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폐현수막으로 만든 나만의 파우치

2013.12.01 | 폐기물/플라스틱

손 감각 깨우기 워크숍 2탄 파우치 만들기

길가에 펄럭이는 현수막, 상점 앞에 내놓은 판넬, 지하철의 대형 광고판, 매일매일 수시로 바뀌는 이 현수막과 광고판들은 역할을 다 하면 어디로 가는 걸까요?

손 감각 깨우기 워크숍 두 번째 시간에는 일회용 현수막, 광고판 등의 소각, 매립의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적 기업 ‘터치포굿’의 강사님과 함께 버려지는 현수막을 활용해 나만의 파우치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폐현수막을 활용한 작품을 살펴보았는데요.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청사초롱 모양의 파우치는 실제 대형현수막에 사용된 청사초롱 이미지를 오려 만들어졌고, 이 파우치들은 외국 VIP 방문객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만들기가 서툰 어린이들에게는 환경교육과 함께 간단한 미술도구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나만의 이어폰 줄감개, 북극곰 파우치, 폐현수막으로 만든 화분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업사이클 아이디어에 감동받았습니다.

업사이클 제품을 살펴본 후 강사님으로부터 받은 것은 사각형으로 잘린 폐현수막. 민무늬이거나 여러 무늬가 섞여있는 폐현수막보로 서로 다른 파우치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바늘과 실을 이용해 박음질로 지퍼와 현수막을 사이좋게 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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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하는 동안에는 강사님의 감미로운 노래(?)도 듣고 서로 이야기하고 귤도 까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냈는데요. 몇몇 수강생들은 잠재적인 바느질 재능도 발견합니다^^ 한편 한 수강생은 앞뒤가 바뀌어 애써 한 바느질을 풀어야 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지치지 않고 다시 즐겁게 바느질을 하고, 연인의 이름을 새기면서 애정을 확인하더라구요~ 완성되고 나니 교환하고… (아 부럽다~ㅠㅠ) 이에 질세랴 저 또한 제 이니셜을 넣고 저만의 파우치를 완성했습니다 😉

손 감각 깨우기 워크샵을 통해 서로 다른 무늬의 폐현수막 조각으로 각자 자기만의 파우치를 만들어보았는데요. 지난 시간 폐품을 활용한 악기 만들기에서 발견한 목공 솜씨와 이번 시간에 발견한 바느질 재능까지, 이러다 제 손이 닿는 모든 폐품들을 전부 아름답게 쓸모있게 변신시킬 수 있을 것 같아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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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문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어 행사 현수막을 자주 제작합니다. 날짜나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 큰 행사의 경우에는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지만 어떤 행사는 특성 상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현수막을 제작해 여러 번 활용하기도 합니다. 파우치를 만들면서 현수막을 버릴 때 당장 활용할 방법이 없으니깐 괜찮아-라는 핑계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바느질이라는 작업으로 간단한 손 감각을 깨우고 폐자원을 활용한 업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기에 현수막 사용과 쉽게 버리는 물건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글 : 박승원(손감각깨우기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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