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살리는 해리포터

2007.04.04 | 폐기물/플라스틱

해리포터의 녹색 마법이 숲을 구했다.

                                                              
2005년에 출판된 여섯 번째 이야기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에서 환경단체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재생용지 사용을 거부하였던 출판사 스칼라스틱이 결국 해리포터의 녹색 마법에 마음을 움직였다.
     
환경단체인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 Rainforest Alliance와의 협력을 통해 아동도서 출판업체인 스칼라스틱 (Scholastic)은  7월에 출시될 예정인 해리포터의 일곱 번째 이야기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에 FSC 인증 용지를 쓰겠다고 발표했다. 초판으로 1,200만부가 출시될 예정인데 Scholastic 출판서는 65%의 용지 즉, 16,700 톤의 FSC인증 용지를 사용하게 되며, 이번 해리포터 출판에 사용되는 모든 용지는 최소한 30퍼센트의 재생용지를 포함할 것이라고 한다.

FSC 인증 용지란, Forest Stewardship Council이라는 독립된 비영리단체에 의하여 인증 받은 용지인데 FSC 인증을 받으려면 10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진 원칙을 지켜야 하고 각 원칙마다 세부 조항이 있다. 세부 조항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불법 벌목이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호, 벌목에 종사자에게 정당한 보수의 지불,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 보호, 종 다양성, 친환경적인 수목 관리 등등 매우 까다롭다. 이러한 원칙을 지킨 제품만 FSC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숲의 보호라는 면에서 해리포터의 일곱 번째 이야기는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천문학적 숫자로 팔려나갔으며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이제 해리포터 시리즈는 아동들을 상상의 세계로 인도 할 뿐만 아니라, 그 책을 사주는 부모들 또한 숲을 보호하는 친환경의 세계로 이끌게 되었으니 책 속의 해리포터가 마법을 부렸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해리포터의 녹색 마법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해리포터 한국판을 출판할 출판사는 재생용지를 이용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4월1일자 한겨레 신문에 의하면, 2007학년도 교과서 제작에 쓰인 종이는 검인정 교과서용으로만 2만4372t에 이르고 초등 전 과목과 중등 일부 과목에 적용되는 국정 교과서에 들어간 종이는 이 규모의 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교과서 가운데 재활용지로 만들어진 것은 한 권도 없다고 한다. 친환경상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까지 만들어 놓고 교육부와 환경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와 환경부는 나무 없는(Tree-Free)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한 업체가 100퍼센트 재생종이로 만드는 국산 복사지의 생산을 중단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창간 후 12년 째, 재생펄프 혼합 비율이 60퍼센트 이상인 재생지를 써온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허구헌 날 기분 좋은 재생종이 쓰기’라는 코너를 통해 재생용지 사용을 홍보해 왔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정은영 부편집장에 의하면, 폐지 1톤을 사용하면 30년생 나무 21그루를 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4월 4일은 종이 안 쓰는 날(No Paper Day)이다. 녹색연합은 ‘NPD(No Paper Day)되기’라는 캠페인을 3월 27일부터 시작해서 4월 30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정부가 외면한 숲 살리기를 시민들의 힘으로 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해리포터의 녹색 마법이 절실하게 필요한 하루이다

녹색연합 정책실 모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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