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에 대형 불발탄 방치 현장 확인

2004.05.25 | 군기지

태백산 공군 필승폭격장의 폭격 및 사격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특수폐기물 방치

백두대간 핵심구역에서 대형 불발탄 수십발 이상이 방치되고 있다. 토양오염 및 상수원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프로판가스통 크기인 1~2m나 되는 대형폭탄이 태백산 곳곳에 그대로 방치되어 생태계의 중금속 오염 및 상수원 오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현장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 천평리에 위치한  공군필승사격장이다 . 지난 81년에 건설된 이 사격장은 그 동안 수천말 이상의 대형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하면서 제대로 불발탄을 비롯하여 잔류탄 등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고 태백산 청정지역의 숲속에 그대로 방치하였다. 특히 일부 폭탄들은 장미나 태풍 등 수해때 하류지역인 옥동천을 따라 동강으로 유입된 것이 확인되었다.  

녹색연합 조사팀이 지난 4월 중순부터 태백산의 공군필승사격장을 5차례 방문하여 현장 확인을 이런 사실을 생생히 확인하였다. 특히 녹색연합은 그동안 군이 공개하지 않았던 실무장탄표적지를 직접 방문하여 현장을 확인했다.

이곳은 날씨가 맑은 날이면 태백산 정상에서 유관으로 관측이 되는 곳이다. 산자락에 자리잡은 골짜기 전체에 길이 1000m, 폭 600m가량이 대형폭탄에 의해 완전히 파헤쳐져 식물이라고는 잡초나 외래식물조차 자라지 않는 폐허의 지역으로 변해 있었다. 폭탄에 의해 파쇄된 돌조각과 흙이 어그러져 비만 오면 아래의 하천지역으로 쓸려 내려가고 있다. 표적지 주변에는 지금도 곳곳에 폭탄을 맞아서 숲을 이루던 토양이 깊이 1m, 지금 4m 이상 파헤쳐진 채 방치되고 있다. 화산폭발이 일어난 분화구처럼 둥근 모양으로 파헤쳐진 곳도 많다. 폭탄을 맞은 실무장탄표적지는 생명이라곤 살기 어려운 달나라나 화성의 지표면 같은 모습으로 노출되어 있다. 폭탄으로 지속적으로 터져서 형성된 지역에 얼마나 생생하게 파괴되었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군들이 표적지 내의 타격목표물로 사용한 트럭이나 승용차 등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산산이 조각난 채 사격장 주변의 방치되어 있다. 손바닥 크기부터 냉장고 크기 다양한 폭발폐기물등이 계곡에 수없이 박힌 채 방치되어 있다. 다만 잔해에 ‘US’라는 표시는 확인이 되어 미군이 사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필승사격장은 운영 초기부터 미군도 사용하였으며 괌이나 오키나와 등 해외주둔 미군들의 폭격훈련을 했다.  

대형폭탄 함께 기총사격을 한 발칸탄과 탄피도 수만발 이상 태백산 자락에 방치되고 있다. 특히 이 기총탄피가 방치된 현장은 수많은 연중 수십만의 등산객이 방문하는 태백산 천제단 바로 근처인 지역이다. 지금까지 기총사격을 하면서도 수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였다.  발칸탄에는 화약성분과 금속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태백산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필승사격장은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영월군에 속하지만 사격장의 공간 범위는 태백시 일대는 물론이고 봉화군까지 걸쳐 있다. 태백산 정상을 중심으로 남쪽의 구룡산까지 백두대간에서도 손꼽히는 중심지역이다. 면적이 1800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종합전술사격장이다. 공군은 물론 육군과 해군을 포함한 국방부 전체 사격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곳은 기총사격과 모의탄 투하는 물론이고 실무장탄 폭격 훈련까지 가능한데, 지난 1981년에 건설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건설 당시부터 미군과 협약을 맺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주한미군뿐만 아니라 괌, 오키나와, 타이 그리고 태평양 해상의 항공모함에서도 항공기가 발진해 폭격훈련을 한다. 필승사격장은 미군이 사용하는 훈련장 중 알래스카, 나토 훈련장과 함께 3대 육상폭격 훈련장으로 꼽힌다. 한국 공군은 주로 F16, F4, F5 같은 기종으로 사격훈련을 하지만, 미군은 A10 물론이고 F15, F16, F18 등과 같은 기종으로 폭격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군 폭격장 이전 논란을 계기로 영월과 태백 지역 주민들은 공군 폭격 훈련장의 완전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매향리 사격장의 이전 논란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군 당국의 부실한 사격장 관리가 원인이었다. 20년 이상 실무장탄을 사용하는 훈련을 하면서 대형 폭탄과 수만발의 사격폐기물을 방치하였다. 이런 가운데 토양오염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훈련을 해왔다. 한국군과 미군들이 사용한 탄 중에는 중금속 물질이 포함된 것도 있다. 그런데도 토양오염에 대한 실태조사나 오염원에 대한 토양 복원을 위한 노력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토록 심각한 환경오염을 그대로 방치한 채 또 다시 매향리 미군사격장을 태백산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이미 추진해 왔다. 이미 지난 2001년부터 매향리 사격장을 태백산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번 녹색연합의 조사에서도 구체적인 현장을 확인했다. 매향리의 것과 동일한 A10용 기총소사 표적지, 사격훈련용통제소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공군은  이 시설을 철저히 은폐해 왔다.  

최근까지 필승사격장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매향리 사태가 불거진 이듬해인 2001년부터 사격장 내부 시설을 크게 정비하는 공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런 사회적 합의 없이 이미 수년 전부터 태백산으로 미군 폭격장을 이전하는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군이 매향리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커지자 다른 사격장을 요구하는 근본 까닭은 사격장의 심각한 환경 문제 때문이다. 미군은 자국의 영토에서 운용하는 폭격 훈련장이나 사격장에서는 엄격한 환경관리를 하고 있다. 매향리처럼 사격장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서 미군들은 환경오염 같은 많은 문제가 생기는 훈련은 대부분 해외에서 하고 있다. 푸에리토리코의 비에스케스, 오키나와, 한국의 매향리, 영월 등이 그곳이다.

녹색연합의 주장
– 태백산 공군 필승사격장을 즉각 폐쇄하라
– 미군 폭격장의 태백산 이전을 즉각 중단하라.
– 폭격훈련으로 파괴된 태백산 생태계를 복원하라
– 정부는 태백산 군사시설 해제하고 국립공원으로 추진하라

* 사진과 동영상이 준비되어 있으니 문의바람  
문의 : 자연생태국(02-744-9025), 서재철(019-478-3607),
                                             고지선(016-702-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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