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을 통한 발전] 햇살씨앗절전소가 1,441KWH를 생산했어요!

2012.08.24 | 재생에너지







햇살씨앗절전소는 녹색성북네트워크(2011년부터 기후 변화 대응과 대안에너지를 위한 실천을 펼치는 성북구내 다양한 단체들의 모임)가 주축이 되어 성북구 내 218세대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절전 활동입니다. 에너지 절약을 통해 절전(節電)을 하면 그것이 곧 발전(發電)이라고 보는 개념으로 에너지 문제에 좀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시선을 갖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난 627일 햇살씨앗절전소를 지을 햇씨(에너지절약지킴이)들이 모여 앞으로의 절전소 활동을 약속하며 선포식을 했었습니다.(다시보기 클릭 ) 유난히 무더운 이번 여름을 보내며 햇씨들이 어떤 실천을 했는지, 그리고 사랑방 모임은 어땠는지 알아볼까요?


 



1 6월 절전소 현황










 



전체 219명의 햇살씨앗 중 81명의 작년 및 올해 6월 전기사용량 정보(전기요금 고지서)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81명의 전년 6월 대비 총 전력 절감량은 1,441KWH5.7% 절감하였습니다. 1,441KWH3,4인 가족이 약 5개월간 사용한 전력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혼자서만 절약할 때는 미미한 듯 했지만 여럿이 모이니까 확연히 큰 숫자가 만들어집니다. 이번에는 여름휴가나 방학 때문에 사랑방 모임이 어려웠던 분들이 계셨는데 다음 달에는 더 많은 햇씨들이 모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절전소 현황 자세히 보기)


 


 



2 햇살씨앗 아카데미                                                                                                        





한성여중에서는 사회적 기업인 두꺼비하우징 윤전우 팀장님이 학생들 대상으로 햇살씨앗절전소 프로젝트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한 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작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의 이면에 대해 짚어보고, 쇼핑이나 승용차 이용 등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해 전기 소비 패턴을 알아보았다고 해요. 편리함에 익숙해져 필요 이상의 에너지 낭비를 하며 살았던 것은 아닌지 학생들에게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나 봅니다. 다음은 학생들의 특강 후기 중 하나입니다.








  나는 그 동안 원자력 발전소가 우리 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면 밖에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특강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가 도움이 많이 되는 부분도 있는 반면에 매우 위험하고 자칫 잘못하면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많이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지, 또 서울 지역 시민을 위한 전기 공급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특강을 들으면서 문득 그 동안 전기 사용에 대해 별 관심 없이 함부로 낭비했었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왠지 부끄러웠고 다른 시민들에게 괜히 죄송스러워졌다. 그러고 이렇게 전기 사용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특강을 해 주신 윤전우 팀장님이 일하시는 곳이 하나의 예이다. ‘두꺼비 하우징’이라는 회사는 열 효율성이 떨어지고 열 손실이 큰 집을 위해 공사를 해 주어서 그 집의 열효율을 높여주고 열 손실을 줄여준다. 이렇게 좋은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좋아보였지만 아직 이러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의 실천으로 전기를 매우 아낄 수 있다고 하시니 지금부터라도 세상을 위해 전기를 소중히 여겨 아껴야겠다.  (3학년 4반 마영인)


 


 



3 사랑방 모임


현재 햇살씨앗절전소는 219명의 한살림, 서울북부두레생협, 아이쿱생협 조합원 분들과 아름다운 가게,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단체별로 6명에서 15명 정도 기준으로 사랑방을 각각 꾸렸는데 사랑방 모임을 통해 각자 자기의 절전 활동과 실천 과정의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 나누고 있답니다. 지난 7월 아이쿱 정릉마을 햇씨들은 동네 치킨집에 모여 첫 모임을 진행했다고 해요. 서로의 전기요금과 사용량을 비교하고 각자 가족들의 전기 제품 사용 습관들을 떠올리며 어떤 절전 활동을 할지 이야기하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났다고요. LED 전구로 조명 교체, 성능이 떨어지는 김치냉장고 사용 중단 등으로 전월 대비 전기 사용을 15% 이상 줄인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정릉마을 햇씨들의 소식 자세히 보기)



 


 



4 이 달의 절전왕


6월의 절전왕은 북부두레생협 햇살씨앗 안현옥 님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전기사용량이 320KWH(20116)에서 226KWH(20126)로 총94KWH(29%) 절감하셨네요. 다음은 안현옥 님의 깨알같은 절전 TIP이 담긴 절전수기랍니다.








 저는 성북구에 살고 있는, 남편과 20대 후반의 자녀들을 둔 5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서울에 이사를 온지 10년이 훌쩍 지나고 저는 종종 어릴 적 동네 할머니들께서 시장골목으로 팔러 나오신 먹거리들이 무척 그리웠습니다. 생활 속에서 나온 것들로 땅에 거름을 주고, 벌레를 손으로 잡아내며 정성스레 키워낸 그런 먹거리들 말이죠. 그런 아련하고 막연한 그리움 속에서 만나게 된 것이 바로 우리농, 두레생협, 한살림과 같은 협동조합들이었습니다. 안전한 먹거리와 지구의 안녕을 염려하는 뜻있는 많은 분들이 모여 살충제나 제초제를 쓰지 않은 유기농법의 농사를 지향하는 조합들은 제게 몹시 반갑고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어느 날 두레 생협에 들렀는데 처음 보는 아주 편리해 보이는 멀티 탭을 무료로 나누어 주시며 햇씨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그 취지와 방향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엿보이는 행사였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쉽게 절전을 실천할 수 있는 제품을 선물로 받고 나니 저 스스로도 더 열심히 전기를 아끼는 운동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생각지도 못하게 이번에 가장 많은 절전에 성공한 가정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 조금 부끄럽지만 관계자 분께서 절전에 관한 수기를 다른 분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이렇게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전년에 비해 전기사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노력이 있습니다. 우선 일과 관련하여 가족 한 명이 밖에 나가 살게 되면서 집에서 쓰던 컴퓨터가 한 대 줄어들었죠. 또 최근 건강과 관련된 이슈로도 자주 등장하는 전자파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때문에 전자기기의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식기 세척기를 사용하기 보다는 사용한 그릇들은 털실 수세미를 이용해 바로 바로 씻어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세제사용량도 줄일 수 있습니다. 털실 수세미는 기름기도 잘 제거되는 이점이 있죠. 그리고 TV를 시청 할 때는 거실 전체 불이 아닌 작은 등 하나만 켜고 봅니다. 우리 집 TV는 주변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적절한 빛 조절을 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더군요. 그렇다보니 환한 불이 아니더라도 TV를 보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또 화장실은 익숙한 곳이라 구태여 불을 켜지 않아도 손을 씻거나 간단한 볼일은 가능하기 때문에 불을 켜는 것을 자제했습니다. 센서형 절수기도 내가 좀만 더 수고하기로 하고 꺼두었고요. 정수기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교환하였고 전자레인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식품은 미리 냉장실로 옮겨 해동시켰습니다. 냉장고도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 분류표를 작성해 냉장고 앞에 붙여두면 문을 오랫동안 열어두지 않고 내용물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냉장고 속을 자주 비워 내주는 것도 좋습니다. 가끔은 시장을 가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걸로만 만들어 먹기를 시도하죠. 또 시장을 보더라도 냉장고가 가득 차지 않게 필요한 제품만 조금씩 사려고 노력합니다.  전체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쓰지 않는 모든 코드는 하나하나 빼놓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절전은 무엇보다도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습관이 중요합니다. 에너지 절약은 거창한 것을 하려는 것보다는 일상 속에서의 작지만 철저한 실천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간단체에서 장바구니 운동, 개인 물잔 가져다니기 운동, 각종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절전운동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척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선조들이 우리의 삶의 터전을 잘 가꿔 와주었기에 지금 우리가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미래의 손자, 손녀들을 위해서라도 자연을 생각하고 에너지를 아끼는 노력을 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인류와 아름답고 건강한 지구의 보존을 위하여 제3, 제4의 건전한 생활운동들이 생겼으면 합니다.


 


전기를 아끼는 실천이 곧 전기를 생산하는 행동이라는 의미의 절전소활동은 가정에서 개인의 절약만을 강조하는 운동은 아닙니다. 도시에서 수동적인 에너지 소비자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함께 모여 절전의 의미를 논의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참여자 모두가 에너지 문제에 대한 능동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해봅니다.


햇살씨앗절전소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신수연 (녹색 에너지디자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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