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푸른하늘의 날’ 국내 최대 탈석탄 캠페인 ‘석탄을 넘어서’ 발족

2020.09.07 | 탈석탄

ⓒ석탄을 넘어서

‘푸른하늘의 날’ 국내 최대 탈석탄 캠페인 ‘석탄을 넘어서’ 발족

한국 정부, 보여주기식 행사를 넘어 실질적 탈석탄 정책 마련해야 

  • 정부의 허울뿐인 ‘푸른하늘의 날’ 제정 … 전국 15개 단체 탈석탄 운동 출범해 
  • 기후대응, 대기오염 저감 위해 2030년까지 글로벌 탈석탄 흐름 동참해야 

9월 7일(월), 한국 정부의 제안으로 제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인 ‘푸른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이하 푸른하늘의 날)’을 맞아 여러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전국 환경, 시민, 청소년 단체 15곳은 국내 최대 탈석탄 공동캠페인을 출범하며, 정부에 허울뿐인 기념일 제정이 아닌 대기오염 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등 15개 단체는 당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열린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 출범식에서, 정부에 2030년 탈석탄 선언 및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푸른하늘의 날’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제안해 채택된 날로, 우리 정부 주도로 제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다. 대기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그러나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15개 단체는 “글로벌 탈석탄 흐름에 역행하여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한국 정부가 푸른하늘의 날을 제정하고 자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올해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나 유럽의 폭염, 미국의 산불 등 세계 각지의 이상 기온 현상만 보더라도 먼 일처럼 느껴졌던 기후위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퇴출하고 신규 건설중인 석탄발전소를 백지화하는 등의 실질적인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대기오염 없는 푸른하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총 60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의 약 30%, 미세먼지의 11%가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충남과 경남, 강원 지역에 총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건설중이다. 황인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석탄발전소 퇴출은 이미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재생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좌초자산이 될 여지가 큰 석탄발전소를 새롭게 짓는 것은 환경을 해칠 뿐더러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소 퇴출은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서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45%였던 미국의 석탄발전 비율은 2019년 27%로 크게 하락했으며, 올해 말이면 24%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 경제지 포브스에서는 2025년에는 거의 대부분의 현존하는 석탄발전소 운영비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를 새롭게 건설하는 비용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럽연합(EU) 28개국 중 20개국은 2030년 탈석탄을 선언했으며, 전 세계 33개 국가, 27개 지방 정부에서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세계 주요 은행 및 보험사 126곳에서도 석탄 관련 규제를 확대하는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오히려 최대 규모의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고 해외 석탄 투자를 지속하는 등,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역행해 ‘기후악당’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은 ”석탄금융은 기후위기의 주범인 석탄발전의 공범으로 반환경적 투자이자 반도덕적 투자일 뿐더러 좌초자산 가능성이 높아 재무적으로도 위험한 투자”라며 “한국은 폭탄돌리기 비즈니스에서 속히 빠져나와 탈석탄 금융 열차에 탑승해 지속가능금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일 출범식에서는 석탄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도 참여해 석탄발전소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기도 했다. 충남 서천군 신서천화력발전소 인근 홍원마을에 거주하는 ‘미세먼지 철탑 고압선 피해대책위원회’ 채종국 사무국장은 “지난 40여년간 우리 마을은 주택 위로 지나가는 고압 전자파, 온갖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온갖 발암물질, 석탄재로 오염된 지하수와 함께 살아왔는데, 현재 원인모를 갖가지 질병으로 투병 중인 마을 주민만도 수십명”이라며 “이 와중에 이곳에 또다른 석탄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는 걸 보며 우리는 국민이 아닌 것인지, 왜 이런 피해를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 석탄발전소에서 인근 명덕마을의 전미경 사천남해하동 석탄화력발전소 주민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명덕마을은 발전소에서 고작 135m 떨어져 있다보니 지난 수십년간 주민 대부분이 소음, 악취, 비산먼지 등으로 만성 피부질환과 불면증 등에 시달렸고, 주민 400여명 중 25명이 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했다”며 “전국 11개 지역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피해와 고통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적인 탈석탄 추세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는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기에 필요한 감축정도에 이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C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지금의 석탄발전량 80% 이상을 줄여야 한다. UN은 2020년을 세계적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시도를 끝내는 해로 만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7일 출범한 ‘석탄을 넘어서’ 공동캠페인은 2020년을 ‘2030 탈석탄’을 위한 기점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석탄을 넘어서’ 캠페인은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된 글로벌 탈석탄 캠페인 ‘비욘드 콜(Beyond Coal)’의 한국 버전이다.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시에라클럽이 시작한 ‘비욘드 콜’ 캠페인은 지난 10년간 석탄발전소의 60% 이상을 퇴출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미국, 유럽, 호주 등지에서 비욘드콜 캠페인을 이끌어 온 시민사회단체 대표의 연대 메시지도 상영됐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활동가는 “이번 ‘석탄을 넘어서’ 공동캠페인은 그간 상당 부분 지역 차원에서 이뤄졌던 탈석탄 운동을 전국 규모로 확대해 진행하려는 시도”라며 “출범식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 때까지 온라인으로 탈석탄에 대해 알리는 데 주력하되, 이후 각 지역별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지, 노후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 등을 촉구해 나가는 한편,  해외 탈석탄 운동의 성공 사례를 국내에 맞게 적용하고, 국제 단체와의 공조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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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을 넘어서 (Korea Beyond Coal)” 캠페인 선포 기자회견문

오늘은 국제 ‘푸른 하늘의 날’이다. 지난해 9월 기후 정상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유엔이 이를 공식 채택한 뒤 올해 첫 기념일을 맞았다. ‘대기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대기오염 저감 활동에 대한 범국가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기후위기 무대응으로 ‘기후악당’이란 비판을 받아온 처지에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하고 이를 기념하는 정부의 행태는 자가당착이거나 그린 워시(green wash)에 다름 아니다. 급증하는 온실가스 배출로 국제 사회와 약속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뿐더러 새롭게 약속한 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때 녹색성장의 모델 국가로 국제사회의 환호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국가 위상은 바닥으로 전락했다.

가장 큰 역설은 푸른 하늘의 날을 제안한 한국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주범인 석탄발전에 중독된 대표적 국가라는 현실이다. 국내 석탄발전소는 60기가 가동되며 현재 7기가 추가 건설 중이다. 석탄발전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를 배출하는 최대의 배출원이며 연구에 따르면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로 해마다 1천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현재 진행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작업 과정에서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을 표방한다지만, 이러한 계획에 따르면 석탄발전은 10년 뒤에도 최대 전력 공급원의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각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할 것을 강조했지만, 정부 계획대로라면 2050년대 중반까지 석탄발전소가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의 석탄발전 정책은 ‘과감한 감축’이 아닌 ‘현상유지’에 불과하다.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 온난화 1.5도 방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적으로 2040년까지, OECD 국가의 경우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완전 퇴출해야 한다는 게 기후 과학의 경고다.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국가는 2030년까지 석탄발전의 퇴출 목표를 수립하고 탈석탄을 촉진하는 반면 한국 정부는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에 대해 구상조차 하지 않는 상태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우리 기업과 공적금융기관들이 나서 해외 석탄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강행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환경, 시민, 청소년 단체들은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 퇴출을 요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석탄을 넘어서 (Korea Beyond Coal)” 캠페인은 국내 최대 탈석탄 캠페인으로 지역 및 중앙 단체들간의 협업을 통해, 그간 많은 부분 지역적 이슈로 다뤄졌던 탈석탄 운동을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진행됐던 캠페인의 성공 사례를 국내 환경에 맞게 적용하고 세계 시민사회와의 협력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오늘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며 “2030년 탈석탄”을 목표로 한 캠페인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 2030년 석탄발전 퇴출 로드맵 마련​하라
  • 신규 석탄발전 사업 백지화하라​
  • 폐쇄되는 석탄발전소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라​
  • 국내외 석탄발전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라​
  •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원칙과 계획을 수립​하라

2020. 9. 7

강릉시민행동, 광양만녹색연합,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녹색전환연구소, 대전충남녹색연합,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에너지전환포럼, 인천녹색연합, 전북녹색연합, 청소년기후행동,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탈석탄 네트워크 (이하 15곳,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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