/m2에서 창호시공 후 464kwh/m2, 창호 및 단열시공후 240kwh/m2로 50% 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보았다.
 
“원주의 경우 70년대 신용협동조합운동, 80년대 한살림 소비자운동, 2003년 원주의료생협, 2010년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사회의 역량이 모여 저소득층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는 저소득층은 물론 (기존) 일반주택의 에너지 효율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남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운영위원장


김제남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운영위원장은 “노후주택으로 인한 에너지 효율이 낮아 월간 20~100만원에 달하는 난방비 등 주거유지 비용이 증가하고 주거의 쾌적성과 안전성이 떨어져 서민을 위한 주택관비와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으로 난방비 등 건물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야말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온실가스 감축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원주생협 운동 현장 방문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방안 토론
-벽화마을 통영 ‘동피랑’ 노후 주택 에너지 효율화을 위한
건축생협 설립 가능성 논의도


둘째날은 ‘원주의 협동사회 경제를 배운다’는 주제아래 무위당(장일순)을 기리는 모임(김영주 회장), 사회적기업 (주)노나메기(정인재 대표),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김선기 국장) 등 원주에 면면히 흐르는 민주화, 협동조합의 역사와 현장을 만났다.
 
지난해 통영에 이어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 이튿날(17일) 전국에서 모인 20개 단체,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원주 밝은생협과 사회적기업 ‘맛두레’, 사회적기업 (주)노나메기 등 생협과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장을 현장 방문했다. 또 ‘주택 난방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 아래 대안마련을 위한 워크숍을 갖고, 참가자 서로간의 지혜를 모았다.
 
원주는 70년대 신용협동조합운동과 80년대 한살림 소비자운동, 2003년 원주의료생협, 2010년대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등 우리나라 생협운동을 이끌어왔다. 심지어 노숙자까지 ‘갈거리생협’이란 생협을 통해 갑작스런 치료나 구직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목돈(50~200만원)으로 대출받고 적은 돈으로 갚을 수 있도록 할 정도다.
 
생협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온 무위당 장일순을 기리는 모임 김영주 회장은 “생협운동은 함께 같이, 돈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이라며 “스스로, 더불어,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강조했다.
 
원주지역에 친환경급식을 공급하는 사회적기업 ‘맛두레’에서 점심을 먹으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유기농 생산 및 소비운동을 중요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주택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주)노나메기 사무실과 작업장, 실제 주택 에너지 효율화사업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둘째날(17일)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5개 그룹으로 나눠 토론을 했다.


‘주택 난방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아래 참가자들이 5개 그룹으로 이뤄 △도시 건축물 에너지 문제 △농촌에서 어떻게 하면 싼값에 따뜻한 겨울을 날까? △에너지 진단 어떻게 하나? △사회적 협동조합 어떻게 만들까?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특히 벽화마을로 유명한 통영 동피랑의 노후 주택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가칭) 헌집 줄께 새집 다오’란 건축생활협동조합 설립 가능성까지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확산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등과 공조해야 하며 각 지역별 사례와 경험을 공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마지막날에는 이재열 적정기술네트워크 대표의 지도로 참가자 전원이 시골에서 고추말리기 등에 필요한 ‘소형 태양열 온풍기 만들기’에 도전했다. 
 


노나메기 답사를 마치고 찍은 단체 사진


이번 제2회 지역에너지학교에는 푸른통영21, 화석에너지 제로섬 ‘연대도’, 통영인뉴스를 비롯해 동강 제장마을, 숲과 에너지, 나주 왕곡, 전북의제21, 진해, 충남공주 옥룡동, 서울 중계동, 인천, 녹색연합, (주)뚜거비 하우징, 강화도, 청주, 파로호 느릅마을, 천안, 효제곡, 전남 해남, 평택, 광주 등 전국 20개 마을과 사회단체, 50여 명이 참석했다.
 
제3회 지역에너지학교(2박3일)는 치열한 유치 경쟁 결과, 강원도 화천군(파로호 느릅마을)에서 개최하고 2012년 워크숍(1박2일) 전남 나주군(왕곡마을)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김상현 기자 <tyi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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