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책을 방관하는 건 찬성과 마찬가지다! -탈핵영화제2 <도쿄핵발전소>

2014.07.22 |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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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핵발전소>영화를 보면 원전에 대한 상식과 위험성을 자연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반대편 주장도 알 수 있고요. 게다가 일본 영화답게 잔재미가 있습니다. 일본 만담처럼 단어의 중의적 특성이나 비슷한 발음을 이용한 위트가 여러 군데 나옵니다. 스케일이 큰 영화는 아닙니다. 화려한 액션과 큰 스케일은 없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유명한 배우들이 나옵니다. (주인공인 야쿠쇼 코지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쉘 위 댄스', '실락원' '13인의 자객'의 남자 주인공입니다.)

 

영화 중반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원전관련 전문가로 초빙된 대학교수의 자세한 설명에 의해 일본정부가 주장하는 원전이 지진에 대해 절대로 안전하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도쿄 시청 고위 관리들의 반응은…….

 

관리 1: 정부가 그렇게 엉터리 짓 하겠어요?

관리 2: (다음과 같은 일본에서 있었던 대표적인 안전신화 붕괴 사례와 정부의 거짓말들을 언급함)

* 정부의 거짓말1) 고베지진에 의한 한신고속도로 붕괴 사건

: 일본의 고베지진(1995.1)은 리히터 지진 강도가 7.2에 달했던 강진으로 한신고속도로(고베-오사카-나고야)가 붕괴되고 많은 가옥,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20초 동안 있었던 이 지진은 강진에도 끄떡없이 건설되었다던 한신고속도로가 무너짐으로써 일본인의 자존심도 무너진 사건이다.

 

* 정부의 거짓말2) 바닷모래를 쓴 신칸센 터널

: 1999년에 발생한 신칸센 터널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사건 – 전문용어로 박락(剝落), Spalling 되었다고 함. 그 원인 중 하나가 70, 80년대에 터널 공사에 사용된 바다모래였다고 함.

 

* 정부의 거짓말3) 한센병 예방 격리정책

: 일본이 행한 자국과 식민지 (한국 포함)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격리시킨 일

일본 자국민에 한해서 2001년 구마모토 지방법원에서는 “국가의 한센인 격리정책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의 길이만 해도 400쪽이 넘었다.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총리는 “한센병 환자들이 그동안 받아온 고통을 생각해 감히 항소를 하지 않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원고들은 “푸른 하늘이 펼쳐졌다”고 감격했다. 이후 ‘한센병 요양소 입소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피해자들은 작게는 200만 엔에서 많게는 1400만 엔까지 보상금을 받았다.

참고자료1 링크 /  참고자료2 링크

 

추가로 제가 생각하는 일본의 엽기 행각 소개하고 싶습니다.

* 일본 녹십자의 혈우병 치료제에 AIDS 환자의 혈액을 사용한 일

731부대 출신들이 일본 녹십자 (ミドリ十字) 사를 만들어 명예와 돈을 거머쥐고 고위층으로 떵떵거리며 살았다. 그러나 녹십자사도 시작부터 줄줄이 인체실험을 자행한 탓에 항상 잡음에 시달려왔다. 결국 1980년대 후반 혈우병 치료제에 AIDS 환자의 혈액을 사용, 일본 내 혈우병 환자들 4,500여 명 중 무려 2,000여명이 줄줄이 AIDS에 걸리는 사상 최악의 병크를 내지르고야 말았다.

참고자료 링크

 

도지사 : 핵발전 지지자는 도시에 많은데 왜 지방에만 세우나?

부지사 : 특별히 찬성하는 건 아니고요.

도지사 : 그럼 왜 방관자로 있지? 국가 정책을 방관하는 건 찬성과 마찬가지다.

도지사 : 5천명 지역도 천만 이상 대도시도 거기 사는 주민 한명 한명이 짊어지는 생명의 위험은 같잖은가?! 전기를 제일 낭비하며 혜택 보는 도쿄도민(주민)이 그 위험을 지지 않고 핵발전소를 딴 곳에 강요하는 건 좋은가!

부지사 : 지사 말대로 정부정책 방관은 찬성과 동일합니다. 우린 그걸 못 깨달아 지방의 얼마 안 되는 반대자와 1억 명의 방관자를 낳고 있죠. 도쿄도민은 특히 핵 발전 유치에 딴 세상 얘기 마냥 무관심하니까!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 대사 한 줄에 담겨져 있습니다.

"국가 정책을 방관하는 건 찬성과 마찬가지다."

저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국가 정책을 방관만 하는 것은 재앙과 같다. 이 문제들에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정비 사업, 가리왕산 활강 스키장 건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 원전 문제 등 너무나 많습니다.

당신이 이런 공사에 찬성하지 않았다고 해서 자유로워질 순 없다고…….

이런 재앙을 벌이는 정당에 투표한 당신들은 생각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

마지막으로 유명한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지옥의 가장 어두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사람들을 위해 남겨져 있다(The darkest places in hell are reserved for those who maintain their neutrality in times of moral crisis.)”

<녹색연합 회원 이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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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8일 탈핵영화제 두 번째 영화 상영이 있었습니다. 아리랑시네센터 야외무대에서 부는 시원한 자연 바람으로 더위를 식혔습니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첫 번째 영화 <밀양전>에 이어 두 번째 영화에도 많은 관람객의 호응으로 뜨거웠습니다. 소박하게 40명 규모의 관람객을 예상했었는데요, 예상 관람객의 두 배가 넘는 분들이 오셔서 기쁜 비명을 질렀습니다.

영화 상영의 앞뒤로 재밌는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탈핵과 영화에 대한 퀴즈를 맞추고, 선물도 받고, 공부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 7월 18일 오늘, 가동되고 있는 원전은 몇 기일까요?

*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날짜는 언제일까요?

 술술 대답이 나오시나요? 각각 <고리, 월성, 영광, 울진 / 18기 / 2011년 3월 11일>입니다. 기본적인 탈핵 지식이 많은 분들이었을까요? 탈핵문화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었을까요? 선물에 대한 열정적 의지였을까요? 문제가 나올 때마다 과반수의 관람객이 손을 들어 답을 맞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이 날 선물은 녹색성북네트워크 참여 단체들이 십시일반 준비해서 나눴습니다. 영화 티켓, 수제 고추장, 신제품 복분자쨈, 자두, 생협 라면, 마스코바도 설탕, 절전 탭, 장바구니 등 지구와 건강을 생각한 세심한 선물들이 관람객들의 기분까지 건강하게 했습니다.

 다음 탈핵영화제는 8월 27일 수요일 2시, 애니메이션<맨발의 겐> 상영이 한성여중 대강당에서 있습니다. 일본 히로시마 원폭사고 이야기로 핵의 공포를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만화영화입니다. 다음 달에도 탈핵을 향한 발걸음 옮겨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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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퀴즈를 맞추고 받은 선물! 자랑스럽습니다^^>

 

[note] 녹색성북네트워크는 성북구에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성북구를 녹색으로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녹색성북네트워크는 6월부터 10월까지 한 달에 한 번, 탈핵 관련 영화 상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note] 

 

에너지기후국 한이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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