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농림부장관 사퇴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전국농민회총연맹>

2003.07.18 | 군기지

■ 법원의 새만금간척사업 중단결정에 농림부장관이 항의사퇴하는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한데 대하여 우리는 당혹감과 김영진장관에 대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사업의 주무부처로써 법원의 결정에 대한 항의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장관직을 사퇴한다는 것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농업, 농촌의 사활적 과제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둘러싸고 농민단체 대표자들이 단식농성을 전개하고 있고 이후 WTO DDA농업협상, 쌀협상 등 주요 현안이 제기되어 있다. 한편, 노무현정부의 농업, 농촌회생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방안을 도출해 내야 할 시점에 누구보다도 책임있게 나서야 하는 주무장관이 항의성 사퇴를 하는 것은 농업현안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회피이다.

■ 새만금간척사업은 이번 법원결정에서도 보듯이 농업용수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현재로서는 농지로써 사용할 수 없다고 것이고, 전북 자치단체는 농지를 전용하여 공장용지, 원자력연구센터 등 복합산업단지를 추진할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주한미군은 간척지 일부를 미군기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새만금 간척사업은 애초 우량농지확보라는 사업목적을 위배할 가능성이 농후한 사업으로써 농림부가 추진주체로 나설 명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상태라면 농림부는 새만금간척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 농림부는 농업농촌의 회생과 현안문제해결에 몰두해야 한다.

한편, 사업중단이라는 법원의 결정이 있는 만큼 소모적인 분열과 대립보다는 개발과 환경보전을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번 김영진장관의 사퇴로 후임장관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농업계는 초미의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농림부장관이라는 위치는 자유무역협정, WTO DDA협상, 쌀협상 등 농업농촌의 향후 진로를 결정짓는 중대한 현안이 제기되고 있고 농민들이 영농의욕을 상실하고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후임장관은 이러한 농업농촌의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비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농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인선되어야 한다.

2003년 7월 18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현찬(鄭現贊)

문의 : 김타균 정책실장 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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