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방치된 군산 미군기지 기름유출 – 미군은 조속히 오염정화에 나서야…

2005.04.27 | 군기지

지난 2003년 3월부터 제기되어 왔던 군산 미 공군기지 기름유출 사고가 미군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2년이 지나도록 오염정화가 시작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이 오염 사고는 최초 신고된 지 1년 3개월이 지나서야 한미 공동 조사를 위한 실무위원회가 열렸으며, 오염 정화를 위한 조사 단계에서는 미군이 오염의 책임소재를 부인하면서 정밀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2003년 논 경작자 문모씨는 미군 부대에 미군기지 울타리와 맞닿은 자신의 논에서 심한 기름 냄새가 나고 땅이 오염되었다고 신고하였으나 미군 담당자는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한미간 체결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에 따르면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선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하고 48시간 내에 문서로 알리도록 되어 있지만 미군은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최초 신고된 후 1년 3개월이 지나서야 한미 공동조사를 위한 실무위원회가 4차례 열렸으나 미군은 실무회의 개최에 있어서도 훈련 등 자체 일정을 이유로 여러 번 연기시켜왔다.

2004년 5월, 한국토양환경보전법을 준용한 한미 공동조사결과에서 10개 조사 지점 중 3개 지점에서 TPH가 기준 초과되었다. TPH(Total Petroleum Hydrocarbon)는 석유계총탄화수소로 토양 오염이 발생했을 때 등유, 경유, 제트유, 벙커C유로 인한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 결과에 따라 2004년 9월 열린 4차 회의에서 미군은 유출 유류가 JP-4로 1989년까지 미군이 사용하던 항공료의 일종이며 오염원이 미군 기지임을 인정하였다. 미군 설명대로라면 20년 전에 유출된 기름이 지금까지 땅속에 흐르다가 발견된 것인데 농민들 말에 따르면, 몇 년 전부터 기름 냄새 때문에 밭에서 풀을 매면 어지러울 정도였고 논에 모를 심으면 며칠 이내에 뿌리가 썩었다고 한다.

군산시는 오염정화를 위한 정밀조사 비용으로 1억 3천만 원을 책정해 놓았지만 자체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된 토양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군산시는 미군과 합의를 통해 자체 예산을 집행하고 이후 국가배상청구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군은 갑자기 오염원이 미군기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한미 공동조사를 위한 실무위원회(군산시, 미 공군부대 구성)에서 오염원에 대해 재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군다나 군산시에 따르면 미군이 지자체를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재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상태이다.

한미 정부가 2년 동안 오염조사를 하고 협상을 벌이는 동안 오염된 토양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이 짊어지고 있다.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은 매주 수요일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이 문제를 비롯한 미군기지로 인한 피해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녹색연합의 주장

미군은 한미 공동 실무위원회가 실시한 오염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인정하고 조속히 토양오염정화를 위한 조사에 임해야 한다. 또한 미군기지내 환경오염원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기름오염 사건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해야 할 것이다.
2001년 개정된 SOFA의 환경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와 그 이행을 위한 ‘환경정보공유 및 접근절차’에 의해 미군기지 환경오염사고 발생시 처리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군산사례와 같이 미군이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거나 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이번 군산 사례는 현행 SOFA 환경조항의 맹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군기지 환경문제는 한국사회의 주요 환경사안으로 자리 잡았으며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미군기지가 반환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반환미군기지의 환경조사와 복원도 현행 SOFA에 의거해서 진행되게 된다. 따라서 현재 SOFA 환경조항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군산기름유출사고와 같은 사례는 계속될 것이다.
한미간 체결된 협정에 대한 미군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며, 한국정부는 SOFA 환경조항 개선을 통해 미군기지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

2005년  4 월   27일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 녹색연합

문의 :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 사무국장 윤철수 (011-657-9113)
녹색연합 미군기지 담당 고이지선( 016-702-4135, antikone@greenkorea.org )


2003년 군산 미공군기지 기름유출사건 일지
2003년 3월 10일   미 공군 부대 유류 유출사고 접수
2003년 3월 ~5월   군산시 등 현지 조사 3회 실시
2004년 1월 7일     SOFA 환경분과위원회 안건 상정
2004년 1월 29일    한미 공동조사 사전회의 예정 : 미군 사정으로 연기
2004년 4월 30일    한미 공동조사 사전회의
2004년 5월 13일    공동조사 실무위원회 1차 회의 : 실무위원 명단 확정
2004년 5월 20일    현지조사와 토양성분검사
2004년 6월  3일    공동조사 실무위원회 2차 회의 : 상호 제공자료 검토와 토의
2004년 7월  8일    공동조사 실무위원회 3차 회의 : 공동조사 실시 합의
2004년 7월 27일    한미 공동조사 실시 : 10개 지점 중 3개 지점 기준초과
2004년 9월 21일    공동조사 실무위원회 4차 회의 : 미 공군측 유류 유출 시인
2004년 9월 24일    군산시 환경부에 SOFA 환경분과위원회 안건 상정 요청
2005년 1월         미군측이 오염원 조사를 다시 요구해 실무위원회로 회부함.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에 보내는 공개 질의서

1. 2003년 최초 접수된 군산 미 공군기지 인근 기름유출 사고는 현재까지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나 복원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보공유접근 및 접근절차’에 따라 한미 공동조사를 하기 전 군산시와 주한미군은 기름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시료조사를 각각 실시하였습니다. 군산시 조사결과(2003년 5월) 10개 지점 중 3개 지점에서 TPH가 2696.26mg/kg, 2202.71mg/kg, 4421.53mg/kg 로 기준치를 초과하였습니다. 주한미군측의 시료 조사 분석 결과 공개를 요청드립니다.

2. 2004년 9월 21일 개최된 실무위원회 4차 회의에서 미군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20년 전 송유관에서 누유된 유류 때문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미군기지 외부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오염원을 확인하고 주변 토양의 오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기지내부 기름오염 조사 여부와 그 결과를 밝혀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3. 군산시와 미 공군부대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에서 기름유출의 오염원을 밝혔지만, 아직 오염정화를 위한 조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상 지연의 공식적이며 납득할 수 있는 SOFA 환경분과위원회 한미 양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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