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위험한 핵발전소 확대정책 전면 중단해야

2011.03.14 | 탈핵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수많은 일본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어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가 폭발하면서 ‘제2의 체르노빌’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진이 천재(天災)라면,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인재(人災)다. 핵발전소가 안전신화가 얼마나 허망한지, 인간의 안전관리의 한계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고다.

이에 녹색연합 등 1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제2의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위험실상을 공개하고 원전확대정책을 즉각 중단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14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기자회견은 재앙에 희생된 일본 국민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무엇보다 먼저 대지진과 핵발전소 폭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지진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아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로까지 확장되었고, 이에 따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세슘이 기준치의 1000배나 방출되었다. 지금 수준으로도 이미 사상최악의 사고인 체르노빌 사고와 드리마일 사고에 이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3호기 마저 폭발…2호기 냉각장치 중단





▲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3호기 폭발 캡쳐 화면 (출처 : 노컷뉴스)
기자회견 도중 1호기 폭발에 대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폭발 우려가 제기되던 3호기마저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해 노동자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3호기의 경우 플루토늄과 우라늄 혼합원료를 사용해 3호기에서 방사선이 누출될 경우 1호기의 경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연료가 우라늄 연료보다 녹는 점이 약간 낮을 뿐, 핵분열로 생성되는 방사성 물질을 비롯해 원전의 위험성에 근본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3호기가 1호기 보다 규모가 큰 만큼, 폭발로 인해 외부에 노출되는 방사성 가스의 양이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원자력안전기반기구(JNES)의 2005년 자료를 보면,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출력규모는 ‘50㎾미만’, 3호기의 출력규모는 2배인 ‘100㎾미만’으로 표시돼 있다.

문제는 강진의 여파로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원자로를 냉각해줄 냉각수와 전력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얼마나 더 커질지 짐작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냉각장치가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본정부, 피폭대비 철저히 하고 정보 공개해야
일본 정부는 사고가 더 커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방사능 피폭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노동자·공무원·군인들의 안전관리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한 일본 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일본 정부가 사건을 축소하고 정보를 제때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의심하고 있다. 핵발전소 사고는 그 피해가 해당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좁게는 이웃나라, 넓게는 전 세계에까지 미치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해야 마땅하다.

한국정부, 위험한 핵발전 확대정책 전면 중단해야
한국 정부는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과 우리의 원자로 설계방식이 다르다든가, 바람의 방향이 편서풍이라 우리나라에 영향이 없고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우리나라까지의 거리는 불과 1200여킬로미터로 봄철 부는 바람의 방향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가지 염두에 두고 각 단계별 시나리오와 대응매뉴얼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행동지침을 알려주어야 한다.

핵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로 인해 명확해졌다. 한국 정부는 이번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위험한 핵발전 확대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21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게다가 2020년까지 11기를 더 세울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핵발전소가 몰려 있는 울진, 월성, 고리 등 동해안지역도 활성단층 지대가 있어 지진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고준위 핵폐기물의 보관기간은 100만년 이상이라고 한다. 도대체 누가 100만년 동안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는 말인가.




관련글 제2의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글 : 권승문 (녹색에너지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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