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미세플라스틱 주범인 스티로폼, 제주 해양생태계 빨간 불

2020.09.09 | 제주 바다, 폐기물/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 쉽게 발견, 스티로폼 가장 많지만, 미세플라스틱 완전히 수거할 수 있는 기술 없어
-제주 해변 조사 대상지 3곳 중 2곳에서 플라스틱 펠릿 관찰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억제 강화하지 않고는 해결방법 없어

녹색연합은 8월 16일~17일에 걸쳐 제주 해변 3곳(함덕, 사계, 김녕)의 미세플라스틱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지 모두 스티로폼, 노끈, 플라스틱 조각, 비닐 등이 쉽게 발견되었으며, 이 중 스티로폼 파편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2019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결과와도 동일하다. 이와 같은 미세플라스틱은 완전한 수거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플라스틱의 생산 원료인 펠릿이 해안가에서 관찰되었다. 이 펠릿이 어떻게 해서 제주 해안까지 유입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제주 해양생태계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그 외 지금 제주 바다는 켜켜이 쌓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망가지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 화학물이다. 발생 기원에 따라 나뉘는데 1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된 것으로 플라스틱의 원료 물질로 사용되는 레진펠릿, 세정제 화장품의 스크럽, 페인트 제거용 마모제등이 있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는 과정 중이나 또는 사용 후 버려진 이후에 점차 잘게 쪼개져서 미세화된 것이다. 1970년대 연안의 수표면, 해변 및 해산 어류의 위장에서 수 ㎜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면서(Carpenter and Smith, 1972; Gregory, 1977; Morris and Hamilton 1974), 미세한 플라스틱의 오염이 최초로 보고되었다.

미세플라스틱 조사, 물리화학적 풍화작용이 더 큰 해변에서 진행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 중 해수보다 밀도가 낮은 미세플라스틱은 해수 표면에 부유하다가 밀물 때 해변으로 밀려와 퇴적된다. 특히, 해수보다 물리화학적 풍화작용이 큰 해변에서 플라스틱의 미세화는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작게 부서진 미세플라스틱은 수거가 불가능하여 해변에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축적되는 모래 해변은 퇴적물 속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오염 조사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Hidalgo-ruz et al., 2012).
모래 해안의 경우 바다에서 유입되거나 풍화로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바다보다 접근이 용이하고 시료채취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되어 미세플라스틱의 오염을 평가하는 중요한 장소다. 또한, 모래 해안에 잔존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종류를 파악하는 것은 해수 중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오염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조사 지점은 모래 해변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1)함덕 해변, 국가해안쓰레기 모니터링 지점인 2) 김녕해변, 3) 사계해변으로 선정했다. 시료 채취, 분석은 모래 해변의 미세플라스틱 시료 채취 및 분석 지침에 따라 진행했다.

조사결과, 제주 해변에서도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 발견
조사 대상지의 미세플라스틱의 풍도는 35,360-168,160 particles/㎥의 범위로 확인됐다. 함덕이 가장 적게 관찰되었으며 사계가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18개 해변의 미세플라스틱의 풍도가 12,000-9,280,000 particles/㎥의 범위를 보인 것과 유사하다. 또한, 조사 대상지 3곳 중 2곳에서 펠릿도 발견되었다. 펠릿은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2012년 7월 홍콩 해안에서 태풍으로 플라스틱 알갱이 150톤이 바다로 쏟아졌으며 2017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정박한 선박 사고로 약 22억 5천만개의 플라스틱 펠릿이 유출되었다. 이런 펠릿들이 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주 바다까지 쓸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플라스틱 원료 공장에서의 배출이나 운송과정에서의 분실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조사구역이 아닌 함덕 해변에서는 사진과 같이 수십- 수백개의 펠릿이 발견되고 있다.

<사진1.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펠릿. 출처: 에코오롯>

발포스틸렌
(스티로폼)
펠릿조각필름섬유소구기타총계
함덕105133422812221
김녕39014651526519
사계854111644811081,051

<표1. 제주 해변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형태>

조사 대상지김녕함덕사계
위치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특징담배꽁초 다수, 노끈 다수필름형 미세플라스틱 발견 안됨발포스티렌 다수, 펠릿 다수
총 개수2215191,051
총 무게(g)0.50.34.7

<표2. 제주해변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특징>

우리나라 해변, 플라스틱 오염도 매우 높아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포함, 모든 조사 대상 해안쓰레기 개수의 81.2%, 무게의 65.7%가 플라스틱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스티로폼 파편이 1위로 3,815개 (플라스틱의 15.3%)였으며, 2위는 섬유형 밧줄 3,376개(13. 5%), 다음으로는 음료수병과 각종 뚜껑 2,954개(11.8%), 경질형 파편 2,499개(10.0%), 발포형 파편 1,869개(7.5%) 순이다. 1950년대 이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및 폐기물량이 급증했으며 이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 표3. 2019년 해안쓰레기 중 플라스틱 현황 >
<사진2. 함덕 해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시간이 지날수록 풍화되어 작게 쪼개진다>
< 사진3. 플라스틱과 조개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좌)조개, 우) 플라스틱. 출처:에코오롯>

다양한 생물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된 적 있어
우리나라 해안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18개의 해안에서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남해안이 동서해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였고 해안과 해상 모두 스티로폼이 가장 많았다.

<그림1.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변 미세플라스틱 시범조사 지역 >

이 중 폴리프로필렌(30%), 폴리스틸렌(29%), 폴리에틸렌(22%) 등의 3가지 성분은 모두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PlasticsEurope 2013)으로 생물학적인 분해가 잘되지 않는 대표적인 열가소성 플라스틱이다.
분해되지 않은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따라 그대로 축적돼 우리의 식탁까지 오게 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거제 칠전도 해역에서는 조사 대상인 바위털갯지렁이 10 개체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되었고, 2016년 경남 거제와 마산일대 양식장과 근해에서는 굴, 담치, 게에서 확인되었으며, 진해만 주변 해안에서 바지락과 담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97% 발견되었다. 또한, 2017년 환경부는 4대강 수계 정수장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세플라스틱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스티로폼

미세플라스틱 위해성 연구.2016에 따르면 해변 미세플라스틱 (1-5mm) 중 약 94%가 스티로폼이다. 이번 조사 결과 역시 위의 연구를 뒷받침 한다. 대상지 3곳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조사 결과 스티로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세플라스틱 개 수 기준 스티로폼이 함덕 48%, 김녕 75%, 사계 81%에 달한다.

<사진4. 함덕해변에서 미세플라스틱 줍기 캠페인 중 한 자리에서 수거된 스티로폼 >
<사진5. 제주 사계 해변에 남아있는 스티로폼들>

해양 환경 중에 배출된 스티로폼은 수거되지 않는 한 풍화를 통해 끊임없이 파편화된다. 때문에 당장 새로운 스티로폼 쓰레기의 유입을 완전 차단한다 해도 바다 환경에서의 미세 플라스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스티로폼 폐부자의 해양 유입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이유다.
해수부는 2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평가에서 미세플라스틱 주 원인인 폐스티로폼 부표에 대한 관리방안 강화 과제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폐스티로폼 관련 정책은 매우 부실하다. 해수부는 해양 쓰레기 발생 예방을 위해 폐스티로폼 부표를 회수하고, 친환경부표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해수부는 2025년까지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 제로화 추진할 계획이지만, 2019년까지 보급율이 24.9%에 그친다. 2019년 기준 전국 양식장 부표 5,500만 개 중 4,100만 개(75%)가 스티로폼이다. 여전히 바다에 4,100만개의 스티로폼 부표의 파편화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되고 있다. 2025년 계획대로 스티로폼 부표가 제로화되더라도 그 동안 사용되다가 파편화된 스티로폼은 켜켜이 쌓인채 남아있다. 하루 빨리 스티로폼 부표 제로화를 해야 하는 이유다. 폐스티로폼 부표를 자율 회수가 아닌 의무 회수로 바꿔야 한다. 또한 스티로폼 부표 사용이 최소화되도록 예산 지원율을 높여 친환경 부표 교체 목표 달성기한도 당겨야 한다.

201520162017201820192020.7
총사업비1,1439,94314,85710,00010,00020,000
국비4003,4805,2003,5003,5007,000
지방비4003,480 5,200 3,500 3,500 7,000
자부담3432,9834,4573,0003,0006,000
보급률17.119.721.623.524.926.8

<표4. 친환경부표 예산집행현황 및 보급률>

<표5. 해상 발생원 관리강화를 위한 예산 계획>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 시급히 마련되어야
해양수산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해양쓰레기 시민 인식조사(일반시민 715명) 결과 설문 참여 국민의 61.7 %가 바다 안에 미세플라스틱이 많다고 응답했다. 이미 시민들이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수거가 거의 불거능하다. 이를 먹이로 잘못알고 섭취하는 해양생물이 늘어나고 있으며, 플라스틱 첨가제 독성에 지속적으로 노출 되고 있다. 인간 또한 오염이 축적된 해산물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에 큰 위협을 받고 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각국은 1차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화장품, 세제 및 기타 제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사용 금지 법률을 제정하였다. 또한 2022년 10대 플라스틱 품목(식기류, 빨대, 면봉 등) 시장 출시를 금지하기로 해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은 미세플라스틱 화장품에 국한 되어 있다. 2016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 원료 사용금지 대상으로 추가했고, 2018년 7월 이후 미세플라스틱을 사용한 의약외품의 판매가 금지된 것이 전부다. 환경부는 2018년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 2019년 11월 <1회용품 줄이기 로드맵>을 통해 1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1회용 플라스틱 사용규제 강화하고, 플라스틱 포장재를 규제하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실효성은 높지 않다. 1회용품 사용금지보다는 무상제공 금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수부는 해양환경공단을 통해 국내 연안에서의 미세플라스틱 분포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후 분포현황을 안다 해도 수거할 방법이 없다.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효과가 낮다. 버려진 후 수거하기보다는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우 우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억제다. 이를 위한 환경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부등 관계기관이 더욱 적극적인 협력을 해야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현저히 줄이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차 미세플라스틱의 발생 비중이 높은 농업 및 원예제품, 기타 화장품류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 해야한다. 또한, 2차 미세플라스틱인 스티로품 부표 사용을 원천 금지하고 친환경 부표로 전환 하는 등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당장 억제할 수 있는 모든 방면에서 신속히 대응해야만 한다.

2020년 9월 8일
녹색연합

*문의) 녹색연합 정책팀 허승은 활동가 (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전체내용 확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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