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너지학교 후기] 우리끼리만의 운동이 아닐까?

2016.07.28 | 재생에너지

벌써 9번째를 맞는 지역에너지학교는 2011년 시작되었다. 그동안 ‘주택에너지효율화’ ‘바이오에너지’ ‘우리마을 겨울나기’ ‘도시의 에너지자립마을’등 다양한 주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농촌에서, 도시에서 에너지자립마을이나 에너지 교육, 캠페인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참가해 교육이 끝난후에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정보를 나누는 등 지역에너지네트워크를 함께 꾸려왔다.

이번 지역에너지학교의 주제는 ‘지역에너지운동의 정책화와 제도화’이다. 2011년 후쿠시마사고이후 2012년 45개 기초지자체의 ‘탈핵에너지전환선언’, 2015년 4개 광역지자체(서울,경기,충남,제주)가 ‘지역에너지전환선언’을 했다. 그동안 꾸준히 지방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제안하고, 시민들과 함께 캠페인을 제안한 많은 시민단체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많은 지역에너지 활동이 지역내에서 폭넓게 진행되지 못하고 에너지교육과 캠페인에 그치고 있기도 하다.

정책화와 제도화는 지역에너지운동을 확장해 지속성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이번 지역에너지학교는 이를 위한 방법과 사례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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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너지운동의 키워드인 ‘동원력(영향력), 네트워크, 정책화, 에너지민주주의’등을 주제로 한 집담회로 지역에너지학교를 시작했다. 집담회에서는 서울에서, 수원에서, 안산에서 지역에너지운동을 오랫동안 진행해온 분들이 참가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이후 활동방향을 모색했다. 오후에는 지역의 에너지관련 정보를 통계를 통해 찾아보고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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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사람꽃이 피었어요’라는 제목으로 강의중인 성북 마을촉진자 이소영님. 성북구의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인 ‘함께사는성북’ 대표등을 지내고 이제 마을운동에 푹 빠져 지내는 중이다. 둘쨋날은 ‘늘 보던 사람들이, 늘 하던 방식으로 진행하는 ‘우리끼리’의 운동이 아닌 마을에서 주민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지역내 다른 영역의 전문가, 단체들과 함께 제대로 활동을 만들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을 사례와 함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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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100% 활용하기’를 주제로 강의중인 이현철 광주시의원. 셋째날은 에너지운동의 확산을 위해 의회와 행정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지방자치의 개념, 예산 일정. 공무원과 함께 일하는 요령에 대해 공부했다. 공무원도, 의원도 결국은 사람. 함께 일하기 위해선 칭찬해주고, 평소 관계를 친밀하게 유지해야한다. 그리고 오후엔 구체적인 활동아이템을 워크숍을 통해 다듬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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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청주에서, 전주에서, 경기도와 서울에서 시민들과 에너지전환활동을 조직하고 진행하는 시민단체 활동가, 마을 운동가, 교육 관계자 등 다양한 분들이 모였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사람부터 지역에서 탈핵에너지전환캠페인을 수년동안 계속한 사람까지 다양한 관심과 고민을 가진 참가자들이 모였다. 3일간 지역에너지학교가 진행되는 내내 참가자들은 쉬는 시간에도 경험과 고민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참가후기

녹색연합에서 주관하는 지역에너지학교 워크숍을 다녀왔다. 지역에너지활동의 정책화와 제도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3일 동안 지역에서 오신 에너지 분야 활동가들과 다양한 지역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활동가와 오랫동안 활동하신 선배님들과 이런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기회가 흔치 않은 것 같아 광주에서 서울까지 열일 제쳐두고 큰 기대를 품고 출발하였다.

저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활동가분들이 에너지라는 공통점을 갖고 모여 강의를 듣고, 질문하고 토론도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도 이후에 활동을 하며 겪게 될 고민이나 문제들을 미리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끼리만의 운동이 아닐까?” 한정된 네트워크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하며 아직 모든 분들을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5개월차인 나조차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안산의 우수사례소개를 들으며 광주에서도 저런 사례를 본받아 확장된 네트워크망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점심시간도 부족할 정도로 열정적이고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중간 중간 마음열기 시간이나 워크숍시간 등이 짜여져 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이번 워크숍은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하는 신입활동가에게 중요한 팁을 주는 워크숍이었다. 배운 내용을 가지고 지역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사진 : 에너지기후팀 신지선 활동가
글 : 광주전남녹색연합 박유미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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