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유발 가능성 높은 노후한 한국종단송유관(TKP)의 일부 구간 존치에 반대한다 !

2004.08.10 | 군기지

폐쇄되는 한국종단송유관의 친환경적 관리 방안 마련 필요

외교 통상부는 8월 9일 주한미군과 “주한미군 유류지원 체계 전환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주한미군이 1969년 건설 이후 사용해 온 한국종단송유관(TKP)을 폐쇄하고 민간송유관인 남북송유관(SNP)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TKP는 내구연한인 30년 이상 사용된 노후한 송유관이며 국정감사에서도 부식으로 인한 기름유출 우려가 계속 지적된 바, 마땅히 조치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르면 주한미군 유류지원 체계가 TKP에서 SNP로 전환되어도 ‘인덕원-수원-평택, 왜관-대구(K-2비행장)’ 구간은 계속 주한미군이 사용할 예정이다. 국방부와 외통부는 평택에 집중되어 있는 미 공군기지의 대량 유류공급을 위해서는 주한미군의 TKP사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방부는 검토 결과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92년 이후 발생한 송유관 관련 사고 19건 중 16건이 한국종단송유관(TKP)에서 발생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노후한 송유관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방부에서 96년 Asia Protech Company에 의뢰하여 부식상태를 진단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이상의 깊이로 부식이 진행된 곳이 727개소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오산~강남 구간에서는 80%이상 깊이로 부식된 곳이 2개소나 발견되었다. 주한미군은 1992년 TKP 소유권을 한국에 넘기는 대신 무상으로 송유관을 사용해 왔으며, 국방부는 무상으로 송유관을 넘겨받았으나, 이후 송유관의 부식 및 사고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사고 치유와 복원을 책임져야 했다. 2000년 2월 금호강 둔치 기름누출 사고 당시에는 사고 지점 복구와 오염 토양 복원비에 35억원, 사용자인 주한미군에 대한 유류손실 배상에만 약 1억 7천만 원을 쏟아 부었다. 국방부는 조사이후 결함을 완전히 고쳤다고 했으나, 현재도 인덕원역에서는 송유관과 관련된 기름 유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TKP에 설치된 긴급 차단밸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한송유관공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순찰을 도는 초보적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지속적인 환경오염사고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요구에 따라 ‘인덕원-평택, 왜관-대구’구간을 남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만약 안전이 보장된다고 확신을 한다면 이 구간에 대한 자세한 현장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언론에 알려진 대로 SNP의 수송능력이 TKP의 20배라면 주한미군의 대량 유류수송을 하는데 지장이 없으므로 굳이 TKP를 계속 사용할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 놓아야 한다.

또한 폐쇄하는 구간에 대한 환경 관리방안도 시급하다. 이미 93년에 폐쇄된 강남-의정부에 이르는 43Km구간도 폐쇄 이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기름유출로 인한 인근 토양오염, 송유관 매설로 인한 중금속 오염이 우려되는데도 폐쇄 이후 제대로 된 관리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토양오염 조사와 치유, 송유관의 세척 및 제거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LPP(연합토지 관리계획) 개정협정이 논의되면서 반환되는 미군기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KP 문제는 미군기지 반환시 환경오염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며 끊임없이 오염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국방부는 송유관으로 인한 환경오염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과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04년  8월  10일  

※ 문의 : 자연생태국  고이 지선 간사 (02-747-8500 / 016-702-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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