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어떻게 무죄란 말인가

2002.11.21 | 군기지

어떻게 무죄란 말인가
여중생 사건의 재판결과를 용납할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의 가슴아픈 마음을 갖고 지켜보던 미군장갑차피해여중생 사건의 재판이 무죄로 판결이 났다. 미군 법정에서 11월 20일, 여중생 사건의 피의자인 ‘니노’ 병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철저한 조사를 위해 시민단체와 유가족 등이 요구한 재판권 이양을 미군 측이 거부한 것에서 이번 재판의 결과는 예상되었다.

배심원들의 평결에 앞서 판사는 “중대장이었던 메이슨 대위의 과실이 크다고 생각되거나, 피해자인 여중생들의 과실이 크다고 생각되면, 니노 병장에게 조금의 과실이 있더라도 무죄에 해당한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피해자인 여중생들의 과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부에서 재판 초기부터 이런 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실에서 이런 결과를 접하면서 국민들은 한없는 비애감과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아무리 군사 재판이라도 무죄라는 판결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이번 미군 법정의 판결로 지금 온 국민은 분노와 규탄의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반미감정을 촉발시키는 진정한 원인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사회에서 반미감정은 노도처럼 번질 것이다. 이번 여중생 사건을 통해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반미감정의 주된 원인 제공자는 바로  미군당국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지난 수년간 소파개정을 요구해 왔던 이유가 바로 ‘이번 재판의 무죄판결’에 집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난 6월 나이 어린 두 소녀의 어이없고 슬픈 죽음을 접하면서 우리국민들은 상식의 선에서 미군당국과 정부에게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요구를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도 않고 일방적인 무죄판결로 처리되었다는 사실이다.

미군당국은 여중생사건 뿐만 아니라 용산미군기지 기름유출사건을 비롯하여 각종 환경현안에 대해서도 우리의 법질서를 무시하고 적법한 처리를 외면해 온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여중생사건의 재판결과는 과거 수없이 반복되었던 미군관련 사건처럼 그냥 그렇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국민들은 분노를 집단화하고 있다. 이런 공분을 소파개정과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개선으로 요구해 나갈 것이며 시민사회도 이런 정당한 대의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녹색연합의 요구
정부는 여중생사건을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판권을 쟁취하라.  
미군당국은 한국민을 기만하는 군사재판을 즉각 중단하라
반미감정의 진짜주범은 주한미군이다. 미국정부는 평등한 한미관계를 도모하라
불평등한 소파협정을 즉각 개정하라
온 국민은 미군과 정부 당국에 강력히 항의하자.  

                                   200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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