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평화, 환경과 환경정의를 위해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반대한다.

2003.10.30 | 군기지

○ 노무현 참여정부는 지난 10월 18일(토) 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파병 결정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대한민국 참여를 공식 결정한 것으로, 그동안 온 세상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활동을 펼쳐왔던 한국환경사회단체회의 소속 참여단체는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한다.

○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조작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명백한 침략전쟁이다. 이는 수많은 조사를 통해서도 밝히지 못한 대량살상무기와 부시대통령 등의 고백을 통해서도 드러난 사실이다. 이라크 전쟁은 새로운 세기의 항구적 평화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묵살하고 석유와 세계 패권을 위한 전쟁이었다.

○ 우리 환경단체들은 한국환경사회단체회의 이름으로 지구 자연생태계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전쟁과 군사화된 폭력을 반대한다. 특히 한정된 생태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국제법까지 서슴치 않고 짓밟는 제국의 오만함에 분노를 표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 평화를 주문하고 전쟁과 전투병 파병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 목소리는 인종과 지역, 국가, 성을 뛰어넘는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목소리다.

○ 이미 인류는 지난 20세기 극단의 시대를 경험하면서 전쟁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렸다.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체 2천여만명이 사망하였으며, 2차세계대전을 통해 5천5백만명이 사망하였고, 한국전쟁을 통해 200여만명, 베트남 전쟁을 통해 1백여만명이 사망하여, 인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전쟁은 최악의 반문명적 범죄임을 잘 알고 있다. 이라크 현지 사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1주일에 천여명의 민간인이 죽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전쟁이 인류와 지구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어떠한가? 전쟁은 인간의 주거지와 자연 서식지를 파괴한다. 또한 야생동물을 궤멸시키고 물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킨다. 이러한 피해는 몇 세대를 걸쳐 지속될 것이다. 또한 전쟁중에 사용되는 집속탄과 열화우라늄탄 등은 말 그대로 대량살상무기이다. 이것에 의한 악영향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또한 불발탄과 독성화학물질로 토양이 오염되고 인류에 피해가 됨이 이미 증명되었다.

○ 또한 우리 환경단체들은 인류문명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오만한 제국에 대한 저항적 테러가 아니라, 갈수록 황폐화되고 파괴되는 지구자연생태계라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세계 인구비율의 20%에 불과한 30개 선진국가들이 합성화학물질의 85%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80%, 식수의 40%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 국가들의 국민 1인당 온난화 유발 가스방출량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10배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9% 늘었다. 반면 최대오염 배출국가인 미국의 경우 18%가 증가했다. 10억 이상의 인구가 식수를 받지 못하고 오염된 식수로 인한 질병으로 매일 3만명이 죽고 있다. 매년 스위스의 4배에 달하는 1700만ha의 숲이 사라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13%의 새와 25%의 포유류, 34%의 어류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해치는 전쟁과 유사행위를 분명하게 반대한다. 그렇기에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의 전투병 파병을 반대한다. 현 정부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전투병 파병의 정당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미 그러한 논거들이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구시대적 사고에 사로잡힌 한미동맹과 국익논리에서 벗어나, 국제평화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의 정신을 실천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다른 민족과 문화, 국가의 피의 대가로 우리나라의 평화를 보장받겠다는 것은 평화로운 국제사회를 바라는 우리로서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발상이다.

○ 또한 이번 전투병 파병 결정에서 밝힌, 우리의 국익, 한미관계, 유엔안보리 결의와 같은 부분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이라크 민중뿐만 아니라 아랍세계와  대치할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상황에서 전투병 파병이 우리의 국익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것이며, 미국의 눈치를 보며 한반도 평화를 구걸하기 위해 침략국가의 일원이 되는 것이 진정한 한미동맹인지 노무현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 마지막으로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전쟁광 부시의 종전 선언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미군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전투병을 파병하여  어떻게 평화를 정착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인가? 또한 한반도 평화와 이라크 평화는 부도덕한 제국의 패권적 힘이 아니라 평화의 연대를 통해서 가능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평화롭게 살기를 희망하는 모든 인류의 연대를 통해서만이 이라크의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얻을 수 있다.

○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와 전투병 파병 계획을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우리는 이제 노무현 정부의 전투병 파병 계획 철회를 위해 한국 환경회의 소속 단체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아낼 것이다. 또한 파병동의안의 국회 상정을 반드시 저지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라크 전투병 파병 결정을 철회하고, 혼돈스러운 국정과 각종 환경현안의 해결을 위해 전념할 것을 마지막으로 촉구한다.

2003년 10월 30일
문의 : 김타균 정책실장 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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