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미군기지내 오염된 지역을 공개하고 관련 대책을 소상히 밝혀라!

2002.10.11 | 군기지

주한미군측은 ‘2002년 10월 10일 보도자료 : 주한미군, 오염된 토양을 정화 중’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녹색연합에 의해 진상이 밝혀진 ‘용산미군기지 내 토양오염 실태’에 대한 미군 측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보도 자료를 요약하면  부속건물의 토양오염 건은 9월에 처리했다는 점  경기장주변의 토양오염은 본국의 예산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  용산미군기지내 토양오염사건에 대한 한국의 환경부와 여러 차례 논의했다는 점   한미절차에 따라 가용한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밝혔다.

주한미군측의 공식발표는 기지 내에서 일어난 것으로 밝혀진 최초의 사건임과 동시에 기름에 오염된 토양을 장기간 방치하여 지하수 오염 등 오염의 확산을 일으킬 개연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공식 사과’와 ‘기지 내 전반적인 오염실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대책 의지’등을 밝히지 않는 등 무성의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발표한 내용은 오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으며 또 앞으로 오염이 재발하는 경우에도 주권국가인 대한민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임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이는 한마디로 미군당국의 오만함의 결과이며 이는 한국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녹색연합은 사우스포스트내 주요지점의 오염지역을 한국 언론에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주한미군측이 보도 자료에서 오염지역을 처리했다면 한국 언론에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녹사평역 오염을 규명하고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한국 언론에 공개했던 것처럼 이번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토양오염지역에 대해 한국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한국 언론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군 스스로 오염된 지역을 땜질식으로 또는 임시방편으로 오염지역을 은폐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주한미군측이 밝힌 ‘오염된 토양이 발견된 이래로 대한민국 환경부와 여러 차례에 걸쳐 논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환경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의된 것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다. 환경부와 주한미군의 상반된 주장은 둘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주한미군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다면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의 공식적인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녹색연합은 용산미군기지 주요지점에 대한 오염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선 용산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내’ 주요지점의 기름오염사건과 녹사평역 기름오염사건과의 연관성을 규명할 것을 미군 측에 촉구한다. 부속건물주변에서 발견된 토양에서 등유와 경유성분에서 검출되는 TPH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되었다는 사실이 지난해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녹사평역 기름오염사건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

둘째, 사우스포스트내 부속건물의 토양오염범위와 영향, 처리과정 등에 대해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오염된 토양을 발견하고 지난 9월까지 한국의 계약업자를 통해 처리하였다’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 오염된 토양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었고 어디에다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를 되묻고 싶다.

셋째, 다목적운동장 토양 오염에 대한 적극적인 복원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미군측은 관련 지역의 오염된 토양 처리를 위해 본국의 예산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4개월 정도를 방치한 상태에서 또 예산을 기다리고 있다는 해명은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복원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공개하고 관련 주변에 대한 조사를 하루빨리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  문의 : 김타균 정책실장 (016-745-8500), 자연생태국 박인영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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