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미 공군폭격장 완전폐쇄를 환영한다.

2005.08.12 | 군기지

매향리 미 공군폭격장 완전폐쇄를 환영한다

– 폭격장 환경오염 조사와 원상복구를 촉구한다.

지난 54년 동안 미군 전투기 폭격소음과 짙은 화약 냄새에 찌들었던 매향리에 매화향기 가득한 평화가 찾아왔다. 미군은 2005년 8월 15일부터 31일까지 관리권을 한국군에 넘기게 된다. 따라서 오늘(12일) 오후 1시에 벌어지는 훈련을 끝으로 미군은 매향리를 떠나게 된다. 매향리 주민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주민축제를 열 예정이며, 이는 60년 가까이 일방적인 고통과 불편 속에서도 평화롭게 폭격장 폐쇄 운동을 펼쳐 온 주민들뿐 아니라 매향리의 고통을 가슴아파하던 온 국민의 기쁨이다.

이번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결정은 2003년 미 해군의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케스섬 폭격장 폐쇄 결정과 더불어 미군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고통당하던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폭격장 폐쇄를 이뤄낸 역사적 사건이다. 생명과 평화를 짓밟는 미군의 폭력적인 군사훈련은 지금 세계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큰 과제 두 가지가 남아 있다.

첫째, 철저한 환경오염조사와 미군 부담으로 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2003년 5월 SOFA 합동위원회는 ‘‘반환지 환경오염 조사, 치유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합의서에 따르면 한․미양국은 주한미군의 반환․공여지에 대해 예정일 1년 이전에 공동으로 1) 기초정보 교환 및 실사 2) 환경조사 실시 3) 조사결과 검토 등 3단계에 걸쳐 105일 동안 환경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반환 부지에서 오염이 발견된 경우, 미군이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매향리 사격장은 54년 이후 육상사격장과 바로 앞 농섬에서 주당 평균 60시간씩 비행사격훈련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포탄에 의한 중금속 오염을 비롯하여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된 곳이다. 94년 폐쇄된 하와이 카올라웨(Kaho’olawe) 사격장은 포탄의 70%를 제거하는 데만 10년이 걸렸으며, 2003년 폐쇄된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Vieques)의 미 해군 훈련장 오염정화는 최소 20~30년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비에케스의 경우 푸에르토리코 본토 보다 암 발생률이 28%나 높을 만큼 미군 훈련장으로 인한 환경과 보건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나 미군은 이 지역에 대해 훈련장을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민간인을 통제할 뿐 정화에 적극 나서지 않아 주민들이 저항하고 있다. 매향리에서 결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미 양국은 이미 마련된 SOFA 규정을 철저히 지킬 뿐 아니라 환경오염 조사 과정과 자료를 공개하여 이후 발견되는 오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둘째, 폐쇄된 폭격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하는데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

매향리 주민들은 스스로 돈을 모으고 모금을 통해 평화 박물관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주민들 스스로 미군기지 싸움을 기리며,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한편, 매향리 폭격장 폐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벌써 주변 땅 값이 폭등하고 있다.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환 미군기지를 둘러싼 갈등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의 개발 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화성시는 이 부지의 활용 계획을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폭격장이 폐쇄된 데에는 주민들의 투쟁과 온 국민의 관심이 가장 큰 몫을 하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후 활용에 관한 계획은 주민들의 의견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평화의 유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국방부는 매향리 폭격장 폐쇄를 결정하고 공식 발표하고, 매향리를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5년  8월  12일

녹 색 연 합

문의 : 녹색평화국 고이지선 간사( 016-702-4135, antikone@greenkorea.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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