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2020.05.23 | 탈핵

오늘, 23일 12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원회)가 주관하는 공론화 착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및 피켓 시위를 벌였다. 10만 년 이상 생태계로부터 철저히 격리시켜야 하는 위험한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를 고작 2주 동안 시민 549명을 모집해서 온라인 학습과 2차례의 토론회라는 ‘졸속 공론’으로 처리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피켓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재검토위원회는 어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 17일부터 한국 리서치를 통해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 방안에 대한 전국 의견수렴을 위한 시민참여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늘 14개 지역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2차례의 종합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시민사회는 그동안 해당 지역과 시민사회가 배제된 재검토위원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제대로 공론화를 진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밀실에서 서둘러 공론화를 끝내려는 정부의 속내는 여전했다.

오늘 기자회견 및 피켓시위에 참여한 지역은 서울, 인천, 대전(대전/충남/세종), 청주(충북), 춘천(강원), 전주(전북), 나주(광주/전남), 울산, 부산, 대구, 창원(경남), 포항(경북) 총 14개 지역 중 12곳이다. 기자회견 및 피켓시위에 나선 시민사회단체는 ‘고준위 핵폐기물, 10만년의 위험한 쓰레기! 문재인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졸속 공론화를 즉각 중단하라!’‘시민들을 들러리 세우지 말라!’‘사용후핵연료 공론화? 핵쓰레기 안 만드는게 먼저다!’‘사용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해체하라, 정정화 위원장 사퇴’를 주장했다. 경주 월성 핵발전소로부터 8km인접해 있는 울산의 경우 시민들의 강한 항의로 오리엔테이션이 무산되었다.

아무도 모르는 데 공론화라니!

정부와 재검토위원회는 ‘시민참여’, ‘의견수렴’이란 표현은 쓰지만, 공론화에 착수한 것도 어제(22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었을 뿐이다. 기밀작전을 수행하듯 공론화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가능한 조용한, 그래서 아무런 탈 없이 가능한 서둘러 마무리 될 수 있는 공론화를 원했던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결국 공론화란 미명으로 월성을 비롯한 핵발전소 임시저장고를 증설하려는 알리바이가 필요했던 것이다. 오늘 공론화 오리엔테이션의 수행지침은 취재거부, 참관불가였다. 취재도, 참관도 불허한 채 밀실에서 공론화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는 애당초 관심사항도, 과제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공론의 형식을 빌어 경주 월성의 핵발전소 임시저장고를 증설을 결정하려는 책략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

10만년의 과제인 핵폐기물의 지역별, 세대별 형평한 처분보다 지금 당장의 핵발전소 가동에만 급급하여 임시저장시설을 늘리려는 정부의 민낯이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 핵폐기물을 책임있게 처분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정부라면, 자체 발전을 통해 생산된 폐기물을 책임질 능력이 없는 핵발전이라면 지금 당장 멈추어야 한다.

녹색연합 임성희 기후에너지팀 전환사회팀장 (070-7438-8512, mayday@greenkorea.org)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