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미군부대 내부 토양조사의 선례를 만들자!

2002.08.24 | 군기지

   대구시 남구청은 23일, 지난 7월8일 대구시 남구 봉덕동 미군 제20지원단(캠프 워커)에서 부대 안 골프장 공사 도중 기름에 오염된 흙이 발견된 사실을 미군쪽이 지난 19일에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오염된 흙은 미군 자체조사 결과 우려 기준치인 2000ppm을 훨씬 넘는 최대 5900ppm에 이르며, 오염량은 5천㎥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으로 올해 들어 벌써 3건의 미군 기름 유출 사건이 확인된 것이며, 이로써 지난 1990년부터 2002년 8월 현재까지 외부로 알려진 미군기지 기름유출사고는 총 <24건>이 되었다. 이처럼 반복해서 발생하는 미군의 기름유출사고는 녹색연합이 여러 차례 지적했듯, 미군기지내 대규모 유류저장시설들이 대다수 노후화되었음에도 방치되고 있거나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은 한국 정부와 미군이 이번 대구 미군부대 기름오염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서 대구시민단체와 대구광역시 관계자, 환경부, 미군 등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선례로 만들 것을 요구한다. 그 동안 녹색연합은 수차례 기름오염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완을 요구해왔지만, 이는 한국정부와 미군이라는 소에게 불경을 읽어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먼저 대구 미군부대 내의 오염된 토양을 조사하는 조사단을 꾸려, 실제 조사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조사단을 운영하면서 부딪치는 법적, 제도적 장치 등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법에서도 판례가 중요하다. 판례가 쌓여 법의 큰 틀을 바꿀 수도 있듯, 실제 미군기름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장치들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제도와 법을 정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 대구미군부대 기름유출 사건의 처리과정은 최근 강원도를 방문한 허바드 미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기름유출 등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한 것의 진의를 파악하는 가늠자가 될 것임을 미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녹색연합은 미군의 책임지는 자세와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해 본다. 만약 또 다시 이 일을 유야무야 처리하고자 한다면 녹색연합은 대구지역 시민단체, 미군기지 반환운동연대 등과 연대하여 이 문제 해결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2년 8월 24일
                                        녹색연합

               문의 : 윤기돈(011-9765-7276, E-mail : kdyoo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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